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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화
비트코인?
처음 비트코인이 나왔을 때, 이 생각을 진지하게 했다. 금의 홍수, 백은비사를 비롯해 돈의 본질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며 많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돈이란 무엇인가
돈의 목적은 교과서에도 잘 나와있다. 가치의 측정과 축적, 거래의 수단. 하지만 왜 우리는 요상한 그림 그려진 종이쪼가리를 받고 밥도 주고 집도 내주는가? 화폐의 본원적 가치는 브레튼우즈 이후 금태환을 중지한 이후로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우리가 걱정 안하고 돈을 통해 경제활동을 하는 이유는 신용이다. 일단 거래 상대방이 화폐의 가치를 믿고, 그 뒤에는 국가가 보증을 하기 때문이다.
화폐는 안전한가
하지만 그 국가의 보증이 폐기된다면? 얼마전 그리스 디폴트 사태도 그렇고 그 전의 키프러스 사태도 그렇지만, 국가가 돈의 가치를 보증 못한다면 지금까지 믿고 살았던 실물계는 환상계나 다름 없다. 실제로 저런 드라마틱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아서 그렇지, 어떤 국가는 굳이 욕먹으며 세금 걷지 않고 화폐를 더 찍어도 된다. 특히 부채가 많은 정부는 실질가치를 떨어뜨림으로써 자연스레 빚을 탕감하고 빳빳히 찍어낸 신권으로 고생 안하고 빚을 갚을 수 있다. 미국이 브레튼우즈에서 완력으로 이뤄낸 결과도 이 목적이다.
금?
그렇다고 금 태환이 된다해서 더 안전한가? 금이 귀금속으로 모두가 인정하는 가치를 지녔지만 우리 생존에 필요한 효용은 없다. 먹어서 에너지를 얻을 수 없고, 철처럼 단단해 어떤 작업을 하거나 적과 싸우는데 쓰지도 못한다. 단지 금이 화폐의 기준고로 잘 작동한 이유는 딱 하나다. 희귀하다는 점. 즉 금태환으로 화폐를 묶어놓으면 인위적인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기가 힘들다. 자연적 균형을 지탱하는 점이 좋을 뿐. 하지만, 금과 유사한 다른 기준점이 생긴다면 어떨까.
사토시는 천재다
고백하면, 여러 각도로 비트코인의 허점을 찾아 보려 했지만, 결국 실패했다. 이유는 비트코인의 창시자가 영리하게 기존 화폐의 문제점을 고치려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것도 순수 수학과 기술만으로 말이다.
우선 국가의존성이 없다. 분산 네트워크의 민주성에 기초한다. 특정 서버를 공격해 무력화시키지 못한다. 둘째, 총량이 정해져 있다. 수학적 알고리듬에 따라 향후 백년간 2100만개까지밖에 만들지 못하도록 알고리듬에 박혀있다. 셋째, 비트코인 채굴자라는 천재적 시스템이다. 내가 집중 탐구했던 부분이다. 왜 수학적 문제를 푸는 사람들에게 (환전 가능한) 비트코인을 주는가? 채굴자는 마이닝에 참여하면서 비트코인 시스템을 분산해 기록하는 서버의 역할을 하고, 최근 기록을 인증하는 검증자와 기록자 역할을 하게 수학적으로 규정되어 있다. 최소한 은행 이자 받는 사람보다는 역할이 크다.
Es dinero o está dinero?
본질적으로 돈인가 아니면 잠시 돈 역할을 하는가? 이 부분은 답이 없다. 모르겠다는게 아니라 변화가능성이 크다는 뜻이다. 모두가 비트코인을 믿으면 돈이다. 아니면 기술이 남는다. 현재도 블록체인이라는 비트코인 암호화 기술은 핀테크에서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최소한 거래 프로토콜로서의 비트코인은 이미 그 존재 의미가 실현되고 있다.
Inuit Points ★★★★★
비트코인에 대한 내 생각을 이야기하느라 책 내용은 거의 못 다뤘다. 하지만 이 책은 잘 쓴 책이다. 저자 김진화는 비트코인 거래소라는 스타트업에서 일한다. 하지만 그는 사업가보다 해커에 가깝다. 기술과 본질에 천착하며 그저 좋은 말로 비트코인을 포장하지 않는다. 취약점이나 환상에 대해 정곡을 찌른다. 하지만 비트코인의 얼리 어답터답게 비트코인이 가능하게 만들 아름다운 미래를 꿈꾼다. 그래서 그는 비트코인 전도사가 되고자 한다. 나도 깊은 인상을 받았다. 별점은 당연 다섯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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