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썼는지 참 옳은 말이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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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디지털 산업의 성패를 결정하는 것은 ‘단순성’이다.”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미국 MIT 교수)





복잡한 기술로부터의 해방


당신은 휴대폰의 화려하고 다양한 기능을 번거롭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가. 미래예측 컨설팅 기관 ‘넥스트 그룹(Next Group)’의 CEO 멜린다 데이비스는 저서 ‘욕망의 진화’에서 “오늘날 소비자들은 ‘복잡한 기술로부터 자신들을 해방시켜 줄 기술’을 갈망한다”고 지적한다. 스콧 맥닐리 썬마이크로시스템 사장은 “복잡함이 사람들을 미치게 한다.”는 자극적인 표현까지 동원한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단순화에 대한 욕구는 절정에 달해 있다. 소비자 행동 관점에서 볼 때 소비자는 생각하는 존재(Information Processor)이면서 생각을 아끼는 존재(인지적 구두쇠, Cognitive Miser)들이다. 가능한 한 적은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보고 싶어하는 것이다. 오늘날의 정보 과부하는 이런 성향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컨버전스도 단순화 욕구의 표현


최근 디지털 산업의 화두인 컨버전스(Convergence, 융합) 현상 역시 단순화의 연장선에서 이해할 수 있다. 컨버전스는 여러 기기를 주렁주렁 매달고 다니는 불편에서 벗어나 하나의 기기로 여러 가지를 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은 2003년 8월 열린 한 제품발표회에서 단순화 및 쉬운 기술과 컨버전스의 연관성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복잡한 기술에 질려버린 소비자들에게 오늘은 새로운 시작입니다. 단순하면서 쉽고 재미있는 기술, 합해지면 더 좋아지는 기술을 통해 소비자들을 디지털 경험의 중심에 서 있게 하겠습니다.”


칼리 피오리나 회장이 단순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가장 큰 이유는 “오늘날 ‘복잡한 기술의 사각지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사각지대의 크기와 단순함에 대한 욕구는 기업이 간과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HP는 이런 상황에서 기업에게 새로운 차별성과 경쟁우위를 제공할 중요한 요소로 바로 단순함을 선택한 것이다.


단순함이라는 것은 사실 그리 새롭지 않은 개념일 수도 있다. 예전에도 이미 단순화에 대해 많은 논의가 이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디지털 시대에 다시 단순화가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이 작업이 그만큼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단순화, 왜 어려울까?


● 첨단 기술에의 집착


앞서 지적한 것과 같이 단순함의 이슈가 대두된 것은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기술 발전 가속화는 또한 기업의 첨단기술 집착을 더욱 심화하는 역할도 한다.


디지털 경제에서는 환경 및 시장의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차지한다. 흔히 말하는 선도 효과(First Mover Advantage)가 그 예이며, 좋은 기업 이미지를 유지하기 위해서도 최첨단 제품의 개발과 시판은 중요하다.


기술발전은 필연적으로 상품 수명주기를 단축시킨다. 이렇게 되면 기업은 고객의 욕구(Needs)를 일일이 짚고 넘어가기 어려워진다. 결국 기업은 소비자의 욕구를 미리 예측해 그것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그 주요 수단은 좀더 새롭고 복잡한 기술과 기능이다.


이와 함께 기술 개발의 ‘관성’ 또한 단순화를 가로막는 요인이 된다. 보통 개발자들은 조금이라도 기능이 추가된 제품을 만들어야 성취감을 느끼고 기술이 진보됐다고 생각한다. 대부분 기업의 연구개발 부서는 제품의 기능을 늘리는 것에는 익숙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에는 상당한 생소함을 느낀다.





● 고객의 입장을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단순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좀 더 세분화되고 심층적인 소비자 연구다.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가려서 중요한 것만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철저한 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제품을 개발하는 엔지니어 입장에서 고객의 숨어있는 욕구까지 속속들이 파악하는 것은 어렵다. 물론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 연구를 실시하고 개발부서와 마케팅부서의 협업을 장려한다. 하지만 앞서 지적한 기술개발의 관성 때문에 아직도 많은 기업이 기술개발에 더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 단순화에 대한 확립된 이론 부재


세계 최대의 인터넷 서점이라는 아마존(Amazon)에 들어가 검색을 해보자. 제품,서비스의 단순화나 쉬운 기술에 대한 책이 얼마나 될까. 필자가 검색을 해 본 바로는 인사조직 혹은 자기계발과 관련된 ‘업무 단순화’에 대한 책은 많았지만 제품이나 서비스의 단순화에 대한 책은 별로 검색되지 않았다.


우리 주변의 기업들을 살펴보면 기술혁신에 비해 제품의 편의성이나 기능의 단순화에는 관심을 덜 기울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원하는 것은 무리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HP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선진 기업들은 분명히 나름대로 단순화와 쉬운 기술에 대해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제품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따라서 경쟁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단순화라는 새로운 흐름에 동참해야 한다. 그렇다면 소비자의 단순화 욕구에 대응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단순화 욕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


전략 1: 고객의 숨겨진 욕구를 찾아라


단순화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철저히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여 숨겨진 욕구를 찾아내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첨단기술의 사각지대에 숨어있는 시장기회를 찾아내는 핵심 요소다. 소비자는 일견 첨단의 기술에 감탄하고 만족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정보 과부하에 대한 부담과 함께 숨겨진 불편, 즉 간편하고 쉬운 기술에 대한 욕구가 보이기 마련이다.


