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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Project L

말로는 못당해

Inuit 2006. 9. 21. 21:17
둘째마저 학교에 다니니 두 녀석들이 몰라보게 부쩍부쩍 자랍니다.

#1.
: (예전 이야기를 하다가) 그땐 지구력이 무슨 뜻인지 몰랐지 모에요.
아빠: (농담모드로 전환) 지구력도 몰라? 지구의 힘이잖아. 힘력!
딸,아들: o.O?
상황 파악된 둘째: 맞아, 지구력 지구의 힘! 다른 말로는 중력이라고도 하쥐~


#2.
엄마가 '그 남자 그 여자'란 노래를 좋아합니다.
곁에서 따라듣던 아이들도 흥얼거리지요.
큰녀석이 정신이 맑은지, 노래가사를 두어번 들으면 거의 외웁니다.
그런데, 가사가 좀 이상하군요.

모든 걸 다 주니까 떠난다는 그 남자
정보를 다 가져간 그 남자

흠.. 내 정보를 다 가져 갔다면, 그 남자는 정말 나쁜 사람이군요.
보안철저!


#3.
둘째 녀석은 나이에 비해 조숙해서 말투가 아이답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특히 고고히 남을 비웃는 듯한 말씨를 구사할때마다 엄마, 아빠에게 한 소리를 듣지요.
밥먹던 자리에서 또 누나를 가르치듯 말하기에 한마디를 했습니다.

아빠: 그렇게 남 기분 나쁜 소리 하면 안된다고 말했잖아.
아들: ...
아빠: 몇번을 이야기해도 자꾸 그러면 되겠니. 그렇게 말하면 기분이 풀려? 좋나?
아들: 아빠도 다른사람에게 욕하잖아요.
아빠: 내가 어, 언제?
아들: 지금요.
아빠: 내가? (곰곰히 한 말을 생각해봐도 그런적이 없음)
아들: 아빠가 방금 '존나' 그러셨잖아요.
아빠: 내가?.. 아니 그건 내가 좋나 그런거지 언제 존나 그랬..

갑자기 식탁에 dirty words가 남발되기 시작합니다.
말하던 아빠, 엄마, 누나 모두 깔깔 웃으며 야단치는 것은 흐지부지 되어 버렸습니다.

그나저나 1학년짜리가 어떻게 저런 말을 알았을까. 아빠도 들어보기 힘든 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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