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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과 패턴

Inuit 2023. 12. 30. 08:03

1️⃣ 한줄 

분하다. 나온지 20 지나서 이제야 읽다니.

 

Inuit Points ★★★★★

멱함수의 법칙에 관한 책입니다. 정규분포의 세상에서 임계상태는 과도기입니다만, 어떤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임계입니다. 비평형 시스템을 알아보면, 정규분포 세계관의 평균이나 원인 찾는 헛된 노력을 하지 않을 있습니다. 헛됨의 비용보다, 블랙 스완을 완전 도외시하는 비용이 크기 때문이지요. 복잡계 공부하다가 얻어걸린 책인데, 평소 궁금증을 해결해서 좋았습니다. 다섯 줍니다.

 

❤️  To whom it matters

  • 이과적 멱함수 개념으로 사회현상 이야기가 이해 가던
  • 나심 탈렙이 블랙 스완에서 그리 거품 물고 이야기 하는지 이해

 

🎢 Stories Related 

  • 공학을 전공했으니 멱함수라면 이해합니다. 근년 들어, 이게 사회과학 맥락에서 자주 나옵니다. 멱함수의 법칙(power law) 재앙적 이벤트와 같은 주제로요.
  • 당장 먹고 사는데 지장은 없으니, 찜찜하면서 모호한 연결관계는 그러려니하고 넘어가기 일쑤였죠.
  • 책을 읽고서야 말인지 이해가 갔습니다.

Ubiquity: Why catastrophes happen

Mark Buchanan, 2000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우선, 공학적 지식으로서의 멱함수는 형태만 유사할 , 책에서 말하는 현상의 근본 원리는 아에 몰랐다고 봐야합니다. 여기서의 멱함수는 결과일 뿐이고 근본 원리는 '비평형 상태의 통계물리학'입니다. 배운 없는 이야기죠. 특히 뉴토니안의 세계에서 노는 기계 공학에선 더더욱 달의 뒷면 같은 지점이고요.

 

비평형상태 또는 임계 상태에서는 어떤 변화의 결과가 어느 정도 파급효과를 낼지는 절대로 없다고 합니다. 진도 9 지진과 느낌도 안오는 진도 1 지진은 완전 동일하게 발생하되 확산의 양상만 다릅니다. 둘의 구분은 사전적으로 알기 어렵다고 합니다. 이를 규모 불변성 (scale invariance)이라고 합니다.

 

놀랍게도, 결과적으로는 이런 규모와 빈도는 규칙성을 보입니다. 두배 사건은 네배 드물게 일어난다든지요. 승수는 현상마다 다르지만, 거듭제곱 형태로 통계적 특성을 보이고 그래프로 표시하면 멱함수 형태를 띕니다. 그래서 멱함수의 법칙(Power Law)이라 불리우죠.

 

반대는 정규분포의 세계입니다. 우리가 친숙한 세상이죠. 어떤 평균을 중심으로 급감하는 분포. 이때 평균은 시스템의 선호도(preference) 또는 편향(bias)입니다. 평균을 선호도로 파악하는 관점의 전환이 매우 좋았습니다.

 

멱함수의 세상은 규모불변하므로, 선호하는 값이 없습니다. 어떤 일도 동등한 확률과 조건으로 일어날 있습니다. 그래서 블랙스완 이벤트가 발생하는거죠. 멱함수의 법칙을 따르는 시스템은, 어떤 현상이 생기는 구조적 원리를 미리 없습니다. 사후적으로 있고 게다가 규칙성이 있어, 자꾸 미리 알고자 분석하려는 유혹만 뿐이죠.

 

그럼 어떤 계가 멱함수의 성질을 띌까요.

우선 임계상태여야 합니다. 그리고 노드든 입자든, 주변과 상호작용이 가능해야합니다.

 

이러면 정규분포의 세상에는 빠져있는 시간축이 중요해집니다. 같은 사건도 어느 시점에 생기느냐에 따라 파급효과가 달라지죠. 앞의 일이 뒤의 일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를 얼어붙은 사건(frozen accident)라고 부릅니다. 평형상태에서는 선후관계는 중요하지 않죠. 멱함수계는 비평형, 임계 상태이기 때문에 선후가 의미를 띕니다.

 

말이 어렵지만 쉬운 예를 들고 마무리할게요.

이런 멱함수 법칙이 가장 설명할 있는 인간사 하나는 역사입니다. 1차세계 대전이든, 프랑스 혁명의 원인을 인물 중심, 이벤트 중심으로 설명하는건 역사가들의 편향에 깊게 물든 편의주의적 설명이란 점입니다.

 

모래더미에 마지막 알이 떨어지면서 모래가 무너지는 현상을 생각해보죠. 결국 이상 견디기 힘든 경사로 모래가 쌓였을 마지막 모래가 역시 견디기 힘들었던 경사쪽으로 떨어졌을때 모래더미는 무너집니다. 이건 멱함수 연구하는 사람들이 수차례 실험한 부분이죠. 결국 마지막 모래를 나폴레옹 모래알, 콜럼버스 모래알, 히틀러 모래알로 부르는건 역사가 명명한 모멘트의 스냅샷입니다. 그러나 이전에 쌓인 모래알, 무너짐을 겨우 버티던 경사면은 알아채기도 어렵고 서술하기도 어렵다는 말입니다. 결국 역사는 어떤 인물이 추동하는게 아니라 역할이란 , 그중 주축 역할을 사람에 레이블을 붙여 영웅이라고 한다는 점입니다.

 

이러한 멱함수 법칙은, 지진, 산불, 종의 절멸, 도시의 크기 분포, 연구논문의 인용 , 전쟁의 발발, 부자의 빈도 등에 두루 적용되니 놀랍지요. 딱히 쓸모는 없지만, 지적 호기심을 한껏 채운 만족스러운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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