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회사를 가보든 일하는 타입에는 세 가지가 있답니다.
그 첫째는, 쇠칼로 승부를 겨루듯 일하는 사람입니다.
쇠칼로 승부를 겨룬다는 말은, 죽기 아니면 살기로 일한다는 뜻이지요.
누굴까요? 社主 즉 사장입니다.
사업체가 부도가 나면 사업체고, 가정이고, 명예고 하루아침에 날아가 버립니다.
그래서 자기의 모든 것을 바쳐서 전력 투구합니다.

두 번째는, 나무칼로 승부를 겨루듯 일하는 사람입니다.
누굴까요? 간부들입니다. 나무칼로 싸우다 한 대 맞아도
혹은 날지언정 죽지는 않습니다.
회사가 잘못되어도 간부 집이 차압당하는 법은 없지요.
그래서 나름 데로 폼도 잡아가며, 때로는 회사 돈으로 술도 마셔 가며서
적당히 일하고들 있습니다.

셋째는, 종이칼로 승부를 겨루듯 일하는 사람입니다.
누굴까요? 사원들입니다. 초등학교 체육대회에 가보면
아이들이 종이를 말아서 만든 종이칼로 싸우지요. 맞아도 혹도 안 납니다.
놀이를 하듯 일하는 신입사원이 많습니다.

당신이 들고 있는 칼은 어떤 칼입니까?
회사의 사원들이 들고 있는 칼은 어떤 칼입니까?
그들은 왜 그 칼을 들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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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al 2004.05.24 20:10

    (형, 요즘 혹 사원들 땜에 열받는 일이 있으신지요? ^^)

    진정한 검사는 진검을 들 때나 지푸라기를 들 때나 언제나 같은 마음일 겁니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걸음걸이의 모양 하나, 불빛이나 문의 위치 하나하나까지도 검을 쓰는 데 얼마나 유리한가를 따졌다고 하지요.

    진정한 프로라면 어떤 칼을 들고 있던지 간에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진짜 칼이 없다면 '마음의 칼'이라도 들어야죠.

    진정한 고수는 종이 칼로도 돌을 자르는 법 아닐까요? 제가 실제로 봤습니다.

    (음... 야근하다보니 횡설수설 ^^)

  2. BlogIcon inuit 2004.05.24 21:03

    음.. 그말도 참말로 맞으이.
    진짜 고수라면 칼을 탓할까..

    내가 윗글을 인용한 이유는,
    혹시라도 (안전한) 나무칼 들고 설쳐대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경계함이야.
    언젠간 진검들고 살아갈건데,
    나무칼에 익숙해지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지..

    근데.. 야근도 해? ^^;;
    수고가 많다. 홧팅!

  3. dal 2004.05.24 22:36

    그러셨군요. 언젠가 형이 진검 잡으시면 저좀 데려가 주세요. ^^
    저 야근 자주해요. 주말에도 가끔 나가는데요. ㅎㅎ

  4. 다봉(茶奉) 2004.05.24 23:41

    ... 내 병법에서는 처음 배울 때부터 다치(太刀, 사무라이들만 소유할 수 있는 긴 칼)와 가타나(刀, 다치보다 짧은 칼)를 양손에 들고 수행한다. 싸우다 목숨을 버려야 할 때는 몸에 지닌 무기를 남김없이 다 사용하여 싸워야 하는 법이다. 무기를 다 써보지도 못하고 허리에 찬 채로 죽는 것은 분명 자신이 바라는 바가 아니다. ...

    - 미야모토 무사시(宮本武藏)의 <오륜서(五輪書> 中 第一輪, "땅(地)의 장(章)"에서 발췌

    대분의 사무라이들이 칼을 두 개씩 차고 다녔나 봅니다. 긴 칼 한 자루, 짧은 칼 한 자루... 그 이유는 요륜서에도 나와 있는데 자신을 둘러싼 가능한 모든 반경 내의 모든 적들을 제압하기 위해서가 대부분이었던것 같습니다. 즉, 광활한 공간에서는 긴 칼을, 매우 좁은 통로에서와 같은 곳에서는 짧은 칼이 필요했던 것이죠. 그래도 대부분의 사무라이들은 칼 한자루를 썼던 것이 일반적이죠.(대부분의 일본 사무라이 영화를 봐도 알 수 있죠.)

    그러나, 검성(劍聖)으로 알려진 미야모토 무사시는 위와 같은 이유로 칼 두자루를 동시에 들고 싸웠나 봅니다. 그에게는 쇠칼 한 자루도 모자랐던 것이죠. 말이 칼 두자루를 동시에 잡고 싸워야 한다고 했지만, 그가 의도한 바는 아마, 쇠칼이든 나무칼이든, 종이칼이든 모든 전투에 임할 때,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다 써서 전력 투구해야 한다는 것을 하수들이 알기 쉽게 이야기 한 건 아닌지...

    이미 이런 고수들이 주변에 득실득실함을 요즘 느끼면서, 스타워즈에 나오는 광선검(lightsaber) 한 자루 장만해야 할 것 같군요... 그러려면 진공이 아닌 상태에서도 작동이 가능한 플라즈마 발생장치부터 개발해야 겠군요. ^^

    헤이... dal...

