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켠은 외롭지만, 그럼에도 가장 외로운 직업 하나는 사장 아닐까 싶습니다. 대표니 CEO 금빛 찬란한 휘장을 떼고 사장. 망망대해 조각배의 선장같은 묵직한 책임과 불확실성의 심연을 오가는 직업이지요. 남들이 잘한다고 칭찬할 실상 내면은 죽어가고 있기 십상이구요.

스타트업의 성장을 돕는 제 일의 특성 , 많은 스타트업 대표들과 이야기 나누다보면 고독과 고통의 지점까지 같이 내려갔다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떨 때는 그 여정에 드는 시간보다도, 공감에서 유발되는 감정의 소모가 크지만 혹시라도 대화와 지지가 도움이 될까 어깨를 내주는 편입니다.

Reboot

그런면에서 '실리콘 밸리의 요다' 불리우며 스타트업 대표의 영적인 스승, 심리치료사 역할을 하는 제리 콜로나의 책을, 저는 많은 궁금증으로 읽게 되었습니다.

 

책은 장르가 묘연합니다. 심리학도 아니고 경영서도 아니고 자기계발과도 색이 다릅니다. 글의 뼈대는 저자의 자전적 에세이고 프로그램에 대한 약간의 세일즈가 묻어 있습니다. 어려서 간난하게 자랐고 성공을 열망해 성공을 이뤘지만 공허함에 자살까지 생각했던 CEO. 나중에 불교와 명상의 가르침을 통해 자아을 만난 후, 밸리의 CEO들을 치유해주는 역할을 하고 있는 저자입니다.

이런 까닭에 콜로나 씨는 리더의 개체적 특성에 천착합니다. 좋은 인간이 좋은 리더가 된다는 믿음하에,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한 자아 성찰에 초점을 맞춥니다. 팀을 이끄는것보다 어려운건 자기 스스로를 이끄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책의 표현대로 '악마의 입에 머리를 넣고' 자아를 찾아 내면을 여행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허상과 자만심을 깨고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그는 '진정한'이란 수식어도 조심스러워 씁니다. 단어가 주는 위압적 가식이 있기 때문일겁니다. 저자는 '부서지고(tattered) 열린 마음을 가진 전사'라는 표현을 좋아합니다. 그리고 두려움과 고통에 대해 눈높이를 다시 맞춥니다.

두려움 없는 완고함이 전사의 자세가 아니라, 실패의 두려움을 받아들이고도 멀리까지 가는 마음이 전사의 근성입니다. 또한 고통 느껴지면 고통의 보편성을 생각하라고 말합니다. 과거-현재-미래의 모든 인간이 겪고 있는 고통이란 사실을 바탕에 깔고 고통을 들여다 있어야 합니다. 깨달음의 순간 '아, 이게 내 고통이구나.' 느끼게 되겠지요.

제가 가장 인상깊었던 하나의 구절은 이겁니다. 내면의 자아와 만나러 가는 마법의 질문입니다.

"해야하지만 하지 못한 말은 무엇인가?"

 

Inuit Points ★

솔직히 글로서의 책은 별로 재미가 없습니다. 치유 세션을 하듯 저자 스스로가 내면을 열어보이는 과정에서 어쩔수 없이 개인적 서사를 TMI처럼 읽어야 하는게 첫째입니다. 그리고 가난한 소시적과 불교적 깨달음이라는 저자 개인의 경험에 의존해서 해결의 방향을 가닥쳐 잡아나가는 점도 어느 시점부터는 따라 읽기 버거웠습니다. 모든 사람의 문제에는 성장과정이 도사리고 있다는 류의 방식이 전적으로 틀린 접근은 아니지만 일반적일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길을 잃는것도 길의 일부라는 말은 위안이 됩니다. 그리고 부서진 심장을 열어두는 전사의 마음은 제게 다른 용기를 주었습니다. 야금야금 읽었고, 줍니다. 하지만 이 책이 치유의 처방이 누군가에겐 다섯이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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