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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심리학

Inuit 2005. 9. 23. 21:36

Douglas Stone

모든 어려운 대화는 닮아있다. -피에트라 강가에서 나는 대화했네 (Inuit)


원제는 "Difficult conversation"이며 따라서 일반적인 대화 상황을 다루는 책이 아니다. 물론 심리학은 제목의 반을 차지할만큼 중요한 위치도 아니고 이를 바랬던 사람에게는 아쉬움이 많을 수 있는 판촉용 요소이다.

이 책은 협상론의 종가 하버드의, 협상프로젝트 팀이 interpersonal skill 과정을 운영하면서 축적한 '어려운 대화' 상황에 대한 이야기다. 예를 들어 나쁜소식을 전할때, 업무성과에 관한 이야기를 할때, 무례한 행동에 직면했을때 등등 난처하거나 곤란한 대화 상황에서의 해결법을 말하고 있다.


이 책의 주장은 어려운 대화는 세가지 부류로 나뉜다고 한다.

1. 갈등대화: 진실, 의도, 책임소재 등에 대해 상반된 주장
2. 감정대화: 문제의 핵심이 감정인데 다른 이야기로 회피
3. 정체성대화: 스스로 정체성에 대한 혼란으로 감정이 불균형

결국 이러한 어려운 대화에 대한 구조론적 인식만으로도 해결에 한걸음 다가서는 것이며, 구체적으로는 배우는 대화, 감정을 인정하고 느끼는 대화, 자기 정체성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식으로 실천적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책의 미덕은 감정이 꼬여서 대화가 어려워지는 상황을 구조적으로 분석했다는 점을 우선으로 꼽고 싶다. 이런 상황 자체를 아는 것은 감정적으로 heat-up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또한 어려운 대화의 배후가 감정임을 명확히 드러내고 이 감정을 다루는 법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룬 점은 새겨둘만 했다.


하지만, 이책의 한계도 분명히 있다. 위의 세가지 대화간에 구조론적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고 그렇다고 MECE하게 어려운 대화를 포괄하지도 못하고 있다. 이는 구조적 접근방법에서 때론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도 있는 문제이다. 저자들의 주장대로 10년 이상을 임상으로 검증했다면 일단 직접적인 반박은 어렵다할지라도 말이다.

또 다른 불만은, 해법으로 제시된 step이나 procedure가 지나치게 low context society인 미국 중심으로 이뤄졌다는 것이다. 사실 앞의 구조적 완벽성에 대한 의문도 이와 같은 맥락인데 상대의 말을 곧이 곧대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강한 low context 사회에서 집대성한 문제를 쉽게 일반화 할 수 없는 부분도 있을 터이다. 물론 감정을 드러내지 않고 숨기는 부분은 high context 사회인 동양에서 더 심할 수 있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떠한 사실을 적시하고 에둘러 말하고는 사회적 맥락에서 새로운 판단을 요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점점 low context 사회로 옮겨가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물론이고, 글로벌하게 사업을 영위한다는 관점에서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결론적으로 이책을 읽으며 얻은 소득은, 몇가지 내 삶에 들여올 대화의 원칙이나 테크닉일듯 하다.

* 하버드 협상론에서도 나오지만, 너-나 대립이 아니라 우리-문제의 구도로 몰고 가는 방식
* 문제를 즉흥적으로 들고 나오는 "heat & run" 방식이 아니라 미리 준비해서 대화를 하라
* Ask, rephrase & acknowledge
* 총체에 입체감을 주는 것은 "그늘"일 수 있다. 감정을 드러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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