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09/08 (18)
Inuit Blogged
혹시 일기 쓰십니까? 블로그도 공개된 일기고, 트위터에는 매일이 아니라 아예 매 시간을 기록하는 분도 있지만, 아날로그 일기장에 일기 쓰는 분 계십니까? Multi-annual dairy3년 일기를 시작한지 벌써 1년하고도 두 달이 되었습니다. 3년 일기는 쉐아르님 소개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냥 일기랑 다른건, 짧막한 내용이지만 몇 년에 걸쳐 각 날짜별로 모아 본다는 점입니다. 신기하게도 매해 같은 날 비슷한 이야기가 있더군요. 여름엔 덥다, 가을엔 날씨 좋다, 명절엔 쉰다.. 무엇보다 작년, 재작년을 돌아보면서 내가 어떤 진전이 있었는지 반추해 볼 기회가 된다는 점이 참 좋습니다. 3년 일기 뿐 아니라, 제품 라인업 중 5년 일기, 10년 일기도 있는데 다 같은 효과입니다.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과 전진..
#1(딸과의 대화중) I: 시간 있어요가 영어로 뭐니?D: Do you have time?I: 그래 맞아. 그럼.. "Do you have the time?" 은 무슨 뜻일까?D: 음.. 음.... '시간이 더 있니'... ?혀 깨물고 '더' 란다. -_- #2 아이들 앞에서도 저희 부부는 가벼운 허깅이나 뽀뽀가 자연스럽습니다. 어느 날 종종 그러듯 아내가 제 무릎에 앉아 있었습니다. 아들 달려와 하는 말."와.. 동생 낳으려구요?"휴.. 순진한 아들아, 아이는 그렇게 나오지 않는단다..;;; #3D: 아빠, 여자귀신이 영어로 뭔지 알아요?I: 응? 뭘까.. -_-aD: Ghostess예요! ^_^음.. mistress, countess, hostess, princess 등등.. 맞구나. -_- #4(만..
어떤 관점으로 보면, 여행은 그야 말로 '사서 고생'이지요. 돈 내고 고생을 자처하니까요. 대개, 여행 떠나기 전에는 온통 미사여구가 주는 환상에 취해 있습니다. 하지만 낯선 그 곳에 떨어지면 냉정한 현실만 존재하지요. 예컨대, 당장 공항에 내린 후 어디서 택시나 지하철을 타는지, 택시를 타면 목적지까지 가자고 어떻게 소통을 할지, 가는 동안 제대로 가고 있는지 아니면 어딘가로 끌려가지는 않는지, 혹은 바가지 쓰지는 않을지. 호텔만 해도, '소박하고 정감있는 목조형 5층'이 알고보면 여인숙 수준이라든지. 식당에 호기롭게 갔는데 메뉴가 온통 외계어인데다가 그림도 없고 종업원은 영어를 한마디도 못하는 경우에 가격 보고 '로또' 돌리는건 어떤가요. 짐승의 눈알만 안나오길 기도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
어느 토요일, 가족이 함께 외출하게 되었습니다. 딸 아이는 친구와 만나기로 했던 약속을 취소해야 했지요. 못 나간다고 문자를 보내고 가볍게 따라 나섭니다. 전 놀랐습니다. I: 그게 다니? D: 네. I: 전화 해야지? 나중에 보자고. D: 문자 보냈으니 됐어요.들어보니 딸아이 친구들도 다 그런답니다. 요즘 아이들 쿨한 소통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도 될 일이지만, 전 차근차근 설명합니다.문자는 전화 통화가 어렵거나, 이미 이야기된 일을 확인하거나, 매우 간단한 메시지를 보낼 때 쓰는 거란다. 혹시나 무슨 일로 문자를 확인하지 못해서 약속을 미룬걸 모르면 친구는 엄청나게 실망하게 되잖아. 약속의 취소나 변경은 반드시 통화를 해야하고, 못 하게 되면최소한 답문자 확인을 해야 네 할 일을 다 한 거란다.사..
