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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매주 수요일 아침에는 신규사업에 대해 사장님 주재의 주간 회의가 있다. 어차피 지휘봉을 주셨으니 능동적으로, 주체적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 시간만큼은 디펜스가 중요하다. 매번 그간의 progress라는 쉴드를 두르고 나가지만 난상토의에 의해 쉴드가 상하게 마련이다. 그나마 아직까지 본체가 손상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지만.. 내일은 어째 쉴드가 약한 것이, 내상을 입을 조짐이다. -_- 성기사가 나타나서 aura를 걸어주든지, 사이언스 베슬의 디펜시브 매트릭스라도 지원 받았으면 좋겠다. ('' ) ( '') 아무것도 안보이는군. 그냥 스스로 해결하자..
하는 일이 그래서인지 늘 커뮤니케이션의 대상은 사장님이나 이사님이 대부분이다. 몇주전에 깜짝 놀란 것이, 임원과 이야기할 때 쓰는 어휘가 나도 모르는 새 다르다는 것이다. 어떻게 알았냐면, 똑같은 이야기를 임원에게 하고 5분후 같은팀 후배 과장에게 할때 알게 되었다. 아는사람은 다 알지만, 내 성격상 '하늘같이 높으신 뜻.. 딸랑딸랑~' 뭐 이런 아부를 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쓰는 단어나 표현의 완곡함이 거의 궁중언어 수준이다. -_- 몇개만 예를 들면.. ~하는 것은 부작용이 예상된다. -> 해보나마나 별볼일 없다. ~수익이 제한적일 듯 하다. -> 이문이 안남는다.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 당장은 손떼겠다.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 개나소나 다 뛰어드는 상황이다. ~긍정적 측면과..
제가 며칠전부터 신사업팀으로 조직이 변경되면서 내부관련한 기획일을 하지 않게 되었지요. 가장 큰 차이점은, 몸은 조금 편하되 마음은 엄청나게 무겁다는 점입니다. 어찌보면 내부 기획일은 답이 정해져 있고 그 답을 최적의 길로 채워넣는 성향이 많습니다. 이 경우 농업적 근면성으로 커버가 가능하고 결과도 착착 잘 나와서 하는 사람도 신나고 보는 사람도 신이 나지요. 그런데, 신규사업은 정확히 반대로 유목적 수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평소에 노는 것 같아도 결국 먹거리를 찾아오면 만사 오케이이고, 아무리 열심히 주변을 정찰하고 덫을 놓고 고생을 해도 결국 토끼 한마리 못잡으면 장사 공치는 것입니다. 으.. 글을 쓰다보니 점점 죄어오는 압박감..
다음주 월요일부터 회사 조직변경이 있다. 원래 나의 메인잡은 신규사업인데 그동안 갖가지 경영관련 내부일에 매어 있다보니 성과가 없다고 -_- 기획본부에서 빠져서 별도의 CEO 직속 신사업팀 팀장이 되었다. (이름도 참 길구나.) 말이 팀장이지 아직 팀원은 없다. -_-v (그나마 원래는 팀원이 있는 팀장이었는데 어찌보면 좌천일수도..) 그래도 사장님은 마음으로는 본부장급이라고 생각하고 소신있게 -_- 창조적이고 -_-;; 진취적으로 >.< 일하라고 말씀하신다. (립서비스이시지만 그래도 격려는 조금 된다.) 신규 사업하는 사람이 집에만 있어서 앉은뱅이처럼 일한다고 몇번을 구박받고 부랴부랴 독일 출장건을 올려서 다다음주 일단 독일로 망명을 할 작정이다. 오늘과 내일은 잠실의 IT 컨퍼런스로 도피해 있다. (..
오늘 과학기술회관에서 있었던 "BLU 기술동향 세미나"에 갔었습니다. 삼성전자 LCD 연구소에서 네명이 나와 각각 두시간씩 진행을 했지요. 평소에 사업관련하여 볼 때는 LCD 모듈을 그냥 그림나오는 판때기 -_-로 생각하고 주변과 그리고 세상과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해서만 고민을 했는데, 오늘은 마이크로스코픽하게 모듈 내부에 대해 자세히 공부하는 시간이 되어 재미있었습니다. 의외였던 것은, 그냥 TFT 뒤에서 불만 켜면 되려니 생각했던 것과 다르게 좋은 제품을 위해서 빛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 엔지니어들의 세계를 본 것입니다. 물론 어느 제품이나 최고의 품질을 위해 별별 노력을 다하지만, 단순히 형광등만 켜서 되는 것이 아니라 빛을 꺾고 골고루 분산 시키기 위한 희한한 장치들이 많더군요..
얼마전 후배와의 술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그 후배는 S전자의 D사업부에 다니는 H군이다. -_-) 출근길에 라디오를 듣는데, '샐러리맨이란 사실상 현대판 농노'라는 소리가 나왔단다. 그 순간 생각해보니, 한무리의 사람은 이씨 집안을, 다른 한무리는 정씨 집안, 또 그만큼의 사람들은 구씨+허씨를 위해 일하는 농노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 느낌이 어찌나 강렬한지 H군은 "매트릭스적"인 깨달음이었다고 한다.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며 작은 일에 울고 웃으며 평범속에 행복을 꿈꾸면서 살다가 어느날 파란약 (빨간약인지도 모르겠다)을 먹고 나서보니 거대한 시스템안에서 에너지를 빨리며 시스템이 주는 달콤한 영상에 취해있던 자신을 발견하는.. 매트릭스적 깨달음. S전자의 특성이 더더욱 그런 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