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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브

Inuit 2005. 9. 1. 22:38

Ken Blanchard

책의 두께나, 식상한 제목이나, 뻔해 보이는 스토리라인으로 인해 전혀 관심이 없던 책이었다.
겅호!를 읽고 나서야, 같은 저자가 지은 팀웍에 대한 내용이라는 책옆구리 설명문구를 보고 선뜻 집고 읽게 되었다.

경영학적 분석은 좀 뒤로 미루고, 개인적으로 찬탄이 나올만큼 깔끔하게 쓴 책이다.
그렇다고, 뭐 스티븐 킹이나 시드니 셀던 같은 명문을 바랄까.
독자의 긴장을 늦추지 않고 이야기를 끌어가는 능력이나, 적당히 재미와 감동이 녹아 있고, 앞뒤가 어색하지 않게 꽉 짜여져 들어 맞는 것은 경영학을 업으로 하는 사람의 글 치고는 수작이라는 뜻이다.
내심, 건조한 경영학에 편벽되지 않고자 하는 내게 더욱 인상 깊은 탓일지 모르겠다.
게다가 이책은 한사람에 의해 저술되지 않은 팀 작업의 결과다.
팀작업으로 저술하기 가장 쉬운 형태는 챕터별 분할이다. 그나마 이도 손발이 안맞으면 앞뒤에 용어 및 notation이 다 다르게 나올 때가 종종 있다.
그런데 여러가지 장치와 복선이 직교하는 소설이라니.

흔히, HR에서 다루는 세계를 세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조직(organization)이며, 조직 구조니 조직 문화 등을 다룬다.
둘째는 개인(individual)의 관점이며, 심리학에 바탕한 만족 및 보상설계 등이 핵심이 된다.
셋째는, 상대적으로 늦게 주목을 받으며 그만큼 중히 여겨지는 팀(Team)의 관점으로, 리더십과 팀워크, 팀별 성과 등에 대한 것을 다룬다. 이는 조직이란 거시적 요소와 개인이라는 미시적 요소에서 간과하는 인간대 인간의 상호작용을 다루면서 조직이론이나 개인 심리학에서 봉착하기 쉬운 결정론적 시각을 보완하며 group dynamics에 포커스를 두는 것으로, 이를 통해 현대 경영학은 많은 성과를 이룬 바 있다.

굳이 따지면 '겅호!'가 top-down적이고 대조직에 대한 부분이라고 볼 때, '하이파이브'는 전형적인 팀에 관한 변화관리를 잘 짚어내고 있다.
특히, 팀 작업을 잘 못해서 해고당한 주인공이 팀의 존재에 대해 눈을 떠가는 과정이 무리없이 전개되어 있다.
책에서는 아이스하키를 소재로 했기에, PUCK (F가 아니다, 분명히)이라는 것으로 내용을 요약했다.

Providing: 높은 가치와 목표를 설정하여 공유한다.
Unleashing: 개인적인 기술을 계발하여 팀 전체 레벨을 높인다.
Creating: 공동의 조화를 통해 팀 능력을 창조한다.
Keeping: 잦은 칭찬을 통해 장점을 유지하고 강화하여 창조된 팀 능력을 유지한다.

겅호!와 마찬가지로, 이 네가지만 지키면 무조건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자체로 완벽한 솔루션이라 여기기 보다는 이와 같은 몇가지 핵심요소를 명확히 공유하고 관리한다면, PUCK이 되었든 POOK이 되었든 분명히 보다 향상된 팀 컬러와 성과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책은 가치가 있다고 본다.

이책의 이념을 한마디로 요약한 말, "No one of us is as smart as all of us!".
절대적 진리는 아닐지라도 team context에서는 서로의 약속아래 진리로 삼을만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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