숨겨진 고객 욕구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보다 심층적인 소비자 조사가 필요하다. 단순히 고객의 의향을 물어보는 것은 숨겨진 욕구를 찾아내기에 역부족이다. 고객 스스로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움을 벗어나게 해주는 방법이 고객이  제품을 어떻게 사용하며, 어떤 점에서 불편을 겪고 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다. 사용 행태 관찰이나 시제품(Prototype)에 대한 의견 청취가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전략 2: 2:8 법칙을 응용하라


마이크로소프트는 고객의 사용 행태를 관찰해 차기 제품에 적극 반영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스 개발팀은 고객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능을 단순화하고 개선한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이 경우 고객들은 더 많은 기능이 추가되어도 사용이 더 간편해졌다고 느끼게 된다.


이들은 오피스 XP를 개발할 때 기존 버전에서 어떤 도구와 기능이 자주 사용되는가 부터 파악했다. 그 결과 사용자들이 문서를 수정하거나, 각기 다른 오피스 프로그램(워드, 파워포인트, 엑셀 등)에서 작성한 문서를 하나로 통합하는데 시간을 가장 많이 소비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새로운 버전은 이런 기능을 보다 단순화하고 새로운 기능은 쉬운 인터페이스로 소화했다.


애플(Apple)의 오디오 프로그램 아이튠즈(iTunes)는 고객들이 불편해 하는 작업을 단순화한 경우다. 아이튠즈는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는 MP3 음악파일의 구입을 클릭 한번으로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런 전략의 효과가 큰 것은 결국 고객의 제품 사용에서도 2:8 법칙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수많은 기능 중에서 고객이 실제로 사용하는 것은 20% 내외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사용이 많은 부분부터 단순화할수록 효과도 커지게 된다.





전략 3: 보급기에는 단순화된 제품으로


이것은 처음에는 오피니언 리더인 초기 수용자(Early Adopter)에 어필할 화려하고 다양한 기능의 제품을, 제품 보급기에는 좀 더 단순하고 쓰기 편한 제품을 시판하는 전략이다.


이런 전략의 예는 디지털카메라에서 찾아볼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 업체들은 제품 시판 초기 고성능 줌(Zoom)과 노출보정 등 종래 고급 카메라에서나 찾아볼 수 있던 다양한 기능을 중심으로 제품을 시판했다. 그러나 시장이 보급기에 접어들기 시작한 최근에는 기능을 대폭 단순화한 제품의 비중을 늘렸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일반적인 소비자는 첨단제품이 가진 모든 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시장을 늘려야 할 상황에서는 일반 소비자가 원하는 단순화된 기능과 쉬운 조작성을 강조하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이와 비슷하게 소비자를 좀 더 세분화 한 후 각각의 세분화 그룹에 대해 다른 기술수준의 제품을 제공하는 것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기술 적응성이 높은 젊은층에게는 복잡한 기술을, 중장년층에게는 간편한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다.





전략 4: 공통적 문화 패턴을 활용하라


마지막으로 문화적 패턴을 찾아내 적용하는 방법을 생각해 볼 수 있다.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은 지배적인 문화 패턴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이런 패턴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공통분모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현재 쓰이는 많은 PC용 프로그램들을 살펴보자. 이 프로그램들은 기본적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프로그램을 닮아 있다. 독점 문제는 논외로 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체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사용하는 제품이다. 따라서 윈도 체제를 모방해 소프트웨어를 만들 경우 소비자에게 별도로 사용법을 교육할 필요가 없다.


휴대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휴대폰의 조작법 역시 PC의 인터페이스를 응용한 것이다. 요즘 나오는 휴대폰은 모두 커서를 상하좌우로 움직일 수 있는 네비게이션 버튼과 함께 명령을 수행하는 버튼(필자의 경우엔 OK로 표시돼 있다)을 가지고 있다. ‘OK 버튼’은 PC의 Enter 키를 휴대폰으로 확장한 것이다.


이런 문화적 패턴을 찾는다면 복잡한 기술을 쉽고 간단하게 적용할 수 있다. 물론 아주 쉽고 간단하게 독창적인 제품을 만드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가능하지 않을 경우 시장에서 널리 인지된 기존 제품의 사용법을 모방하는 것이 차선책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단순화 욕구와 그것에의 대응이 어려운 이유, 그리고 단순화 욕구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살펴보았다. 단순화는 분명 거스를 수 없는 고객 트렌드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들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기업들이 단순화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첨단기술 경쟁에서 낙오하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이다. 물론 기술 선도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중요한 경쟁우위의 원천이다. 그러나 단순화 욕구 역시 절대로 간과해서 안될 중요한 흐름임에 틀림없다. 디지털 기술 또한 다른 기술과 마찬가지로 궁극적으로는 인간(소비자)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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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al 2004.07.06 18:28

    허걱, 졸고를 올려주시다니...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

  2. BlogIcon inuit 2004.07.06 20:54

    ( ^^)=b

  3. BlogIcon inuit 2004.07.09 12:06

    우리 사장님이 단체메일로 쏘셨습니다.
    꼭 읽어보라고..  ^^

    아.. 내가 쓴것도 아닌데 뿌듯해~ ^^

    -by inuit

  4. dal 2004.07.09 23:08

    이거 점점 몸둘 바를 모르겠네요.
    형이 졸고를 이렇게 생각해 주시니 정말 감사합니다. ^^

  5. BlogIcon inuit 2004.07.10 10:09

    내가 이세상 최고의 열혈독자가 될거야!
    다음편이 기대되는군.. ^^

  6. qnseksrmrqhr 2009.11.27 15:51

    초보자의 시각에서 보아도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많은 내용을 간략하고 명료하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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