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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2019. 11. 9. 08:44
뚜렷한 개성을 가진 지도자가 역사를 바꿀 수 있을까?

어떤 국가가 변화하려면, 위기가 필수인가?

재미난 질문이지요. 그러나 답은 쉽지 않습니다.

꽤 좋아하는 저자인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질문의 답을 찾는 여정을 시작했습니다.

Upheaval

저자는 국가를 보기 전에, 우선 개인의 위기 극복에 관한 12가지 요소에서 출발합니다.

1. 위기 상태의 인정
2. 무언가 하겠다는 개인적 책임 수용
3. Building a fence
4. 주변의 물질적, 정서적 지원
5. 해결의 role model
6. Ego strength
7. 정직한 자기 평가
8. 과거에 경험한 위기
9. 인내
10. 유연한 성격
11. 개인의 핵심가치 (core value)
12. 개인적 제약에서 해방

특별히 눈여겨 개념은 3 울타리 치기입니다. 위기를 인정하고 바뀌겠다고 마음 먹으면 다음을 살펴야 합니다.

현재 작동하고 있는건 무엇인가?

고찰의 결과로 행동을 합니다. 울타리를 치고 바꿔야 부분을 변화시킵니다. 다이아몬드는 이를 '선택적 변화'라고 부릅니다나머지는 항목은 말 그대로 이해가능합니다. 흥미로운건, 개인의 위기는 통상 6 안에 어떤 식으로든 결과가 나온다고 합니다.

이제 다이아몬드는 프레임을 국가 상황에 적용해봅니다.

  • 소련과 경쟁하다 공존을 택한 핀란드
  • 개항 이후 적극적으로 서양문물을 배워 제국이 일본
  • 아옌데에서 피노체트로 넘어가면서 좌우로 엄청난 스윙을 하고 국민이 학살된 칠레
  • 해방 엄청난 영토와 국민은 있지만 정체성을 만들어가야 했던 인도네시아
  • 전범국이지만 총리가 직접 사죄하고 과거를 청산하여 신뢰받는 열강으로 거듭난 독일
  • 영국의 교포국가로 자임하다 본국의 홀대와 배신으로 아시아의 일원으로 항로 변경한 호주

여섯가지 사례는 단기 또는 장기, 혹은 내부 또는 외부의 위기를 맞아 국가가 반응한 역사들입니다. 저자는 앞서 말한 개인의 위기 극복 12요소를 국가에 대입해 설명력이 있는지 테스트를 해봅니다.

말미에는 미국의 문제와 과제에 대해 다룹니다. 특히 미국의 문제는 현대 선진국의 문제와 공통점이 많아 눈여겨 만합니다.

  • 정치 양극화: 타협이 안되는 정치
  • 많이 드는 선거: 유권자나 정치적 지향보다 모금 가능성에 경도되는 후보들
  • 쓸모 없어지는 미디어: 듣고 싶은 이야기만 해주는 채널들
  •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 쇠퇴: 관계망 속의 호혜성과 신뢰적 규범의 후퇴.
  • 개인의 고립화: 소셜 미디어와 TV 

비단 미국만의 이야기는 아닌것 같지요? 마무리하며 다시 첫머리의  질문으로 돌아가 봅니다.

국가의 지도자가 역사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가?

저자는 가설적으로 국가는 '스스로 예상하고 행동 가능할 수도 있다' 봅니다. 쉬운 일은 아니지만 일본의 개항기, 독일의 역사 반성 사례에서 긍정적 가능성을 기대합니다.

지도자가 역사의 차이를 만들어내는가?

다이아몬드는 '영웅이 나타나사 세상이 변하더라'는 칼라일(Carlyle) 사관보다는 카리스마틱 지도자론에 기울어 있습니다. 지도자는 역사가 주는 제한된 선택지 안에서 고름으로 역사가 진행된다는 거지요. 지도자는 스스로의 개성이 아니라 주어진 상황을 활용하는 능력에 따라 영웅적 서사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Inuit Points ★★★★☆

제가 첫머리에, 저자는 답을 찾는 '여정을 시작'했다고 말했지요. 책읽으며 느낀 건 개인 위기 극복 12요소를 국가로 확대 적용하는 프레임웍은  거추장스럽습니다. 개인과 국가는 책임의 인정이나 실행의 결단 면에서 결이 다릅니다. 솔직히 12요소 자체가 프레임웍으로 쓰기엔 이미 만물상 같은 느낌도 듭니다.

저자도 인정하듯 자체가 온전한 정량적 연구는 아닙니다. 몇가지 특정한 상황을 돋보기로 들여다보면서 패턴을 검증하고 후속의 체계적 연구를 위한 사전 작업입니다. 따라서 시원한 답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몰랐던 또는 대충 알았던 세계 여러 나라의 변곡점을 플래시백으로 지켜보는 느낌은 색다릅니다. 그리고 사유의 과정을 담담히 공유하는건 답만 내는 것과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그리고 책의 얼개보단 역사적 에피소드 정도로 가볍게 읽기도 좋습니다. 거시적으로 생각해볼 있는 재미난 시간이었습니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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