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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kyo 2013] 1. 가깝고도 먼 나라에서의 첫날

Inuit 2013. 7. 28. 19:16


도쿄나 오사카는 출장으로 많이 가 봤지만, 오히려 가깝기 때문에 일만 보고 귀국하니, 근방을 제대로 둘러볼 기회가 없었다.

게다가 출장으로 가면 현지 에이전트나 거래처에서 이동이나 식사에 대해 arrange를 해주니 몸은 많이 가봤어도 아는건 별로 없는 상태.

반면, 가족들은 여름휴가지로 일본 여행 아이디어를 냈을 때, 대부분 심드렁했다.
한번도 안 가봤지만, 왠지 한국과 비슷할 것 같고, 많이 접해서 익숙해 보이고, 그리고 과거사 안 좋은 기억까지 있으니 별로 신나게 생각하지 않았다.
이런저런 이유로 숙소와 항공권만 예약해 놓고, 준비도 없이, 더우기 회사일도 정신 하나 없어 직전까지 가네 마네 갈팡질팡했었다.

결국, 해외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하루 출근하고 갑자기 닥친 일정. 
출발 전날까지도 늦게 퇴근해, 짐만 대충 꾸리고 가이드북 잔뜩 때려 넣고, 잠시 눈 붙이고 새벽에 일어나 야반도주하듯 공항으로 향했다.

Asakusa
부담없는 짧은 비행 후 하네다 공항 도착.
숙소인 니혼바시까지는 게이큐선 급행이 있어 생각보다 빨리 숙소까지 이동했는데, 그럼 뭐해, 체크인 시간인 세시까지는 얼리 체크인이 안 된다고 단호하다. 예상했던 바라 짐을 호텔에 맡기고 근처의 아사쿠사로 향했다.

가벼운 짐만 갖고 나온지라 여행에 맞는 차림새도 아니고, 비행 후 약간의 피곤도 있는지라 식구들 모두 얼떨떨+떨떠름이다.

우선 식후경이니 멘치까스를 먹었다. 이 역시 나만 맛나게 먹은 기분.

이윽고 날이 더워, 젤라토로 더위를 식히고 거리 풍경을 감상했는데 그게 더 재미났다.
인력거꾼의 호객행위와 나름대로의 절도있는 규칙, 그리고 관광객들의 오가는 모습 등이 다 흥미로웠다. 이제 식구들도 슬슬 여행 분위기가 달아오르기 시작.



Odaiba
그러나, 아사쿠사에서 돌아와 짐을 풀고 나니, 식구들 모두 맥이 풀렸다.
아무리 일본이 가깝고 시차도 없다지만, 새벽에 일어나 더위에 한참 돌아다니다 숙소에 오니 늘어질대로 늘어지고 있다.

잠시 휴식 후 나가야 한다.
그나마 내가 도쿄에서 몇군데 지나친 곳이 아사쿠사와 오다이바, 아키하바라 정도이다.
식구들이 도쿄에 소프트랜딩할 수 있는 곳, 오다이바로 저녁 일정을 결정하고 출발.
신바시에서 유리카모메 모노레일 갈아 타는건 그 자체로 놀이공원같은 재미가 있다.
다만 차비가 비쌀 뿐.

점심을 스낵류로 때운지라, 오다이바 도착하자마자 이자카야에서 식사를 했다.

역시 맛난 식사는 육체 뿐 아니라 영혼을 풍성하게 하는 듯.
모두가 기운을 차리고, 팔레트타운에서 즐거운 산책을 했다.
다음 일정은 해양공원쪽 덱스의 다이바잇쵸메 거리였는데, 우리가 늦었는지 문을 닫았다.
이미 식구들은 충분히 첫날의 즐거움이 가득했기에 내일을 위해 숙소로 철수.

그나저나 내가 도쿄에 대해 아는건 이게 다인데 내일부터는 뭘하지?
피곤한 몸으로 밤새 가이드북 공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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