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uit Blogged
해리포터와 죽음의 면접 본문
(원제) Harry Potter and Deadly Interviews
패러디를 해보려다가 살벌한 제목이 되었네요. -_-
패러디를 해보려다가 살벌한 제목이 되었네요. -_-
오늘 케이블 TV와의 인터뷰가 있었습니다.
회사의 인사 정책과 인재상, 올해 채용 계획에 대한 질문이 있었지요.
시청자의 관심사항이기도 한 '어떻게 면접을 하는지'에 대해 가능한 많은 팁을 얻으려 애쓰는 PD와 가급적 정보를 노출하지 않으려는 저와의 보이지 않는 줄다리기도 있었습니다.
웬만한 면접은 인사팀장이 처리합니다만, 간부급 면접은 제가 최종을 봅니다.
면접을 보다보면 저만의 패턴이 있습니다. 빠른 시간에 핵심을 파악하기 위한 매직이기도 하지요.
가만 생각해보니, 저의 절차를 해리포터의 마법으로 설명 가능할 듯 합니다.
TV에는 전혀 노출하지 않은 저의 '면접 마법사'를 전격 공개합니다. ^^
1. Expelliarmus (엑스펠리아르무스)
무장해제 마법입니다.
처음 들어오면 긴장을 하는 지원자가 많습니다. 경계를 하기도 하고. 이때 날씨, 지리 이야기 등으로 가볍게 ice breaking을 합니다. 부드러운 시작을 위하여.
2. Aparecium (아파레시움)
투명 잉크(invisible ink)로 쓴 글을 보이게 하는 마법입니다.
기술직들은 이력서에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쓰고, 영업직으로 갈수록 부풀려 쓰는 경향이 있습니다. 따라서, 이력서의 행간을 읽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꼼꼼히 들어보고, 필요하면 검색이나 전화 몇 통을 돌려 기본적인 사실을 채집합니다. 그리고, 면접시에 슬쩍 묻습니다. 숨기고 싶었던 이력이나, 과장된 업적을 찾아내는 마법의 주문이지요.
3. Prior Incantato (프라이어 인칸타토)
상대 마법사가 과거에 행한 주문들을 모두 꺼내보는 마법. (retrieving spell)
자신이 실제로 행할 수 있는 마법과 그 성과를 꼼꼼히 묻습니다. 하나하나 꺼내보면, 과거 성과 뿐 아니라 마법의 계열과 심성 등 부수적인 부분도 읽게 됩니다.
4. Parseltongue (파셀통그)
뱀의 말을 하는 기술입니다. 볼드모트의 능력을 부여받은 해리는 뱀의 말이 가능합니다. 슬리데린의 후계자만 가능한 기술이기도 합니다만.
해외사업이 주축인 회사인지라, 서양말이 가능해야 합니다. 인터뷰 중간에 양해를 구하고 파셀통그로 질문을 합니다. 대개 한국말로도 대답이 어려운 질문을 부러 고릅니다. 논리력, 단어수준, 커뮤니케이션 습관 등 대단히 많은 정보를 얻습니다. 물론 '준 네이티브 스피커'들과 파셀통그로 즐거운 대화도 나누고요.
5. Legilimency (레질리먼시)
상대의 마음속으로 들어가 과거의 기억, 생각, 감정을 읽는 마법입니다. 죽음을 먹는 자들이나 쓰는 흑마법입니다. ㅠ.ㅜ;
고위급일수록 세심하게 세팅된 질문으로 지원자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합니다. 사고방식과 비전, 야망까지.
매번 쓰면 공력이 많이 소모되는 관계로 주요 포지션만 제한적으로 사용합니다.
그러고 보니, 며칠전 재미난 일이 있었습니다. Occlumency(오클러먼시; 레질리먼시에 대항하여 마음을 읽지 못하게 하는 마법)를 사용하는 지원자를 처음 만났습니다.
이런 저런 질문에 전혀 대답을 하지 않더군요. 결국 남들 하는 시간의 반도 못 채우고 그냥 보냈지요.
면접에서 중요한 판단근거가 되는 부분을 아예 감추고 대화를 거부하는 지원자는 도대체 왜 시간들여 여기 왔나 싶었습니다.
그리핀도르에서도 공적인 목적으로는 가끔 흑마법을 구사해야 한다는 점은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
그래도, 아즈카반 감인 Imperio (임페리오) 마법이나 Crucio (크루시오) 마법 따위는 사용하지 않는답니다.
(물론 인터뷰는 평이한 언어로 답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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