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전북은행에서 삼성그룹 계열사 만을 대상으로 하는 적립식 펀드가 출시되었다는 기사가 보도된 바 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시중은행이나 금융기관에서 적립식 펀드나 파생상품과 연계된 채권 등 상품의 판매시에 황당할 정도로 단순하게 장점만 설명하는 것 때문에 곁에서 보기에 불안할 뿐더러 화가 날때도 있는데, 이 기사도 은행의 홍보내용만 그대로 적어놓아 꽤나 위험해 보입니다. 사실, 국내에서 우량하다는 삼성계열사만 모아놓은 펀드, 게다가 상승시에는 KOSPI보다 높이, 하락시에는 낮게 움직인다면 이런 상품을 구매하지 않는 것이 바보지요.


모든 금융상품은 기본적으로 시장에 관한 자신의 전망을 사는 것입니다. 모두가 따지며 사는 것은 아니지만, 은행에 예금을 하는 것은 다른 투자상품보다 기대수익률과 안정성을 고려한 투자기회가 낫기 때문에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옵션의 경우도 미래에 현물가치가 떨어질 것이 우려되면 지금 확정된 권리를 팔수 있는 권리를 사고, 반대의 경우에는 살 수 있는 권리를 사는 것입니다. 만일 풋옵션과 콜옵션을 조합해서 현물가격이 오르거나 내려도 수익률이 변화 없도록 만든다는 것은 현물가격이 현재 수준에 머물것이라는 전망을 반영하는 것이지요.


마찬가지로, 삼성그룹계열사만 사는 적립식펀드란 크게 두가지 믿음이 있어야 구매가능한 상품입니다.
첫째, 한국 증시의 거시적 상승이 기초해야 합니다. 이는 모든 적립식펀드의 기본요건으로 등락은 거듭하더라도 대세는 상승해야 수익률이 좋아진다는 가정입니다.
둘째, 삼성그룹 리스크에 대해 낙관적이어야 합니다. KOSPI는 장기적으로 올라도 삼성 그룹만 변동성을 겪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정계와의 연관에 의한 징계, 그룹의 운영에 영향력이 큰 이건희 회장 건강문제 등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테스트를 통과하면 고려할 만한 상품이 되겠지요.


그렇다면, 삼성계열사 주가의 과거 움직임은 어떤 시사점이 있을까요.


            (04.6)  (05.6)
삼성전자 1.29     1.19
삼성SDI  1.26     1.20
삼성화재 0.78     1.13
삼성증권 1.24     1.59
제일기획 1.03     0.88


위의 숫자들은 작년과 올해의 주식 베타값인데, 쉽게 말하면 1인경우 KOSPI와 동일한 변동성을 보이고, 1 이상인 경우 더 큰 변동성, 1 이하인 경우 작은 변동성을 의미합니다. 베타값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삼성주력사들의 베타는 1을 약간 상회해왔습니다. 반면, 시가총액이 크기 때문에 삼성주력사가 KOSPI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큽니다. 대형주와 소형주의 가중평균치로 KOSPI가 정해지므로 소형주의 움직임은 지수에 영향을 덜 미치고, 따라서 소형주 투자자는 결과론적인 인덱스보다 덜 오르고 더 내리는 느낌이 들게 되어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베타가 1근처이고 시가총액이 큰 업체들로 잘 구성된 포트폴리오라면 대박은 안나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습니다.
문제는 바로 이런 구도로 운용하는 것이 대부분의 펀드이고, 물론 앞에 거론된 삼성주력사는 필수로 들어 있습니다. 게다가 다른 우량주까지 편입하여 리스크의 분산을 추구하지요. 반면 삼성그룹 적립식 펀드는 분산투자를 줄여서 추가의 위험을 택하는 대신 추가의 수익률을 기대하는 구조입니다. 즉 새롭게 추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은 아닙니다. 운용사의 부가가치는 조금 있지요. 삼성그룹의 브랜드 후광효과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펀드를 파는 사람들은 소비자에게 지금까지 말했던 펀드의 논리와 장단점을 충분히 설명하고 적절한 판단하에 투자하도록 잘 이야기 해주고 있을까요?

  1. A-Typical 2005.09.26 14:44

    어느 주식의 수익이 올라갈 때는 더 올라가고 내려갈 때는 덜 내려간다면 가격에 그 것이 반영되서 똑같아져야하는 것이 "정상" 아닌가요?<!-- <homepage>http://atypical.egloos.com</homepage> -->

  2. Inuit 2005.09.26 22:15

    A-Typical // 네. 기본적으로는 주가가 기업가치를 전적으로 반영하므로 일시적인 price gap은 있을 수 있지만 "정상"적인 상황에서 주식은 차익이 생기기는 어렵지요. <br />
    다만 주식이 다른 asset과 좀 다른 것은 pricing이 수요-공급에 의해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미래현금흐름의 현가 할인"을 통해 정해지다보니 운영성과에 따라 항상 가치가 재평가되므로 미래 전망과 개별적인 정보, 견해에 따라 가치 제고의 여지가 많은 회사의 자본을 취득하여 미래수익을 노리는 전략은 항상 유효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br />
    <br />
    다 알면서 물어보시는 의도는 뭡니까.. ^^;

  3. A-Typical 2005.09.27 11:55

    아무래도 저는 바닥에 돈이 떨어져 있으면 "저건 가짜 돈이라서 사람들이 안 줏었을거야"라고 생각하는 시카고 학파쪽인 것 같아요. ^^<!-- <homepage>http://atypical.egloos.com</homepage> -->

  4. Inuit 2005.09.27 22:38

    A-Typical // 하하.. 시카고 학파가 그런가보군요. ^^<br />
    전구를 갈아끼울때 필요한 사람의 수는? 이 질문에 &#039;시카고 학파의 답은 0명&#039;이라는 소리는 들었습니다. 전구가 필요하면 시장이 알아서 이미 갈아끼웠다나요..

  5. 문경락 2010.02.19 15:55

    ...핸드폰의 대중화가 가격은 내리고 품질을 향상시키듯이...제품을 관리하는 회사의 정직한 투자와 기술력을 제공하는 부수기업들의 정직하게 제품을 대하는 태도가 여러면에서 발전을 가져 오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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