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1400)
Inuit Blogged
여느 국가와 달리 호텔에 들어가면 빈 냉장고가 맞이한다.층마다 자판기가 있고, 동전만 있으면 물과 맥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다.참 편하다. 심지어 자판기 옆에는 환전기가 있고 환불요령이나 문제발생 시 대처방안이 상황별로 매뉴얼이 붙어 있다. 화장실은 비데와 건조기가 곳곳에 있어 우렁각시가 관리하듯 인적없이 깔끔하다.정말 기계의 나라다. 그런데, 참 사람냄새 없다. 호텔 직원과 시답지 않은 농담 주고받기나길에서 마주치는 우연의 대화에서 예정되지 않은 의외의 정보를 얻을 일도아니면 그냥 몇마디 나누고 흐뭇한 미소로 돌아설일도 없다. 점심시간에 전선의 참새처럼 줄지어 혼자 앉아 밥먹는 직장인들을 보면 눈물나게 가엽기까지 하다.무슨 재미로 살까 궁금하기도 하다. 꼭꼭 눌려진 극저 엔트로피의 사회같다.그 ..
한때 통섭이 유행했었다. 제 과학을 통합하여 인간사의 비밀을 푼다는 것은 분명 근사한 일이다.하지만, 실제로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르네상스형 인간이 사라진 시대에 여러 과학을 통합하여 진리를 탐구하기엔, 지식이 넘쳐난다.대학도 그 준비가 안 되었고, 설령 천재가 있다손쳐도 주어진 시간 내에 섭렵할 지식이 너무 많다. 하지만, 통섭적 연구는 그 거품이 걷힌 지금도, 물밑에서 조용히 진행 중이다.'통섭'의 저자인 에드워드 윌슨, 그에게 강하게 경도된 저자는 뇌과학에서 출발해 인류사적 입장에서 전환기의 상황을 진단한다. (Title) The watchman's rattle 책의 주장은 명료하다. 인류의 역사를 볼 때, 절멸에 가까운 파국이 생길 때는 패턴이 있다는 점이다.첫째, 어떤 문명이 성공에 도움되는 ..
스티글리츠의 '불평등의 대가'를 읽는 중이다. 상위 1%가 부를 독식하는 불평등이 요즘 미국에 만연해 있고, 그 실체와 원인에 대해 분석하는 흥미로운 내용이다.그중 나의 눈을 사로잡은 꼭지가 있어, 아직 책을 읽는 중이지만 따로 정리한다. 상위 1%가 독식체제를 공고히하기 위해 여러가지 방법을 사용하는데 그 중 하나가 선거다.많이 느끼지만, 내 표 하나가 세상을 바꾸지 못함을 알면서도 우리는 왜 투표를 하는가? 여러 관점이 있겠지만 스티글리츠는 '시민적 덕목'으로 설명한다.즉, 내가 투표를 안 하면 내 주위도 안하고, '우리'가 안하면 '그들'이 이기기 때문이다. 결국 요즘 선거는, 내가 이렇게 적절하니 나를 뽑으라는 켐페인보다도, 내 반대편이 투표를 안하도록 만드는게 더 효율적일 수 있다는 점이다.그래..
근래, 딱딱한 책을 많이 읽은지라, 좀 쉬어가려 집어든 책이다.클래식이나 서양미술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냥 보고 좋다 느끼는 정도지 체계적으로는 잘 정리가 안된다.서양미술사 관련한 책도 몇 번 읽은 적 있는데, 그 때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그래도 읽은 동안 마음이 풍성하고, 또 몇 개는 머릿속에 남으니 효율 없어도 이런식의 remind면 충분히 즐겁다. 논객 진중권은 알려진대로 미학자다.그가 쓴 미술사 책이니 논리적인 점이나, 학문적인 점에서 아쉽지는 않으리라 생각했다. 실제로 그랬다.최대한 쉽게 쓰려 노력한 점이 보였고, 가벼운 목적의 내겐 적당했다. 책의 컨셉 상, 각 챕터별로 중심 논문이나 저술을 기둥으로 저자의 살을 붙였다.그래도 적절한 문헌을 토대로 일관되게 적어, 통일감이 있다. 책이 중점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