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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여행의 진미 중 하나는 단연 음식입니다. 제 블로그에도 음식에 관련한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상의 음식은 허기를 채우고 기운을 돋우는 에너자이저의 역할입니다만, 여행 중 음식은 그 나라의 문화와 역사, 기질이 다 담긴 경험의 압축판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가끔은 여행하기 위해 먹기 보다 맛보기 위해 여행하는 것도 나름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실제로 그렇게 산 사람이 있었네요. 세계 맛보기에 단지 일가견 있을 뿐 아니라, 중독적으로 탐닉하는 저자는 누구나 꿈에 그릴만한 맛 여행을 글로 적습니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예상되는 책과는 좀 다릅니다. 우선 많은 음식, 다양하게 커버하겠다는 욕심을 버렸습니다. 파리, 바르셀로나, 런던 등을 제외하면 책의 2/3는 이탈리아 음식입니다. 넓이를 포기하는..
아픈자를 벌하지 않듯, 악한자를 불쌍히 여겨라. Christian terminology 얼마전 본문비평학의 렌즈로 본 기독교 용어라는 글에서, 다소 풍자적인 제 나름대로의 해석을 정리해 본 바 있습니다. Leveraging 이 글에 @paperrosess님이 흥미로운 댓글을 트윗해주셨습니다. 선지자의 역할에 주목한 것이지요. 이에 떠오르는 생각이 많았지만, 바쁜 날들인지라 간단히 정리하고 후일을 기약했더랬습니다. No-tit-for-tat 과연 종교의 기능은 무엇일까요. 돼지를 먹지 말라거나, 피를 뺀 양을 먹는다거나, 소를 건드리지 말라는 등 지역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율법을 제외하면, 오래가는 종교의 가르침은 대동소이하고 글로벌 감각을 보유합니다. 이슬람이야 유대교의 분파이니 같다 쳐도, 공자나 묵..
스토리는 인간을 이해하는 중요한 열쇠입니다. 저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배우고 익혔습니다. 인간에게 스토리는 소통 뿐 아니라, 그 자체로 실존이기 때문입니다. (원제) The element of persuasion 이 책은 좀 더 구조적으로 접근합니다. 스토리를 비즈니스에 활용한 다양한 사례를 곁들입니다만, 이러한 사례는 여러책에 많이 소개되어 있기에 큰 매력은 없습니다. 가장 큰 장점이자 유일한 장점은 스토리의 뼈대를 정의해본 것입니다. 다음 다섯가지입니다. 열정 (Passion): 흥을 돋구고 에너지를 끌어올림. 영웅 (Hero): 청중에게 관점을 부여하는 역할. 동일시의 대상 악당 (Antagonist): 이야기에 생동감을 불러일으키는 역할. '악역'이 맞는 번역임. 악마(devil)까지..
이번 출장은 그나마 난이도가 참 낮은 출장입니다. 저는 꽃놀이 출장이라 하지요. 파트너사 주최로 열리는 업계 컨퍼런스입니다. 가치사슬상의 한 회사씩 발표를 합니다. 디바이스 회사 대표로 저희 회사가 뽑힌건 분명 좋은데, 대표이사 대신 제가 발표를 해야 하는건 별로 안 좋습니다. -_- 이래저래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아니니까요. 1. 자료 준비 영업팀에서 보내온 발표자료의 드래프트를 보니, 나름 꼼꼼히 잘 만들어져 있는데 참 딱딱합니다. 꼼꼼히 볼 시간도 없는 상황인데 고칠 시간은 더더욱 난망입니다. 이대로는 발표하긴 어려워, 화장을 했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이 작성한 슬라이드 검수할 때, 농담삼아 부르는 이름이 있습니다. PT 자료를 통째로 바꾸는 건 정형수술, 스토리라인의 골격은 그대로 두고 도표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