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오래된 책이며, 제가 좋아하지 않는 햄버거 브랜드인 맥도널드의 이야기인데다가, '파운더'라는 영화에서 대략 접한 내용입니다. 읽지 않을 많은 요소를 갖췄는데 우연찮게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오래된 책을 어떻게라도 팔아야 하는 출판사의 꼼수 덕입니다. 소프트뱅크 손정의와 유니클로 야나이 다다시가 '인생의 바이블'로 여기고, 몇번을 읽었다니, 왜 때문인지 도저히 궁금증을 배겨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읽길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Grinding it out

저는 원래 자전적 글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자신도 모르게 미화하는 인간의 습성도 있지만, 필연적으로 결과를 놓고 해석하는 후견지명의 성향을 때문입니다. 성공패턴을 분석한 글처럼, 지난 결과의 설명과 이해에는 도움이 되지만, 성공의 재생산을 위한 레시피에는 하등 도움이 안됩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아전인수적 성향만 제쳐두고 읽으면 유용합니다. 이래서 성공했고, 내다봤다는 투가 아닙니다. 상황에서 치열했던 고민과 좌절, 두려움과 분노를 담담히 적어두었습니다. 과정에서 비교적 일관된 가치관과 비전으로 선택을 합니다. 때론 성공하고 때론 실패하지만 과정에서 배우고 다시 일어납니다.

읽어 나가며 과정에 독자의 마음이 이입되면, 그 뒤론 흥미진진합니다.

 

책을 읽으며 느끼는 점이 많습니다.

우선 세월의 격차입니다. 지금은 정크 푸드의 대명사이자, 깍쟁이 같은 '과학적' 프로세스로 그냥 코카콜라 같이 맛은 없으나 유명한 음식인 맥도널드입니다. 하지만 레이 크록이 맥도널드를 정립할 당시의 맥락은 달랐습니다. 파편화되고 균질적이지 않으며 심지어 영양도 풍부하지 않던 시절의 미국이었습니다표준화된 방법으로 균일하게 양질의 음식을 공급하고, 가맹점의 규모를 늘려 광고 비용을 낮추는 아이디어는 창대하기 그지없어 실행은 난망인 시대였습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미국인에게 풍부한 영양을 공급하겠다는 레이 크록의 의지는 헛된 유산처럼 남아 과잉 영양의 시대에 쓰레기 음식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읽다가 인상적인 몇 구절을 적어두었습니다.

 

운영

특히 60년전이란 상황을 고려하면 정량적인 치열함에 놀랄 부분이 많습니다

  • 밑장 빼는 햄버거 매장과 달리, 패티는 1파운드로 10장만 만들고, 지방의 함량은 19%여야만
  • 패티가 눌리거나 마르지 않게 쌓는 최대 개수도 정해두고,
  • 포장 박스의 규격과 왁스 코팅 두께까지 맛을 최대로 하기 위해 계속 개량
  • 직영점의 숫자는 전체 매장의 30% 넘으면 안됨

 

재무

초기에 예전 상사의 농간에 비싼 값으로 잘못된 지분 계약을 풀거나, 제휴 파트너에게 속아 대량의 현금이 필요해졌을 , 그리고 맥도널드 형제에게 라이선스를 매입 현금이 막대하게 필요한 상황이 있었습니다. 운영하던 사업이 한방에 날아갈 수도 있는 위기를 극복하면서, 회사도 체질이 좋아지고 재무적 운영의 전략적 높이도 쌓아 올립니다.

특히 맥도널드 형제의 지분 매입을 위한 270만달러란 당시 거금을 조달한 방법 저도 탄복할 만했습니다.

  • 부채로 빌려와
  • 높은 이자를 주고 원리금을 갚은 다음,
  • 상환에 걸리는 시간만큼 전체 매출의 0,5% 추가로 지급하는 계약입니다.