오그라드는 설정, 의지를 거스른 눈물, 비실감 스펙타클, 평단의 외면 속 흥행의 성공. 완벽해. 나의 별 세개 영화.
회사에 출장이 많은지라 HR팀에서 가이드를 공지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파악된 사실들을 정리해 봅니다. 의외로 신종 플루에 대해 정확한 정보 없이 과도하게 무시하거나 과도하게 공포를 느끼는 분이 많더군요. 현황신종 플루는 추워지면 전염력이 증강됨. 피해가 컸던남미는 지금까지 겨울이었고, 북반구는 이제부터 본 게임에 들어가게 됨. 8/19일 하루 확진 108명으로 국내 처음 일일 발병 100명 돌파. WHO는 2009년 6월 11일 H1N1을 최고 단계인 판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성)으로 분류 약타미플루는 예방약이 아니고 치료약임. 미리 먹어도 소용 없음. 타미플루의 부작용이 심각함. 구토나 악몽 등 소지가 있고, 일본에서는 환각으로 자살까지 이르렀다는 믿기 어려운 소식도 있음. 타미플루는 로슈..
의대생이 각지의 뇌과학 고수를 찾아다니며, 그들의 독특한 사유를 정리한다. 그리고 철학과 컨템포러리 문화를 접목해서 경쾌하고 발랄하게 전개해 나간다. 이 정도면 책의 컨셉치고는 꽤 괜찮지요. 서점에서 들척이며 직접 내용보고 고른 책입니다. 온라인 서점에서는 꽤 자주 실패하지만, 왠만해서 오프라인 선택을 실패한적은 없지요. 하지만, 이 책이 바로 그 대표적 실패작입니다. (원제) The three pound enigma: The human brain and the quest to unlock its mysteries 소재가 나쁘냐, 그렇지 않습니다. 뇌수술실의 모습기억상실증의식의 작용수면의 생리학다중인격 또는 빙의신경윤리학초월현상이런 내용들을 포괄합니다.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하냐 그렇지 않습니다. 내용에..
지금까지 시각적 인상을 위주로 하와이에서의 며칠을 적었습니다. 그냥 마무리하기 아쉬운 점은, 연대기 순으로 적다보니 하와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그 미묘한 느낌을 잘 살리지 못한듯 해서입니다. 그래서 번외편으로 마지막 글 하나를 더 적습니다. 하와이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제목처럼 '무지개 낙원(rainbow paradise)'입니다. 하와이는 말만 미국 땅이지, 백인의 비율이 40%정도 밖에 안 됩니다. 나머지는 일본인이 25%, 기타 원주민과 필리핀, 동양 그리고 혼혈입니다. 한국인도 2%나 되며 무시 못할 소수집단이지요. 이들 모두가 스펙트럼처럼 어울려 살기에 하와이는 무지개입니다. 빅 아일랜드 동쪽 힐로 지역 같은 경우, 동양계가 자리잡고 텃세를 부릴 정도로 본토와 사뭇 다른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
매일 늦게 들어와 곯아떨어지기 바쁜 일정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파일 정리를 위해 그간 찍은 사진을 보니 아이들 보다 풍경이 더 많습니다. 아이들 표정도 작년 제주도 여행보다도 덜 밝습니다. 피곤한 채 온종일 이리저리 다녀서 그렇습니다. 가이드 여행이 항상 그렇지만, 바삐 돌아다니며 출석부만 체크한게 아닌가 반성합니다. 새벽에 불끈 이래선 안 되겠다 생각합니다. 식구들이 피곤해서 가볍게 쉬려던 마지막 날 일정은 그렇게 불현듯 바뀌었습니다. 저는 당장 컨시어지를 찾아 내려 갔습니다. 매일 늦게 들어오느라 못 빌린 렌트카를 청했습니다. 당일 렌트카란 거의 불가능하다는걸 알지만 그래도 한번 꼭 찾아달라고 했습니다. 고개를 가로 젓던 컨시어지 아줌마, 깜짝 놀랍니다. 차 있대요. 이런 일 거의 처음이네요.'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