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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달러 노트북 컴퓨터

Inuit 2005. 10. 3. 14:00


많이들 보셨겠지만, 올초에 구상을 발표했던 MIT 네그로폰테 교수의 100달러 랩탑 프로젝트의 실체가 주중 뉴스에 나왔지요.


산업시대로 접어들면서, 자본의 격차에 따라 경쟁의 유효성이 차이가 나고 이에 따라 공산주의와 자본주의로 세계가 대립되기도 했었던 것이 최근의 역사입니다. 이러한 산업시대의 자본격차(capital divide)가 상당히 완화된 것은, 시장경쟁의 유효성을 유지하면서도 정부 및 사회 역할의 확대를 통한 보완책이 많이 나왔고, 결정적으로 지식시대로 넘어가면서 자본의 역할이 과거보다 줄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지식시대의 잠재적 문제는 디지털 정보격차(digital divide)입니다. 또하나의 생산수단이 되어버린 지식과 정보의 독점을 통해 사회적 지위가 세습되고 사회의 건전성이 취약해질 수 있음입니다. 어느정도 경제력이 있는 나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행하여 보완이 가능하지만, 호구지책이 바쁜 나라는 국가내 격차해소도 어려운 일이지만, 장기적인 국제경쟁력 측면에서도 핸디캡을 안아야 하기 때문에 새로운 디지털 제3세계가 구성될 가능성마저 있는 것이지요.


100달러 랩탑은 그런면에서 상징적이면서도 매우 유용한 프로그램입니다. 저소득 국가의 저소득 자녀에게 디지털 시대에 뒤쳐지지 않고 살며 또 새로운 기회마저 찾을 수 있도록 만들어주니까요.



한가지 걱정이 되는 것은, 이 랩탑의 사양이 너무 깜찍해서 저 같은 경우 300 달러라도 주고 사겠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왜 문제일까요?


원가절감의 상당요인은 소프트웨어 라이센스 비용과 부품의 대량구매 등을 통한 것입니다. 따라서 기능적으로 온전하며 여기저기로 돌아갈 이윤의 양을 줄인 부분이 많지요. 따라서 이러한 제품이 시장으로 나오면 문제가 복잡해 집니다.


PC의 경우 우리나라를 포함한 부유국에서는 생활필수품의 하나가 되었기 때문에 가격하락은 수요진작으로 이어지기 보다는 시장규모 축소의 경향이 커집니다. 따라서, 가격경쟁력과 규모를 못 맞추는 중소규모의 노트북 업체는 물론이고 데스크탑 PC업체도 많이 망할 수 있습니다.


그런 문제로 이 100불 랩탑은 정부가 직접 관여하고 제한하여 공급을 한다고 합니다만, 이익있는 곳에 시장이 있게 마련이므로, 중간단계에서 암시장으로 유통되는 물량을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을겁니다. (특히 이 랩탑이 뿌려지는 저소득 국가의 청렴도를 고려하면 더욱 그러합니다.)
또한, 이 랩탑을 수령한 저소득계층 자녀도 돈 10만원에 팔수가 있겠지요.
이경우 시장혼란에 더해 원래의 정보격차 해소라는 문제가 고스란히 남는 문제가 생깁니다.


이러한 시장붕괴는 MS나 델, 삼성 등 대형 업체의 이익에도 맞지 않으므로 채택하지 않도록 하는 로비도 없지 않겠지요.
만일 이 프로젝트의 결과로 노트북이 50만원대로 내려온다면 MP3P, PDA, STB, Mobile Phone 등 정보가전 전체에 가격 붕괴가 이어지게 되고 업계의 재편마저 야기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갸륵한 프로젝트가 영글어가는 것을 보고 많은 변수에도 불구하고 잘 되길 바라는 마음에 몇자 적어봅니다.


(05Oct06 추가)
그리고, 니그로폰테 선생도 이렇게 gray market으로 빠져나가는 것에 대해 걱정을 하고 계시더구만요.
(http://news.yahoo.com/s/ap/20050928/ap_on_hi_te/hundred_dollar_laptop_3)
대책이 뾰족한 것은 없고, 도덕적으로 호소하려나 봅니다. 마치 남의 편지를 손대지 않고 또 교회 물건을 훔치지 않는 것처럼 애들 교육하는 물건을 빼돌리거나 사서 갖고 다니는 사람은 파렴치한으로 보도록 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는 것이지요.
저 밑의 댓글에 북한 만나오 라디오 경우도 있고, 아직 확인은 못했지만 렐샤님이 알려주신 빅터 파파넥 라디오 사례도 있듯이 배고픈 사람의 현실과 도덕적 선의지를 믿는 것과의 균형이 필요할 듯도 합니다.


그리고 MIT Lab에 멋진 그림이 하나 더 있어서 보충합니다. 발전용 크랭크와 케이블 변신 가방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