채무자는 270 달러를 빌려주고 (투자가 아닙니다), 1300만달러를 버는 엄청난 수익을 올리지요. 누가봐도 손해보는 계획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기업인, 창업자 사고방식은 다릅니다. 매출의 0.5% 떼주는 금액은 어차피 맥도널드 형제에게 가덜 로열티입니다. 지분 매입을 앞당기되, 로열티는 몇년 추가로 지급을 했다 생각하면 됩니다당시 맥도널드의 성장이 무시무시했으므로 매입 시기를 앞당기는게 현명하지요. 그래서 회사의 능력범위를 넘는 대규모 부채를 사용해 지분을 매입하고, 해결해 버립니다. 성장이 얼마나 무시무시했는지, 예측하길 30 걸릴 상환을 12년만에 끝낸게 용하기도 합니다. LBO 시장이 없던 시절의 절묘한 승부수였습니다.

 

조직

어느 조직이든 커지면서 문제가 없을 없습니다. 맥도널드도 크고 작은 문제가 있었지만, 가장 이슈는 CEO 해리 손번과의 문제였습니다. 흔히 업의 개념을 이야기할 사례로, 맥도널드 사업은 부동산 업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맥도널드를 부동산으로 본건 해리 손번이고, 햄버거 가게로 레이 크록이었습니다.

첨예한 세계관의 대립만큼 사람의 성격과 지향점도 달랐다고 합니다. 초기부터 코파운더로 같이 회사를 일궜지만 결국 대립과 불화가 쌓이고 나중엔 크록 파와 손번파로 나뉘어 회사가 양분되게 되자 손번이 사임을 합니다. 결국 창업자 이기는 전문경영인은 없다는 평범한 진리가 성립한 사례이기도 하지만, 거기까지가 인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손번이 사임 주식을 스스로 몽땅 팔았는데, 자기가 없는 맥도널드는 쇠락할거라 예측한 매도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임 이후로 레이 크록이 때까지만도 주가 상승이 열배가 넘었다 합니다. 홧김인지 오만인지는 크록의 글로만은 알기 힘듭니다.

 

Inuit Points ★

지금의 맥도널드는 맛도 없고 멋도 없는 정크 푸드의 대명사이지만, 당시엔 품질과 신뢰의 상징이었다는 점을 알았습니다. 또한 패스트푸드와 체인 시스템의 프로토타입을 만든 점은 대단합니다.

가맹점에게 이익을 취하지 않고 성공시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수많은 (가맹점주) 백만장자를 만든 사람.
52
세의 나이에 맥도널드 형제와 사업을 시작해 대제국을 이룬 중년들의 아이돌인 늦깎이 사장.

책을 읽다보면 늦은 시작이 문제가 아니라 어찌 사느냐가 중요하단 점을 깨닫습니다. 레이 크록은 단지 데뷔가 늦었을 , 고객 대하는 , 의로운 길의 선택, 보다 공정하게 대하는게 결국 남는거란 배움, 자잘한 협상과 필요시 결기의 발휘 등은 평생 길위에서 노회한 세일즈맨의 시간이 축적되어 쌓인 내공입니다. 적절한 기회가 나왔을때 응축시켜 내보냈을 뿐이지요.

끝으로 영화 '파운더' 이야기만 짚고 갑니다. 영화의 시각과 다르게 책에서의 레이는 맥도널스 형제에게 깊은 분노와 좌절을 느낍니다. 책에서 묘사된 맥도널드 형제는 비열한 느낌이 듭니다. 또한 영화와 다르게 레이는 스스로를 ' 믿고, 공정하게 대하려 노력하는 사람'으로 표현합니다. 시각의 차이일수도 있지만 읽다보면 크록의 심경에 가까이가게 됩니다.

결론입니다. 만일 경영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영화 봤어도 읽어볼 만합니다. 느껴지는게 많기도 하지만, 그냥 읽으면서 힘이 됩니다. 역전의 용사였던 친척할배가 곁에서 옛날 이야기 들려주며 힘이 되는 느낌이 좋았습니다. 줬습니다.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자인과 인간심리  (0) 2020.03.14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0) 2020.03.07
사업을 한다는 것  (0) 2020.02.29
빌트: 우리가 지어 올린 모든 것들의 과학  (0) 2020.02.22
오픈 비즈니스 모델  (0) 2020.02.15
육도 삼략  (0) 2020.02.08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