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日常111

Nunsense 근 1년 만에, 딸과 둘 만의 데이트를 했습니다. 점심은, 귀한 분과 정말 의미있는 이야기를 나눴지요. 둘 다 충만한 기분으로 대학로로 향했습니다. 이제 방학도 끝나가는데 기억날만한 시간을 만들어 주려고 뮤지컬을 예약해 놓았지요. 넌센스는 그 유명세에 걸맞게 재미 있었습니다. 다섯 수녀 역의 배우분들도 다 노래와 연기가 훌륭했습니다. 다만, 91년부터 이어져온 공연이, 초기의 대형 뮤지컬에서 소극장의 상설공연으로 바뀐 것이 쇠락하는 컨텐츠의 수명주기를 보는 기분은 들었습니다. 그래도, 오붓한 공간에서의 뮤지컬은 매우 특별한 경험임에는 틀림없었지요. 딸 아이도 한가득 만족했고, 저는 아들도 데려왔으면 하는 생각이 살짝 들만큼 좋았습니다. 공연 끝나고는 터키 음식점에 갔습니다. 이태원 때와는 또 다른 풍미가.. 2010. 8. 8.
빗속의 놀이공원 출장 다녀온 직후. 항상 마음으로 성원해주는 가족에게, 그만큼 잘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가득입니다. 아침부터 비가 오락가락하니, 놀이공원이 생각납니다. 사람이 붐비지 않아 좋을듯 합니다. 연간회원을 수년간 해온지라, 애들이 제 동네처럼 지리에 훤한 정도입니다. 그래서 놀이공원에서 특별히 무얼하려는 것보다, 잘 차린 공원가듯 소일가는게 저희 가족 컨셉입니다. 생각보다는 사람이 많았지만, 평소보다야 훨씬 적습니다. 오랫만에 사파리를 갔는데, 5분도 안 기다립니다. 어린왕자에 나오는 사막여우나, 손오공의 모티브가 된 황금원숭이 등등 새로 볼만한 볼거리가 있더군요. 무엇보다 즐거운 시간은 맥주. 이곳 맥주는 독일 맥주 안부럽게 제대로 맛을 냅니다. 맥주 한잔 하는 이 시간이 세상 무엇보다 값집니다. 비가 .. 2010. 7. 12.
父情子情 아이는 아빠 시계 낡았다고, 거금을 털고, 아비는 용돈 아껴 아들 좋아하는 유니폼 사고. 닮았다. 2010. 4. 23.
A memo from hospital #1아파도 큰 내색 안하는 아들. 이틀전부터 간간히 배 아프다 하더니, 놀랍게도 맹장이 터졌다. #2보통 맹장수술에 비해, 터진 경우에 생길 수 있는 다양한 합병증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이어서 수술동의서에 서명하라는데 머리가 하얘졌다. #3엄마가 짐 챙기러 간 새, 들어가게 된 수술실. 눈물 안 보이려 깜빡깜빡이는 아이 모습을 보고 내가 그만 울어 버렸다. #4계속 농담하고 장난치고 지분거려 주다가, 막상 수술실 앞에서 가장 심각한 얼굴로 인사한 바보 아빠. '인생은 아름다워'의 위대한 부성애에는 한참 멀었다. #5내내 의연하다가 수술실 상황이 안 보이는게 싫다던 아이. 양복주머니에 꽂아놓고 간 안경을 보니 가슴이 서늘하다. 앉기도 서기도 힘들어 잠시 나가 무작정 걸었다. #6자식 귀히 여기는거야 모든.. 2010. 3. 12.
태양의 아들 잉카 展 국립중앙박물관 특별기획전인 '태양의 아들 잉카'전에 다녀왔습니다. 페루의 모든 고대문명의 국보급 유물이 망라된 귀한 전시회입니다. Cuzco, cuszo쿠스코는 세계의 배꼽을 뜻한다고 합니다. 잉카제국의 수도 쿠스코는 안데스 세계를 제패하고 절대 평화를 이룬 잉카인의 자부심이 표현된 도시입니다. 실제 도시 자체를 퓨마 형상을 본따 만들 정도로 발달한 문명이었습니다. Pre-Inca 저도 이번에 가서 배운 사실이 있습니다. 페루의 고대문명이 전부 잉카라고 생각했는데, 정확히는 스페인에 의해 멸망하기 직전 100년간만 잉카라는 이름의 제국이 존재했습니다. 그 전은 프리-잉카 문명인 셈이지요.다만, 태양을 섬기는 문명적 특색을 공유하고, 4개 지역 연맹으로서의 잉카 제국의 선대 문화가 지역안에 머무른 이유로 .. 2010. 3. 7.
돈으로 산 회장 #D-day, evening 오늘, 초등생 우리 아들의 회장 선거날입니다. #D-32학년 때부터 매년 회장을 놓치지 않은 유세의 달인-_- 인 아들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사코 회장 선거 나가는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입니다.회장 자체보다는 경험을 중시하는 저인지라, 마음이 다급해집니다.I: 이번에 회장 되면 아빠가 큰거 하나 쏜다!S: 정말? +_+ 아이는 다시 힘을 내어 회장 선거 출마로 급선회했습니다. #D-2이번 유세에 사용한 커뮤니케이션 스킬은 제법 많습니다. 대중과 순차적으로 눈 맞추기 (eye contact) 처음과 끝 부분에 이름을 또박또박 넣어 투표로 연결시키기 네가지 공약을 손가락으로 진행시키면서 이야기의 흐름을 잘 쫓아오게 만들기 주요 연설 포인트를 교실 사물에 숨겨놓는 로마의 기둥 .. 2010. 3.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