    수고가 많네... 가만... dal?...... dal... 왠지 kal과 비숫한 발음인 것 같군... dal 빛에 빛나는 kal? 그 kal 좀 보여주라...

  5. 다봉(茶奉) 2004.05.24 23:59

    미야모토 무사시가 말하는 병법을 배우려는 자의 마음가짐 9가지

    1. 사심(邪心)을 품지 말 것
    2. 니텐이치류(二天一流, 미야모토 무사시式 두 칼 동시에 쓰기)의 도를 엄격히 수행할 것
    3. 널리 여러 예능을 배울 것
    4. 갖가지 기능의 도를 알 것
    5. 합리적으로 사물의 이해와 득실을 분별할 것
    6. 모든 일에 대해 사물의 진실을 구분하는 힘을 기를 것
    7. 현상으로 나타나지 않는 본질을 감지할 것
    8. 사소한 현상에도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 것
    9, 도움이 되지 않는, 필요 없는 일을 하지 말 것

    <오륜서, 제1장 "땅의 장">에서 발췌

  6. 강우영 2004.05.25 02:24

    劍術이 아닌 劍道의 경지에까지 이르러서 劍神으로 추앙을 받았던 戰國시대의 고독한 영웅 宮本武藏의 칼보다 더 무서운 칼이 바로 幕末 비운의 영웅 坂本龍馬의 칼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칼만 가지고서는 근대화를 이룰 수 없다는 勝海舟의 훈도를 받고 일류 사무라이로서 자신의 존재 이유이기도 했던 칼을 과감히 내던지는 순간, 일본 근대화의 초석이 되었던 明治維新의 싹이 트고 있었지요.

    坂本龍馬가 明治維新 시절에 자신의 뜻을 펼쳤으면 근대 일본이 무리한 군국주의 노선, 더 나아가서 2차대전의 패배로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하여 자객의 칼에 의한 33세 요절을 아쉽게 여기는 일본인들이 적지 아니 있다는 말도 언젠가 들은 적이 있습니다.

    (어딘지 모르게 司馬遼太郞의 냄새가...)

  7. dal 2004.05.25 08:43

    다봉형...
    조만간 달빛에 비친 칼을 보여드리겠습니다.
    한강 고수부지에서 소주 한잔 하면 숨겨둔 칼이 나올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그리고 가타나라...
    킬빌 1편에 가타나를 만드는 장면이 나옵니다. 명장 하토리가 The Bride에게 빌을 꺾을 때 쓸 명검을 만들어 주는데요. 우마 서먼이 혀짧은 일본어로 "정말로 좋은 가타나다"라고 해요.

  8. BlogIcon inuit 2004.05.25 12:53

    칼들에 관심이 많군..
    내 말뜻에 집중을 해! 하하하 ^^

  9. BlogIcon inuit 2004.05.25 12:56

    근데 사카모토 료마라는 자는 잘모르겠네.
    그자가 암살되지 않았으면 진짜 일본이 군국주의로 가지 않았을까..

    갑자기 &#039;잃어버린 비명을 찾아서&#039;인가.. 대안역사에 대한 소설이 생각나는군.

  10. BlogIcon inuit 2004.05.25 13:03

    1. 편법으로 단기적 이익에 급급해 하지 말것
    2. 상황에 따른 옵션을 가져갈 것
    3. 업무외의 잡기에 해박하여 일과 생활이 조화로울 것
    4. 다양한 경영기법을 늘 배워서 알고 있을 것
    5. 합리적으로 사업의 이해와 득실을 분별할 것
    6. 사업 전반에 걸쳐 사물의 진실을 구분하는 힘을 기를 것
    7. 겉으로 보이지 않는 수익을 감지할 것
    8. 트렌드의 변화에 주의를 게을리 하지 말 것
    9. 리스크를 관리하고 경영자원의 사용에 효율을 기할 것

    <오륜서, 제1장 "땅의 장">을 패러디.. -_-

    -by inuit

  11. db 2004.05.26 22:54

    오~

    이~ 완벽한 analogy... @.@

    Analogy치고는 오늘을 살아가는 경영자의 마음가짐으로 전혀 손색이 없군요. 역시, 고수들의 가르침은 시대를 초월할 수 있는가 봅니다.

  12. BlogIcon inuit 2004.05.27 13:10

    사실, 경영학적 terminology로 치환하지 않아도
    깨달음을 주는 부분이 많네 그려..

    좋은 글 감사.. ^^

  13. BlogIcon mariner 2008.12.27 23:51

    최근에 책을 한권 읽으면서 읽는 내내 이 포스팅이 생각이 났습니다.
    너무나도 멋진 은유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을 다시 저에게 던져도 그 날카로움에 섬짓합니다. 트랙백남기고 갑니다. ^^

    • BlogIcon Inuit 2008.12.28 13:24

      저도 잊었던 글을 기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 또한 새로 읽으며 마음을 환기했습니다. ^^

  14. qnseksrmrqhr 2009.11.17 20:08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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