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09/08 (18)
Inuit Blogged
시립 미술관에 다녀 왔습니다. 요즘 휴가철이라 사람이 좀 덜 할듯 해서 더운 날이지만 길을 나섰지요. 전에 클림트 보던 날처럼 사람 속에 묻히지는 않았는데, 점심 때 돌집 들렀다 갔더니 약간 붐볐습니다. 한시간만 빨랐어도 좀 더 쾌적했을지 모르겠네요. 르누아르는 그야 말로 인상파였습니다. 화가의 격정과 감정이 어떻게 전달되는지를 한 눈에 보여줬지요. 하지만 빛의 표현 자체가 후학의 방법론이 되어 버렸으니, 지금 시절에 보면 그다지 인상적이지는 않습니다. 당시에는 꽤 논란이었겠지만 말이죠. 어찌보면 인상파는 사진학의 프론티어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감각의 스냅샷을 인상으로 표현한 정황은 물론, 빛에 매우 민감해서 심상적 노출을 조절하여 오브제의 표현을 매우 다채롭게 가져갔으니 말입니다. 게다가 아웃포커싱으..
3일차는 빅 아일랜드에 갔습니다.빅 아일랜드는 이름 그대로 하와이지요. 오아후와는 다른 섬이기도 하고 거리도 꽤 되어 비행기로 가야 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놀러가 서울에 머물다가 제주도 가는 셈입니다. 온 가족이 아침 일찍 일어나 비행기 타고 바다를 건넜습니다. 도착 직전에 보이는 섬의 모습은 그야 말로 입이 딱 벌어집니다. 4000m가 넘는 산이 비행기 고도보다 높이 버티고 서 있는 그 위용과, 산 정상에서 해안까지 부드럽게 떨어지는 그 한 없는 경사는 정말 이채롭습니다. 빅 아일랜드의 또 다른 별명은 젊은 섬(young island)입니다. 풍광이 오아후랑은 또 다릅니다.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은 원시의 느낌이 곳곳에 가득합니다. 우리가 내린 곳은 섬의 동쪽 힐로(Hilo)입니다. 섬의 서쪽은 커피로..
태평양 한 가운데 있는 섬 하와이입니다. 어찌하여 이 곳에 사람이 살게 되었을까 생각하면 참 신기하지요. 항해술과 조선술도 없던 예전에, 저 망망대해에서 딱 이 섬으로 건너오기란 실을 던져 바늘귀 꿰듯 어려울텐데 말입니다. 정답은 폴리네시아 인들입니다. 섬이 많다는 뜻입니다. 흔히 언급되는 타히티, 피지, 사모아, 통가 등이 폴리네시아에 속하지요. 뉴질랜드의 마오리족도 마찬가지 입니다. 하와이는 고대 폴리네시아 인들이 이주해서 살던 섬이고, 11세기 경 타히티 인들이 대거 이주하면서 새로운 문화가 유입되어 하와이 만의 문화를 키워갔습니다. 그래서, 폴리네시아 각 섬들은 유사하면서 독특한 각기의 풍습을 발전시켜 갔지요. 이러한 폴리네시아 6개국을 한 자리에서 보도록 만든 곳이 오아후 섬의 폴리네시아 문화센..
보통, 하와이 다녀왔다고 하면서 정작 하와이는 밟지도 못하고 온다는 점을 알고 있나요?흔히 말하는 하와이는 주도(洲都) 호놀룰루가 있는 오아후 섬입니다. 앞서 말했듯, 오아후 섬은 하와이 제도의 경제 중심입니다. 하와이 인구를 130만명 보는데, 그 중 90만명이 사는 곳입니다. 그래서 오아후가 하와이를 대표하게 되지요. 그리고, 실제 하와이는 남동쪽에 위치한 가장 큰 섬의 이름입니다. 지금은 쉽게 큰 섬, 빅 아일랜드(big island)라 부릅니다. 와이키키의 기후는 매우 좋습니다. 사시사철 기온이 일정하면서 습하지 않습니다. 비가 와도 잠깐 오고 말지요. 전에 다이아몬드 헤드 올랐을 때도 비가 저 멀리 오는가 싶더니, 휙 지나가면 또 쨍쨍입니다. 이렇게 좋은 날씨는 오아후 섬 전체가 해당되는게 아니..
저녁 비행기 타고 밤 샌 후 도착해도 하와이는 아침 10시입니다. 시자적응에 최악인 상황입니다. 시차적응의 핵심은 첫 날이지요. 피곤하다고 오후에 한 숨 자면 계속 새벽에 깨고 다음 날 낮에 졸게 됩니다. 그러고나면 밤에 다시 잠을 설치게 마련이지요. 정신도 몽롱하고, 속은 부글부글 끓는 상태. 어디 허리라도 좀 뉘이면 좋겠다고 간절히 바라던 그 시점. 드디어 우리도 오후 세 시도 안 되어 호텔에 도착했습니다. 호텔은 생각보다 깨끗하고 위치도 좋습니다. 무엇보다 와이키키 해변이 한 눈에 보이는 풍광이 좋습니다. 짐 풀고, 간단히 씻고 나니 시간이 애매합니다. 저녁 먹기 전까지 아이들을 재미나게 해줘야 합니다. 아니면 삼손도 못 든 눈꺼풀과 싸워야 하지요.다행히 호텔 10층에 야외 수영장이 있습니다. 아이..
8시간 넘는 비행. 저는 긴 출장으로 피로가 극에 달해 몸살까지 앓은 상태고, 아이들은 장거리 비행에 익숙지 않아 지친 상태로 호놀룰루 공항에 내렸습니다.우리 가족을 맞아 준 레이(Lei).레이는 영화나 TV에서 하와이라면 꼭 나와 상투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 목에 걸면 그 진한 꽃향에 황홀하여 기절할 정도입니다. 열대 꽃의 향기가 숨막힐 듯 그윽하지요. 가장 먼저 간 곳은 바람산이라 불리우는 팔리 전망대(Pali Outlook)입니다. 이 곳은 역사와 지리 양 면에서 중요한 곳입니다. 우선, 하와이의 첫 왕 카메하메하가 마지막 전투를 벌인 곳입니다. 적군을 벼랑 밑으로 밀어냄으로서 하와이 제도를 통일했지요. 지리적으로는 항상 바람이 붑니다. 병풍의 틈새 같은 곳이라 바람이 사시사철 붑니다. 떨어진 왕자..
당신은, 왜 공부하십니까? 수학계의 노벨상이라는 필즈 상(fields medal)을 수상한 일본의 수학자 히로나카 씨의 명저입니다. 공부는 너무 당연히 해야 하는 일로 생각들하고, 다 이유는 있지만, 그래도 왜 공부해야 하냐 물으면 똑부러지게 그자리에서 대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히로나카씨는 잘라 말합니다. 공부는 지혜를 얻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지식은 왔다 가더라도 지혜는 남고, 그 지혜가 스스로를 인도하기 때문일겁니다. 그리고 그 지혜를 얻고자하는 목표도 개인적 꿈과 연결하면 의미가 크겠지요. 이렇게 목적을 명확히 한 후에 공부에 임한다면, 그 자세도 다르고 마음가짐도 다르겠지만 결정적으로 공부의 방법도 달라질겁니다. 수학 문제집 몇페이지를 푸는게 목적이 아니고, 방정식의 원리를 이해하는게 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