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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참 눈에 띄는 제목만큼이나 독특한 책이다. 책의 구성은 이렇다. 인생의 여섯가지 주제에 대해 다루는데, 모든 문장이 인용이다.아마 쉽게 와닿지 않을 것이다.샘플 한 페이지를 보자.즉, 모든 문장이 인문학적 명사들의 언급을 인용하여 짜깁기한 것이다.그래서 묘하다.같은 주제에 대해 미묘한 파열과, 다른 인물간의 기묘한 화음이 어우러져 있다. 각 챕터별, 인용으로 이뤄진 도입부를 지나면 둘째 섹션으로 간다.여기는 명사 인용에 대한 엘리엇의 패러디 형식이다.도입부가 편저자 엘리엇 부의 육성을 삼가고 큐레이션으로 의도를 전했다면, 둘째 섹션은 좀더 직접적으로 개입한다.언어유희적 댓글 같지만, 그 수준은 결코 만만치 않다.인문학, 철학적 소양 위에, 영어의 어감을 충분히 살린 말 뒤틀기와 의미 꼬기는 그 자체로 읽..
인간처럼 이해하기 어려운 존재가 있을까?그런데, 왜 어려울까?가장 큰 이유는 본성과 자유의지의 임의적 조합 때문일 것이다. (Title) Social atom 종교, 철학 그리고 사회과학의 역사는, 어찌보면 인간을 이해하기 위한 무수한 시도의 기록이다.20세기까지는 경제학에서 정의하는 합리적 존재(rational being)이 인간상을 규정해 왔다.모든 사람은 개인의 이기심을 충족하기 위해 움직인다는 가정이다.예컨대, 합리적 인간상에서는 자선 역시 자기충족적 보상이 전제된 이기적 행동으로 본다.또한, 범주를 확대하면 공동체를 위한 이타적 자기희생 역시, 종의 보존을 위한 유전자의 이기심으로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근년 들어 그 가정은 폐기 또는 전폭적 수정을 거치게 된다.이미 1970년대에 사이먼이 주창..
"우와, 이거 봐." 딸과 함께 건축에 대한 책을 고르러 서점에 갔을 때, 부녀는 거의 동시에 탄성을 질렀다.그도 그럴 것이, 우리 부녀의 여정과 매우 닮은 컨셉의 책이니 말이다. 주저없이 구매를 했다.그리고 읽어보니 사실, 딸과 함께 건축여행을 다닌다는 전제만 닮았다. 이 집은 아버지가 건축을 했다. 난 공부를 돕고 지지할 뿐이다.이 집 딸은 의류에 관심이 있다. 우리 딸은 건축이 관심이다.이 아버지는 건축을 접고 택시를 몰며 글을 쓴다.난 회사 경영을 하며 글을 쓰고 건축을 공부하러 다니고 있다. 저자 이용재의 말솜씨는 탁월하다.건축은 물론이고, 한국의 역사와 근방의 지리, 그리고 건축가의 은원까지 꿰어나가는 해박함이 우선 돋보인다.그리고 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도 쫀쫀하다.딸과 티격거리며 수다를..
기분좋게 속았다. 요즘 제목에 속은 책이 몇 권 있었다. 이 책도 제목에 낚인 셈이다. 왜냐면 딸과 부석사 가기 며칠전 급히 구매했기 때문이다. 저술가 서현의 브랜드 파워를 일단 믿었고, 뭐가 됐든간에 부석사에 대한 전문적 정보가 필요했다. 하지만 이 책은 부석사 매뉴얼이 아니다. 그보다 범위가 넓고, 깊다. 우리 전통건축 생김새의 필연적 비밀을 파헤치는 과학적 프레임웍을 제시한다. 바꿔 말하면 내가 홀딱 반하는 류의 책이다. 내 사고의 기둥을 세우는 책. 그런면에서, 기분좋게 속았다. 딸 사주고 나서 책을 몇장 들쳐보다가, 바로 내방으로 가져왔고, 휴일 일정을 바꿔 읽고, 새벽까지 끝을 보고서야 잘 수 있었다. 오랫만이다. 책을 더 보고 싶어 잠을 물린 기억은.. 자연의 모습은 아름답다. 멋을 부리려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