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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너무 많은 여자> Overthinking에 관하여

Inuit 2004. 6. 9. 21:13

Susan Nolen


‘인상을 찌푸리는 걸 보니 내 옷이 맘에 안 드는 게 틀림없어, 작년보다 살이 5kg이나 쪘는 걸, 분명히 나한테 싫증이 난 거야, 좀 전에 걸려온 전화는 혹시 새로 만난 여자가 건 게 아닐까?, 이사람도 남자니까 당연히 마음이 끌릴 거야. 헤어지자고 말하기 전에 내가 먼저 말해야지….’

‘조금 전까지만 해도 깔깔대고 즐거워하던 그녀가 갑자기 울음을 터트린다, 당황스럽다. 그녀가 새 옷을 입었는지조차 몰랐는데 예쁘다고 얘기 안 해서 삐쳤나? 아니 이젠 아예 속사포처럼 나도 모르는 내 잘못들을 한 바구니 쏟아놓는다, 당황스럽다. 화를 내며 ‘이제 끝장이야!’ 소리를 지르며 뛰쳐나가는 그녀, 아 정말 미치겠다.’


사실 여자와 남자사이에 위와 같은 경우가 왕왕있다.
사소한 일들이 쌓여서 여자는 극단적으로 감정이 변해가는 동안, 남자는 무심히 지나치다가 나중에 사태가 걷잡을 수 없어졌을때에서야 화를 내도 소용없고 달래도 잘 안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처음 위 책의 소개를 보고 흥미를 느껴 책을 주문했고, 다소 여성심리를 다룬 책이려니 했다.
그러나 이책의 일관된 주제는 오버씽킹(overthinking)에 관한 내용이다.
오버씽킹이란, 한번 우울하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면 걷잡을 수 없이 생각이 가지를 쳐서 극단적인 결론이나 사태를 악화시키는 행동을 하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사람의 두뇌 구조상, 기억이 하이퍼 링크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어떤 감정상태가 되면 그와 연상되는 기억이 떠오르며 난 과거에도 이랬고, 또 저랬고 하며 현재의 부정적 감정을 강화시키는 작용을 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은 이런 일시적 상태를 빠져나오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지만 오버씽킹의 증상을 겪는 사람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점점 더 수렁으로 빠진다고 한다.

특히, 임상실험 결과 여성에게 압도적으로 증상이 많은데, 이는 관계 지향적인 여성 고유의 특질과, 사회적 약자로서 억압된 측면이 많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는 부정적 생각의 무한루프를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적절한 자기통제와 주의환기, 그리고 문제를 직시하여 해결하는 것이 최선이라는 저자, 수잔 놀렌의 처방이다.

이책을 읽은 여성들이 대부분 내 이야기인것 같다고 공감할 정도로, 증상이 중하지 않을뿐이지 대개의 여성이 겪는 일이므로 이런 복잡한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것은 대단한 도움이 되는듯하다.
비단 여성의 문제만이 아니라 인간 심리에 대한 입문서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듯하다.
그리고 이러한 오버씽킹이 종교나 가족의 문화가 희석된 현대에 와서 더 만연되고 있다는 점도 시사하는바가 크다.

예비군 훈련 짬짬이 읽은 책으로 덕분에 지루하지 않은 훈련이었다.
다만, 책내용이 다소 심플하고 반복적인 내용이 많아 슬쩍 빌려보는것이 딱 맞는 듯한 느낌!

-by inu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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