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늦게 들어와 곯아떨어지기 바쁜 일정입니다. 새벽에 일어나 파일 정리를 위해 그간 찍은 사진을 보니 아이들 보다 풍경이 더 많습니다. 아이들 표정도 작년 제주도 여행보다도 덜 밝습니다. 피곤한 채 온종일 이리저리 다녀서 그렇습니다. 가이드 여행이 항상 그렇지만, 바삐 돌아다니며 출석부만 체크한게 아닌가 반성합니다.  

새벽에 불끈 이래선 안 되겠다 생각합니다. 식구들이 피곤해서 가볍게 쉬려던 마지막 날 일정은 그렇게 불현듯 바뀌었습니다. 저는 당장 컨시어지를 찾아 내려 갔습니다. 매일 늦게 들어오느라 못 빌린 렌트카를 청했습니다. 당일 렌트카란 거의 불가능하다는걸 알지만 그래도 한번 꼭 찾아달라고 했습니다. 고개를 가로 젓던 컨시어지 아줌마, 깜짝 놀랍니다.
차 있대요. 이런 일 거의 처음이네요.
'고맙다, 당신은 행운의 레이디다' 뭐 이런 진심어린 감사를 하면서 수다를 떨다보니, 하와이 원주민이라고 생각했던 그 분이 한국인 3세였습니다. 운인지 음덕인지 아무튼 고마운 분입니다. (팁 드린다는걸 너무 좋아하다가 그만 까먹었습니다. -_-)
원래 계획은 차로 곧장 북해안까지 가서 간단히 새우 점심을 먹고, 호젓한 해변에서 아이들 해수욕을 할 작정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동쪽으로 기분 좋게 룰루랄라 달리는데 왠걸, 하나우마 베이가 열렸습니다.

보충 설명을 하자면, 하나우마 베이는 스노클링의 최고 스팟입니다. 물이 맑고 해양 생물이 많습니다. 문제는 아침 일찍 가지 않으면 사람이 꽉 차서 못들어갑니다. 차 빌리느라 출발이 워낙 늦어 생각도 안했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었습니다. 너무 늦은 관계로 열렸거든요. 대개 아침에 갔던 사람들이 일부 나와서 정오 넘어 다시 열릴 때가 있습니다.

매표소에서 표를 끊고 내려다 본 하나우마 베이. 정말 눈을 의심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만입니다.
그런데 파도가 완전 동심원입니다. 어째 어제 본 분화구가 생각납니다. 하나우마 베이는 자연보호를 위해 시청각 교육을 마쳐야 들어갈 수 있습니다. 동영상을 보니 역시, 바닷가 분화구가 한 쪽이 허물어지면서 만이 된 모양입니다. 그래서 다른 만과 달리 매우 동그란 호입니다.

한참을 기다리고, 시청각 교육까지 마치고 내려간 바닷가.
뭐라 말하기 어렵게 아름답습니다.
와이키키는 여기에 비하면 그냥 도심의 평범한 수영장에 불과합니다.
한참을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놀았습니다.
아마 처음부터 예정하고 먹을 것 마실 것을 가져갔다면 더 놀았을겁니다.

밥먹고 남은 시간에 탄탈루스 언덕을 올랐습니다.
다이아몬드 헤드 다음의 풍경을 자랑하는 곳입니다. 시내가 한 눈에 보여 정말 시원한 장관입니다. 다만, 주변이 좀 지저분하고 꺼림칙해서 잠깐 보고 다시 내려왔습니다. 다음날 가이드에게 탄탈루스 다녀온 이야기를 하니 깜짝 놀랍니다. 예전에는 정규 투어 코스였는데 2년 전쯤 베트남 운전사가 총격으로 죽은 이후에 아무도 안가는 버려진 곳이랍니다. 알았으면 못가게 말렸을거라고 야단이더군요. 이 글 보고 하와이 여정 연구하시는 분은 탄탈루스 생략하셔도 좋습니다.

밤에는 근처의 와이켈레 아웃렛에 구경을 갔습니다.
간 김에 종종 하는 우리 아이들 미션 들어갑니다.
영어로 물건 사오기 시켰지요. 손발을 썼는지 뭔 말을 했는지 아무튼 씩씩하게 잘도 사옵니다.

가족들이 입을 모아 여행 통틀어서 가장 재미있었다는 하루.
역시 여행은 자유롭게 발가는대로 리듬감있게 움직이는게 최고란 사실을 새삼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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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Inuit
@inuit_k / CxO / Author ("가장 듣고 싶은 한마디 YES!") / Making better world, every minute.

