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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한참 걷다 화장실도 가고 싶고 목도 말라 광장 카페에 자리를 잡습니다. 유럽 어느 광장에 있어도 행복도가 +5 상승하는데요. 광장의 매력 같습니다. 탁 트여 사람이 모이고 만나고 다시 흩어지는 전통의 플랫폼. 플랫폼이 그렇듯 광장은 사람을 유인하는 요소가 있지요. 랜드마크 건물이거나 분수, 동상, 탑 같은. 어트랙션의 나머지를 채우는건 사용자입니다. 이 날은 지독히 못부르는 가수가 저 편에서 노래를 합니다. 그래도 너무 멀어 소리가 가물거리니 나쁘지 않습니다. 카페에서 바람을 쐬며 상그리아를 마시니 올라간 체온도 식고 팍팍해진 다리도 쉬어서 좋습니다. 카페 주인같은 여성은 영어를 잘하는데 일하시는 할머니는 영어를 못하십니다. 그럼에도 화장실에 가려고 하니까 몸짓으로 위치 알려주시고 남녀 공용이라 누가 있..
여행 마지막 날. 원래 날씨나 돌발상황으로 놓칠 곳을 보충하려 예비로 빼둔 날입니다. 하지만 예정해둔 여행 포인트는 대부분 클리어한 상태. 오비두스(obidus)를 갈까도 생각했었습니다. 진자(ginja) 또는 진지냐(ginjinha)라 불리우는 체리주가 유명합니다. 하도 이뻐서 왕비에게 선물로 준 마을이라 왕비마을이라는 별칭도 마음을 끕니다. 가보면 좋긴 하지만, 여행의 말미에 장거리 여행이 약간 부담스러울듯도 하여 리스본 시내에서 놀기로 했습니다. 뭐하지? 식구들과 간단히 이야기해 본 후, 오늘 일정은 고공 테마로 정했습니다. 리스본은 도시 경관이 수려합니다. 도시 안에서 봐도 이쁘지만 위에서 보는 풍경은 절경이지요. 먼저 소피아 전망대에서 시내를 보고, 비센테 성당을 지나 알파마를 크게 돌고, 제가..
짐 찾기전 마지막으로 포르투 시내를 작게 한바퀴 돕니다. 보아도 보아도 질리지 않는 풍경을 암기하듯 눈에 넣습니다. 관심 없어 안간 명소인 맥도널드 임페리얼 점도 들러봤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우아한 맥도널드 점"이란 칭호를 가진 곳입니다. 인테리어가 고급지긴 하지만, 맥도널드는 맥도널드지 어디 가겠습니까. 그래도 누가 만들었는지 관광 마케팅에는 쓸만한 캐치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짐을 찾은 후 시간 여유가 좀 있습니다. 일단 역에 가서 간단히 저녁을 먹기로 했습니다. 우버를 타고 가는데 포르투갈 우버 기사는 다들 왜 그리 잘생겼는지, 이분도 영화배우 느낌이 납니다. 저는 브라질 살다 왔어요. 아 그래요. 적응 잘돼요? 차가 새거라 훌륭해요.회사차인걸요. 뭐 이런 이야기를 하며 가는데, 아저씨가 "근데 역..
와이너리가 있는 가이아 지역은 구경하며 쉬엄쉬엄 걸어갈 순 있지만, 되짚어 걸어오긴 먼 거리라 우버를 탔습니다. 우버 기사 만나면 수다를 많이 떠는데, 현지 정서를 알기 제일 좋은 시간입니다. "포르투FC 좋아해요?" -포르투 버전 "어느 팀 응원해요, 벤피카? 스포르팅?" -리스본 버전 로컬사람과 대화할 때 급속도로 친해지는 마법의 질문입니다. 포르투갈은 축구의 나라고, 리스본과 포르투는 매우 자부심 강한 축구의 도시기 때문입니다. 포르투갈이 축구에 흠뻑 빠진 이유가 독재자 살라자르 정권 시절 국민의 관심을 돌리려 3F(Futebol, Fado, Fatima) 정책을 펼쳤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정책 없는 다른 라틴계 나라도 축구에 미쳐있는걸 보면, 이용했을망정 조성한건 아닌성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