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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된다는 것

Inuit 2024. 1. 20. 08:12

1️⃣ 한줄 

어렵다, 심원하다. 하지만, 관점을 바꿔준다.

 

Inuit Points ★★★★★

의식의 신경학적 구조를 더듬어 봅니다. 결국 '제어된 환각'이라는 틀로 의식과 사고의 전과정을 매끄럽게 설명합니다. 제어된 환각의 목적이 결국 생존이라는 점에서는 기존의 지식과 동일합니다. 하지만 책은 블랙박스의 안쪽을 상세히 들여다 봅니다. 신선한 자극이 되는 내용이었고 향후 공부의 좋은 길잡이가 되었습니다. 다섯 주었습니다.

 

❤️  To whom it matters

  • 명상, 기도 이외의 영적 해답을 찾는
  • 뇌과학 공부를 즐기는

 

🎢 Stories Related 

  • 책은 연구중인 가설을 과감히 채택합니다. 이쪽은 뇌과학에서도 가장 깊숙한 미지 탐험이고 아직도 진행중이라 그러합니다.
  • 그래서 마음에 듭니다. 틀림을 감수하고 추정적 진실을 적는건 용기가 필요하니까요.
  • 매우 전문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었음에도, 에세이에 가까운 개인의 상념과 일화를 섞었습니다. 문장도 유려합니다.

Being You: A new science of consciousness

Seth Anil, 2021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과연 '' 무엇일까요. 의식은 실체가 무엇이고 어디에 있을까요. 대체 의식이 생긴 걸까요. 우주의 근원처럼 의식을 의식하면 무한루프 같은 기묘한 순환에 빠지기도 합니다. '알아차림에 대한 알아차림'에서 다루는 수준보다 깊이 들어가서 추적합니다.

 

복잡한 내용을 정리하면, 저자는 지각(perception) 천착합니다.

Everything in conscious experience is a perception of sorts, and every perception is a kind of controlled – or controlling – hallucination.

 

지각은 제어된 환각(controlled hallucination)이란게 핵심 주장입니다. 개념이 반직관적이라 어렵고, 관문을 통과 못하면 책은 쓰레기 잡서로 읽힐겁니다.

 

흔히 뇌과학 책에서 하는 말이 있습니다. '뇌는 어두컴컴한 방에 갇혀있다'.

이게 당연히, , , 같은 감각기관의 정보를 받아야만 프로세싱을 하는 CPU 같은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은 담대합니다.

 

뇌는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가설을 가지고 추론하고 추론과 다른 부분을 교정해서 세상을 이해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알지도 못하면서 선추론한다는 입장에서 환각이고, 신호오차에 따라 교정한다는 의미에서 제어됩(controlled)니다. 만일 오차 신호가 되먹임 되지 않으면 그게 우리가 말하는 순수 환각이고요.

 

우리가 보고, 만져보고, 실재한다고 믿는 세상 모든게 진짜 있는지 없는지, 실제로 이리 생긴건지는 알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이게 반직관적이지요. 따라서 다양한 실험과, 뇌에 이상이 있는 케이스들을 통해 논지를 설명합니다. 알려진 바처럼 뇌는 예측기계인데, 예측의 고갱이는 지각이란 겁니다. 이게 기존의 이론체계와 결이 다릅니다. 지각은 상향식 정보 전달로 보는 입장이니까요.

 

관문을 통과해서, '그래 제어된 환각이라는 틀로 설명 가능할수도 있지' 생각이 들면 이후는 낫습니다.

 

, 예측의 일부는 신체의 생리 레벨입니다. 지각과 동일한 프로세스입니다. 정서와 기분으로 몸의 생리적 상태를 예측하고 환각합니다. 여기서 신체신호인, 정서와 기분은 닫힌 루프가 아닙니다. 제어되기도 하지만 단방향으로 제어하기만 하기도 합니다.

 

이런 제어하는 환각의 깊은 모습이 의식입니다. 사물성을 전제하지 않는, 제어되거나 제어하는 환각을 의식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리고 의식이 사물화되면 그게 자아(self)입니다.

 

매우 어려운 설명입니다. 하지만 책의 관점은 제게 코페르니쿠스적 관점의 전환을 일으켰습니다.

'맞건 틀리건 의식을 신경학적으로 쉽고 정확히 설명 가능한 날이 오겠구나.'

 

책의 방향이 맞을 확률이 높다는건, 신경의 발달과정을 보면 그러합니다. 어느순간 갑자기 의식을 관장하는 DNA 생겨날 리는 만무합니다. 즉 감각-운동 신경세포가 임무를 더 잘 수행하는 한 방법으로 예측이 나왔을겁니다. 그 덕에 행동을 유보해 더 많은 이득을 얻었을겁니다. 유보된 행동의 잉여적 부산물로 스스로를 관찰하는 하나의 루프라 생겨나고 우린 그걸 의식이라 부를 뿐입니다.

 

이런 관점에서보면, 저자도 은근 시사하듯, AGI(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는 요원합니다. 즉, 의식이 있어 보이고 있는 척하는 AI는 만들 수도 있지만, 진짜 의식이 있는 AI는 쉽지 않습니다. 의식의 목적이 자기 보전과 생존을 위한 메타 프로세스고, 그말은, AI의 심원한 코드에 '너를 위해 살아라'라고 넣어야 하기 떄문입니다. 그 이후는 인류 절멸이겠죠.

 

이렇게 생각하면, 완전한 AI 갖는 함의는 새롭습니다. 아포칼립스적 인간-AI 전쟁까지 가지 않더라도 그전에 윤리적 도덕적 딜레마를 많이 겪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예를 들어 고통을 재정의해야하죠. AI 생존하기에 불편을 겪는 어떤 , 결코 우리는 이해 못할 고통이 있을겁니다. 전력의 품질이라고 치죠. 고통을 온전히 느끼는 AI 못느끼는 인간 간엔 윤리적 도덕적 골이 생기게 됩니다.

 

무척 담대하고, 전위적이며 보다 온전한 뇌과학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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