받은 트랙백이 없고 , 댓글  36개가 달렸습니다.
  1. 물건사오는건 그닥 많은 말이 필요한게 아닌거 같아요.ㅎㅎ
  2. 아아...이번 하와이 시리즈......좋으면서 좋지 않습니다orz
    • 마하님 생각해서 이제 곧 내리겠습니다 그럼. ^^
    • 양질의 콘텐츠가 부족한 울 나라에 이누잇님의 글은 귀한 자산입니다!! 계속 좋은 글을!!!!
    • 병주고 약주십니까. ^^
    • 그..그렇게 되나요? ㅋㅋ

      포스팅을 보면 와~ 좋다. 하다가
      가고싶다~ 하다가
      언제 무슨일로? OTL

      예전에 호황 때는 하와이에서 컨퍼런스도 종종 열었다던데...요즘은 라스베가스에서 자주 열던 컨퍼런스도 애너하임이나 대학교 OTL

      그래도 살면서 갈 날이 있을테니 정보는 다다익선!!!
      입니다. (아실런지 모르겠지만 애니메이션 케로로버전)
    • 맞아요.
      예전엔 종종 컨퍼런스도 있었는데 지금은 그쪽은 죽은듯 해요.
      콘서트도 그렇구요..
  3. 이러저러한 사연이 있긴 해도 탄탈루스 언덕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장관이네요.
    • 네 맞습니다.
      탄탈루스에서 내려보는 뷰는 정말 입이 딱 벌어져요.
      특히, 다이아몬드 헤드가 매우 이채롭습니다.

      안목이 좋으십니다. ^^
  4. 운수 좋은 날이군요. +_+
    바다색이 참 예쁩니다. 행복해 보이는 가족이군요.
  5. 하루가 시원해지는 느낌입니다 ㅎㅎ
  6. 하나우마베이 시청각 교육...참 재미있어요. 하나의 의식같아 보이는 절차지요. 다들 그려러니 하고 듣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역시 관광지구나 하는 생각이들지요. 맞습니다. 자유여행이 아이들에게도 더 많은 추억을 만들어 주더군요....부럽습니다. :)
    • 네. 그리고 확실히 대충이라도 비디오 보고 들어가니까 아이들이나 일부 철없는 청소년들도 좀 더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듯 해요.
      하나우마는 스스로 명성을 쌓아가는 측면이 있더군요. 태반은 이미 하나우마 빡센 사실을 알고 가고, 가이드들도 미리 계속 교육을 하니까요.
  7. 사진이 모두 시원해요. 하늘도 바다도 시원하고 가족들 웃는 모습도 너무 좋네요.
    저도 또 여행가고 싶어요. ㅎㅎ
  8. 사람들이 날파리처럼 보이는 사진이 정말 멋지군요.^
  9. 하하..
    즐거운 여행이셨네요.

    근디 그 먼데 면허증도 있으신가봐용~~
    쫌더 땡겼으면 inuit님 얼굴도 함 뵙는건디...ㅋㅋ
    • 아니요. 하와이는 한국 면허증으로 렌트 가능합니다.

      저 사진의 기사가 저라고 생각하십니까? ^^
    • 허걱!!
      그럼 누구???

      절 놀리심 안되는디요 -.-;;ㅋㅋ

      뭐 누구라고 말씀하신 진 않으실꺼고,
      전 걍 님이라 생각할랍니다.

      언젠가 님을 만나면 그때 수정하지요...ㅋㅋ

      글고 어인 교통사고를...
      이런 죄송합니다,제가 주문을 좀 소홀히 했나봐요...에공//
    • 하하. 언젠가 보면 알겠지요. ^^
  10. 너무~~~~~~~~~~~~~~~~~~부러워욧!!!
  11. 아고...완전 부럽습니다^^
    쭌이델꼬 저도 하와이나 갔다와야겠습니다..
    부*하와이!!ㅎㅎㅎ
  12.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
    사진 보면서 입이 저절로 떡 벌어지네요! ^^;
    정말 부러운걸요! >_ <
    • 댓글로만 봐도 입이 얼마나 벌어지셨는지 느낌이 옵니다.
      참 경쾌한 글맛입니다. ^^
  13. 저도 지난주에 휴가로 하와이에 갔었는데,
    하나우마 베이 풍경이 또 눈에 어른거리네요.

    스노클링 숙원과제였던 거북이를 발견하고 그 위에 떠서 구경하다가, 거북이가 갑자기 떠오르는 바람에 하마터면 부딪힐뻔 했습니다. 이빨이 있던데 물리는거 아닌가 싶어 급히 피하다가 바다 물을 세 모금이나 마셨습니다.
  14. 해변이 정말 멋있네요.. 나중에 장가가면 가볼수 있으려나 ㅜ.ㅜ
  15. 어제 오리발을 주문한 1인, 그 무엇보다 오리발이 보인다는 +_+ 하와이는 좋은곳이라서 전 더 나이먹으면 갈곳입니다만.. 아직은 움직여줘야 할거 같은데 ㅡ.ㅡ;;무섭다는 이유로 근처로만 떠나고 있습니다. 아..그런데 완전 재미 있었을 것 같습니다. 휴가가 끝나니 이미 가을이라는 느낌입니다.
    • 모드님도 신혼여행으로 생각해보세요.
      하와이도 액티비티 꽤나 할만합니다.
      특히 평영해도 좋은 곳.. ^^

      휴가 잘 다녀오신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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