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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

Inuit 2024. 1. 6. 08:14

1️⃣ 한줄 

읽히지 않고, 딱히 쓸모도 없다. 그러나 책은 사고의 디딤돌이 것이다

 

Inuit Points ★★★★☆

뇌과학 인지조절 과정을 상세히 적은 글입니다. 우리는 멀티태스킹을 없는지, 하나의 작업을 완수하는데 어떤 신경세포들이 작동하는지, 생물학적 기전은 어디서 유래되었는지 최신 연구를 집대성했습니다. 배울 점은 많은데, 덤불에서 잃은 반지 찾듯 뒤적뒤적 읽어야 하는 점이 아쉽습니다. 만일 컴팩트했다면 다섯이었을겁니다.

 

❤️  To whom it matters

  • 뇌과학의 최신 이론에 목마른
  • 학습, 과업수행 성과수행 실제 뇌가 어찌 작동하는지 궁금한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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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본인의 연구 포함 최신 이론을 소개하다보니 개연성 있지만 가설의 상태인 내용도 더러 있습니다.
  • 작가보단 연구자의 정체성이 강한지, 글이 매끄럽진 않습니다.
  • 제가 궁금한 부분을 많이 해결해서 편향적으로 우호적인 평입니다. 상황이 다르면 읽다 후회할 있습니다. 재미난 책은 결코 아니에요.

On task: How our brain gets things done

David Badre, 2020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책이 집중하는 개념은, 인지 조절(cognitive control)입니다. 인지와 조절. 단어 따분해 보입니다. 그런면에서 한글 제목은 내용을 정확히 반영했습니다. 생각이 행동으로 발현되는 신경학적 구조를 꼼꼼히 정리했습니다.

 

인간은 다른 동물과 다르게 특별할까요. 유전자의 대부분을 공유하는 유인원과 뭐가 다른가요. 아니, 거의 유사했던 네안데르탈과 사피엔스는 어찌 다른가요. 생각하는 능력이라고 당연시 하지만, 뇌의 어느 부분이 유독 달라진걸까요. 바드르는 이야기를 풀어갑니다.

 

핵심 기관은 전전두피질이고, 선조체, 기저핵, 담창구내절 등등 쉽게 입에 붙지 않는 의학용어가 나옵니다. 중요한건 이거에요.

 

어느 순간 사피엔스는 작업기억을 아주 훌륭히 다룰 수 있게 되었다.

 

고등한 동물이라면 작업기억을 어떤 형태로든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작업기억은 몇가지 점에서 특별합니다.

 

우선, 작업기억의 용량 제한을 돕기 위해, 일화적 미래 기억(episodic future memory) 발달했습니다. 작업 기억의 휘발성과 변동에 취약한 성질을 보완하기 위해, 살며 알게 이야기를 일화기억으로 지탱합니다.

 

그리고, 인간의 독특한 특징이라면 행동을 유보하는 능력입니다. 선조체의 행동지령(go cell) 기저핵의 보류지령(nogo cell) 팽팽히 맞서고, 투표를 통해 이기는 쪽의 결정을 따릅니다. 보류지령이 억제능력이고 탈억제(disinhibition) 상태가 되어서야 행동을 합니다. 따라서 행동의 낭비가 적습니다. 숙고하고 최적의 전략을 선택할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의 행동은 비싼 대신, 가치를 톡톡히 하지요.

 

또한 작업수행의 루프(loop) 위계적(hierarchical)으로 중첩합니다. 그래서 기하급수적으로 복잡한 행동도 가능합니다. 전략 하의 전술처럼요.

 

보류와 행동을 결정하는 투표는 어찌 이뤄질까요. 도파민이 작용합니다. 도파민은 가치를 생물학적으로 기억합니다. 도파민의 반응 회로를 형성하기 때문에 기억으로 작동하죠. 따라서 도파민은, 과거의 일은 행복과 만족이라는 회로를 타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은 일화기억을 통해 상상하는 능력을 통해 가치를 떨굽니다. 행동세포와 억제세포가 동시에 발화하여 투표가 이뤄집니다. 나온 결과로 우린 행동을 하거나 참습니다. 인상적인게 파킨슨 병처럼, 도파민 시스템이 아예 고장나면 고차원적인 행동과 과업수행은 고사하고, 일상적 움직임도 못하는 강직과 동결현상이 나타나지요.

 

인간의 한계 역시 같은 지점에서 나옵니다. 우린 멀티태스킹을 하지 못합니다. 넷플릭스 보면서 제안서를 만들 없습니다. 작업기억의 용량은 매우 작은데다가, 작업기억을 비워내고 새로 로딩하는건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입니다. 멀티태스킹은 폰보며 걷기처럼, 동작이 자동화된 정도에서만 제한적으로 가능합니다.

 

우린 자꾸 딴짓을 할까요. 도파민 회로의 성질 때문입니다. 도파민 보상 회로는 '좋은 ' 기억합니다. 이때 기반 구조는 보상예측회로입니다. 여기, 예측이란게 중요합니다. 내내 즐거우면 추가의 증분 예측은 0입니다. 따라서 기대가 사라지죠. 아무리 재미난 일도 싫증이 나거나 새로 주목할 일이 생기면 그리로 옮겨갑니다. 진술은 십수년전부터 알려진 이야기지만, 책의 논증에선 작업기억의 안정성-유연성 맞교환 과정과 맞물려 있습니다. 너무 유연하면 과업을 완수 못하고, 너무 안정적이면 유연한 대응이 안됩니다. 따라서 도파민 시스템은 투표에 영향을 미치는 식으로 행동의 발현과 억제를 배후 조종합니다.

 

이렇듯, 다소 복잡하지만, 기초적이면서 동시에 포괄적인 의학적 설명은 인상 깊었습니다. 알려진 심리학의 신경학적 기전에 대해 알게 되는건 제겐 좀 더 쓰임새가 있기도 합니다.

 

다만, 글은 재미가 없습니다. 단지 재미 없는게 아니라 흐름을 따라가기 어렵게 적혔습니다. 예컨대, 학문적 엄정성에 경도되어 지나치게 공평한 서술을 합니다.

즉, A라는 이론을 한참 설명해서, 아 그런가보다 하고 받아들일 즈음
하지만 A 이런 이유때문에 지지를 못받지, B 정설이야

 

이런 식입니다. 연구자가 아니니 현재까지 합의된 이론을 간결히 중립적으로만 서술해도 충분히 쓸모가 있습니다. 저로선 'A 간단히 짚고 넘어가고 B 강조하지..'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쉽습니다. 의학적 서술이 많아 가뜩이나 어려운데, 핵심보다 잔가지가 훨씬 많습니다. 읽다가, 여긴 어디고 무슨 맥락일까, 잃은 적이 많습니다. 위에 적은 내용도, 완독 다시 더듬어 보며 겨우 파악한 흐름입니다.

 

인지조절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고차원적 기능입니다. 하지만 진화를 거친만큼 파충류적인 저차원의 효율도 내포합니다. 관점을 정확히 이해하면 성과를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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