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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컬지향의 시대

Inuit 2023. 12. 23. 08:16

1️⃣ 한줄 

내용의 지리함은 결론을 위한 빌드업. 탁월한 진단.

 

Inuit Points ★★★☆☆

우리보다 먼저 인구위기를 겪은 일본입니다. 지방의 부활 사례를 꼼꼼히 정리했습니다. 거대한 흐름을 탈산업시대라는 프레임으로 재조명합니다. 생각을 명료하게 해준 책입니다. 주었습니다.

 

❤️  To whom it matters

  • 내가 이리 젊은데, 돈이 없지 패기가 없냐 하는
  • 지방 살리기의 사례가 궁금한
  • 대한민국의 미래가 걱정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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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책이지만 흔한 실용서의 얄팍함을 넘습니다.
  • 전문 연구자답게 꼼꼼한 정리가 돋보입니다
  • 다만, 일본 저자 특유의 과한 겸양과 공손은 문장으로선 비효율적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 탈물질, 장인대학으로 대표되는 모종린 주장도 책과 궤를 같이 합니다.

부제: 마을이 우리를 구한다

마쓰나가 게이코(松永 桂子), 2015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일본은 인구위기를 먼저 겪은 나라니, 한국으로서는 좋은 선배국가죠. 책은 일본의 로컬, 지방의 부흥 사례를 다양하게 살피며 함의를 찾습니다.

 

염두할 부분은 2015 책이니, 사례의 존재로 치면 10년도 넘는 이야기들입니다. , 카테고리와 케이스로는 작동하되, 시차와 문화, 역사의 차이를 고려하면 사례 자체에서 배울 많지 않을 있습니다. 게다가, 책은 국내의 로컬 연구자들이 많이 참고했고, 현재 한국의 로컬 기획에 많이 녹아있기도 하고요.

 

저도 국내 저자들의 연구물을 어느 정도 읽은 터라 개략적으로 알던 내용과 많이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명과 사진, 인물의 이야기가 세세히 하일라이트 정도 차이라서 편히 슬렁슬렁 읽었습니다.

 

그러다 마지막 저자의 생각을 적어둔 결론장에서 눈이 커졌습니다.

 

본장 서술때 사례에 녹여 써서 눈에 띄었을 , 모아서 보면 저자의 세계관은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즉, 기존 산업시대는 양과 공(公)적 세계관이라면, 탈산업시대는 질과 사(私)적 세계입니다. 여기에 팽창일로라 낭만적 산업시대에서 먹히던 규칙마저 '잃어버린 20년'과 함께 사라집니다. 이젠 파이가 쪼그라드니 분배의 공정성이 문제되고, 일본의 강점인 집단주의와 신뢰기반 장기 구조는 수명을 다하고, 유연한 개인주의가 필요한 시대가 됩니다.

 

저자는 이런 시대적 요구가 로컬지향의 시대를 열었다고 진단합니다. 이는 국내 로컬경제 연구자들도 기반하고 있는 철학적 토대입니다. 그러나 일본은 탈산업시대 패러다임 변화를 가속화하는, '잃어버린 20'이란 부스터를 하나 달고 있다는 점을 깨달았습니다.

 

저자의 진단이 구슬픕니다. 일본이 20년간 '잃어버린' 것은 경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잃은건 희망이라고 합니다. 시간 지나면 발전할거라는 낙관적 확신' 사라진게 크다고 합니다. 일본의 30, 40대는 저성장과 불황밖에 경험한 바가 없으니까요.

 

우리나라로 돌아와 생각해봅니다. 회색코뿔소처럼 인구위기를 말합니다. 분명 절벽에서 갑자기 추락하는 이벤트는 없을겁니다. 하지만 각도가 작아도 단호한 비탈을 서서히 내려가는 형국 될겁니다. 그러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에 상응하는 저성장의 구간을 오래 겪을겁니다.

 

결국, 시대가 기억에 각인된 미래 대한민국의 에너지는 어떨까 상상합니다. 돈도 없고 기대도 없는 세대가 주류인 한국. 사실이 두렵습니다. 그런면에서 제가 세상을 위해 준비할 부분을 하나씩 챙겨보게 됩니다. 스크루지의 크리스마스 꿈처럼 무언가를 느낌의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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