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2013/03 (11)
Inuit Blogged
제목만 에러다. 책을 덮으며 든 느낌이 딱 이랬다.잘 알려진 스페인 여행서의 아류작스러운 이 책은, 제목만 경망스럽다. 그러나, 내용은 만족스럽다. 내가 책을 읽으면 하는 몇 가지 일이 있다. 책 DB에 status를 다 읽음으로 바꾸고 별점을 입력한다. 그리고 간단한 인상 평을 적고, 주말에 좀 긴 리뷰를 적는다. 이 별점 시스템에서 5점 만점을 받는 책은 1년에 한 두권이니 대개 실제적 만점은 별 네개가 최고다. 그냥 괜찮은 책은 별 셋.이 책은 주저없이 별 넷이다. 내가 생각하는 여행 책의 미덕을 모두 갖췄다. 제일 중요한 것은 당연히 현지에 대한 정확한 정보다. 하지만, 일반 가이드북이 반복하는 테마와 카테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그냥 낙제점이다. 그럴 바에는 건조한 가이드북이 낫다. 이런 ..
요즘 '딸 건축가 만들기' 시리즈가 지인 및 구독자분들로부터 잔잔한 공감을 불러 일으키는 듯하다.그러다보니 종종, 아들은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는가 하는 질문을 받기도 한다.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학교 성적에 크게 연연하지 않는 집안 분위기를 고려하면, 아들은 착실히 전인교육을 밟아가는 중이다.특히, 운동과 독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교육방침에 따라, 건강히 잘 놀고 책 많이 읽고 생각 많이 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특히 어려서부터 내가 읽는 어른 책을 같이 읽게 하여 왠만한 직장인 부럽지 않은 독서량은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되리라고 믿고 있다.다만, 어려서부터 영어를 좋아하지 않아 영어가 약한 것이 아들의 취약지구다.그전에는 그냥 두었는데,중학생이 되고 나니 이 부분에 대한 심대..
용기를 줄 때 흔히 사용하는 스토리."예전 중세 사람들은 저 바다의 끝은 절벽과 같은 낭떠러지가 있다고 믿었으나, 콜룸부스는 그 말에 의문을 품고 바다를 건너 신대륙을 발견했다." 그럼 이 말은 어떤가?"지레의 원리를 발견한 아르키메데스는 말했다. 나에게 충분히 긴 장대와 지지점만 다오. 지구도 들어올릴 수 있을테니." 그리스 시절의 아르키메데스는 분명히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지구의 모습을 염두에 두고 말을 한 것 같은데, 과연 그 후대인 중세 사람들은 정말로 지리에 무지렁했을까? 옛 지도에 담긴 중세인의 우주관(Title) Medieval views of the cosmos 결론부터 말하면 답은 아니오다. 이미 그리스 시절에 지구의 모습이 구형일 것이라는 과학적 추론이 있었다. 북쪽에서 보이는 별자리..
다섯 번째 답사 여정은 국립현대미술관이다. 건축가 김태수의 작품으로, 두가지 포인트가 관심이었다.첫째,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조화를 중시한 건축가의 이념.둘째, 당시 위세 등등한 스폰서였던 군부의 위세에도 눌리지 않은 당당함. 둘째 관련해서 전해지는 에피소드가 있었다.김태수 건축가가 선정되어 설계안이 나왔을 때, 정부관계자가 주장했다."국립미술관인데, 좀 더 한국적인 색채가 들어가야 하지 않겠소? 팔각정을 얹는게 어떻겠소?""지금 저게 한국적인 디자인입니다. 그리고 팔각정이 조선적인 요소지 어째 한국적이란 말입니까?" 그래 그거다. 한국적이라하면 왜 고전미만 생각하는지.그 당당함이 좋았다.재미건축가였기에 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현대미술관은 건물 자체도 좋았지만, 내부에 빼곡한 미술품들의 창의가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