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다소 기발한 제목만큼이나 재미있는 책이다.
책을 읽으며, 분야가 어디라도 평생을 걸쳐 연구하고 경험하면 생의 황혼무렵에 세상에 내놓기 당당한 글모음은 가능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읽는 내내 수업시간에 강의와 함께 선생님의 재미난 이야기를 듣는 기분이 든다.
흥미롭고 경이로운 수많은 에피소드를 듣다보면 지루한 줄도 모르고 시간이 가는데, 사실은 거대한 계획하에 체계적인 내용을 전달하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이책은 비즈니스 스쿨에서 협상론을 가르치셨던 선생님을 계속 떠올리게 했다.
나의 선생님도 국제변호사로 평생을 이런저런 국제협상에 몸 담으시고 볼것 안볼것 수많은 일화를 남기고 은퇴후, 후학에게 경험을 전해주고자 강의를 하고 계신 분이다. 그래서, 하버드 협상학파의 통합적 방법론 면면을 정확히 이해하면서도 실제 경험을 통해 이론의 평면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입체감을 경험했고, 결국엔 이론에서 자유롭지만 구조적으로 단단한 협상의 세계관을 가지셨던 분이다.

저자인 안세영님도, 우리나라 정부에서 일하면서 겪은 풍부한 통상협상, 국제협상이 직간접적 사례를 통해 협상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다루고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통상협상의 역사에 대해 잘 몰랐었는데 칠레와의 FTA, 중국의 마늘협상 등 진정한 이슈의 핵심이 잘 정리되어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국제간의 통상협상은 장기간에 걸쳐 목적의식하에 진행되므로 어느날의 단편적인 기사만 읽어서는 본질을 이해하기 어렵다.)
또한,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dirty trick에 대한 사례는 학문이 강조하기 힘든 실제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이책의 사례들은 대단히 정확하며 정교한 목적을 가지고 정렬이 되어 있다. 하지만 사례만 놓고 협상의 요체를 깨닫기는 시간이 꽤나 소요된다. 따라서, 이책의 효용을 높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협상에 대해 구조적으로 잘 정리된 교재를 읽으면서 이 책을 옆에 놓고 간간히 보조로 읽는다면 그 효과가 배가 될 것이다.

아울러, 저자의 서두언이 나의 생각과 일치하므로 기억나는대로 새겨서 적어 둔다.

"협상은 경험이 많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잘 배웠다고 되는 것도 아니다. 평생 대기업에서 협상을 업으로 한 사람은 회사가 바뀌거나 아이템이 바뀌는 경험외적인 상황이 되면 협상력을 잃고 어리둥절 하게 된다. 반면에 하버드에서 협상을 배웠다고 협상을 잘 할 것인가. 교과서에 나오지 않은 의외의 상황이 되면 불확실성 앞에 당황하여 협상을 망칠 수 있다."

결국 배우고 때로 익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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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ㅇ_ㅇ 2005.10.04 21:58

    역시 독서광이신 우리의 Inuit엉아..<br />
    근데..형은..이런 책도 사서 보세요..? 아니면 어디 빌릴 곳이라도..??<br />
    학교를 떠나니..책 빌릴 곳도 없고..ㅠ_ㅠ<br />
    포스코엔 도서관이 있었는데..지금 이곳은..ㅠ_ㅠ

  2. Inuit 2005.10.04 22:19

    ㅇ_ㅇ // 이런책도..라니! (버럭) <br />
    책을 구하는 소스는 <br />
    1. 대개 산다.<br />
    2. 회사에 경영,경제 관련 서적은 매달 구매를 하므로 빌려본다.<br />
    3. 시립도서관에 가면 의외로 좋은 책이 많이 있다. (우리 집의 경우 소설책을 구매하는 경우 일회성 컨텐츠에 소모되는 재무자원이 과하다는 부인님의 꾸지람이 있은후로 주로 도서관에서 빌려서 본다. 대여는 리스트만 적어놓으면 아름다운 부인님께서 손수.. ^^;)<br />
    그나저나 자네가 다니는 대기업은 책이 많다고 알려져 있는데, 정녕 PR의 효과란 말인가, 아니면 자네가 아직 새내기 티를 못벗고 어리버리 서고를 못찾은것인가.

  3. ㅇ_ㅇ 2005.10.05 23:21

    저도 어서..아름다운 부인을 활용해야 할 것 같네요..ㅡ_ㅡ;;<br />
    <br />
    참고로 &#039;이런 책&#039;은..위의 책을 비하한 것은 아니고..<br />
    &#039;대중에게 검증되지 않은&#039;의 의미로 쓴 겁니다..^^;;;<br />

  4. Inuit 2005.10.06 00:10

    ㅇ_ㅇ // &#039;아름다운 부인&#039;은 당시 &#039;부인&#039;님께서 근처에 있었기에 써드린..(퍽)<br />
    암튼 미혼을 핑계로 독서를 게을리 하려는 간계를 펼치지는 않기를 바란다. 하하.

  5. 문경락 2010.02.22 15:27

    깊게 생각하고 넓게 보는 이상적인 가치관이 생각납니다...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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