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품 개발과 관련하여, 직원들에게 항상 말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우리의 경쟁상대는 동종업체가 아니다.
게임기, 방송, 신문, 인터넷 등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려는 모든 매체가 경쟁상대이다.
우리는, 고객의 시간 중 깨어있는 16시간을 통째로 놓고 생각해야 한다.
특별히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고, 관심(attention)이 희소자원이 되는 융합 미디어 시대에 가져야 할 관점을 강조한 말입니다.

며칠 전 위의 이야기를 또 하다보니 재미있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젠가는 잠자는 8시간도 점유할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는 거죠.

아직도 연구가 한창이지만, 꿈과 뇌의 작용은 점점 그 신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면, 꿈의 매커니즘이 좀 더 또렷해지겠지요. 실제로 자기전에 본 영상이나 이미지가 꿈의 재료가 되는 경우가 많잖습니까. 어떤 입력을 넣으면 어떤 꿈이 나오는 관계를 알아낼 날도 멀지 않을겁니다.
그러면 흥미진진한 일이 가능합니다.


뇌는 상상 재료를 가지고 스토리를 생성하는 능력이 있어서, 정교한 스토리까지 외부에서 세팅하진 못할지라도 장르와 주인공(!) 정도는 컨트롤 가능합니다. 그러므로, 자기 전에 꿈의 모드 세팅을 할 수 있겠지요. 추리 모드, 스릴러 모드, 로맨틱 모드, 에로 버전까지.. ^^;

자는 시간까지 미디어로 확장하는 기술이 됩니다. 영상 이외의 감각까지 살아있는 체감형 인데다, 다른 매체의 간섭도 없는 그야말로 "꿈의 미디어"지요.

사업모델을 볼까요.
보다 행복하고, 통제 가능한 꿈이라면 소비자의 지불의사는 높아 직접 과금이 가능합니다.

게다가 광고까지 삽입가능하면 무진장의 시장이 열리는거죠. 구글을 능가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세뇌와 조작의 가능성으로 논란의 여지도 있겠습니다.

뭐, 베르베르의 소설 같은 이야기지만 혹시 모르잖습니까. 이런 세상이 펼쳐질지도.
  1. Mystories 2008.03.13 11:29

    유사한 개념을 차용한 '스트레인지 데이즈'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약간 다른 점은 꿈이 아니라 특정 매체에 저장된 타인의 기억의 단편을 재생하여 (직접에 가깝게) 간접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죠. 꽤나 흥미있는 소재였습니다만, 영화의 마무리는 아쉬움이 남았던 기억이 나네요. 혹시 시간되시면 '전반부만' 보시기 바랍니다.

    http://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7761

    * 간단히 제 소개를 드리면 모기업에서 무늬만 '연구원'으로 근무 중이며, 최근 신사업 전략, 기획쪽으로 업종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입니다. Inuit님의 블로그는 작년에 '마인드세트'에 대한 검색을 하다가 알게 되었으며, 거의 1년째 (얌체같이 -_-;;) 눈팅만 하다가 처음으로 댓글 남깁니다. Inuit님의 블로그를 통해서 여러가지 도서 정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 등에 대해서 많은 도움을 얻었습니다. 따로 감사드린다는 인사를 쓰기도 좀 애매하고 그랬는데 마침 인상깊었던 소재에 대한 글이 포스팅되어 반가운 마음에 댓글쓰면서 인사도 겸합니다.

    앞으로는 댓글 잘 남기는 착한(?) 방문객이 되겠습니다. ^^;

    • BlogIcon inuit 2008.03.14 01:42

      1년만의 커밍아웃에 감사하다는 말씀부터 드립니다. ^^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저도 기쁘겠습니다.
      자주 놀러오세요.

      영화 소개도 고맙습니다.

  2. BlogIcon 쉐아르 2008.03.13 13:07

    꿈을 조정한다면, 잠재력 무한대의 새로운 시장이 열리겠습니다 ^^;; 꼭 남의 꿈을 어떻게 하지 않더라도, 전 제가 꾸었던 꿈이라도 완전히 기억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남들에 비해 꿈을 잘 기억하는 편임에도, 가끔은 아쉬울 때가 있거든요. 꿈만큼 상상력이 팍팍 돌아갈 때가 드물잖아요.

    거기에다가 말씀하신대로 기본적인 조건과 모드를 세팅할 수 있다면, 정말 신나는 경헙이 될 것 같습니다 ^^;; 깨고나면 꾸었던 꿈 돌려보는게 큰 즐거움일겁니다.

    • BlogIcon inuit 2008.03.14 01:44

      저도 1년에 한번정도 기발한 플롯을 가진 꿈을 봅니다.
      느낌은 식스센스급 반전이었는데 깨고나면 하얗게 잊고 말지요. ^^;;

  3. han 2008.03.13 14:51

    꿈같은 소리 하시네요

    • BlogIcon inuit 2008.03.14 01:44

      애매한 댓글 하시네요. ^^;

    • BlogIcon outsider 2008.03.14 19:00

      han// 거참 터프하시네요.^^;

    • BlogIcon inuit 2008.03.14 21:41

      아앗! outsider님 오랫만입니다. ^^

  4. mode 2008.03.13 15:15

    위의 글이 제가 바라보는 관점과 다른 점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지만
    저는 조금 무섭네요.
    전 아니매와 게임을 즐기는 편이라서 그만큼의 중독만으로도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꿈의 미디어는 상상속에서는 아름답지만 문득 영화 매트릭스(토탈리콜도)가 생각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즐거운 사업모델로라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_+ 여..역시 돈이 최고인거죠? ^^

    • BlogIcon inuit 2008.03.14 01:41

      인간의 통제범위를 벗어나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쉽게 접근할 일이 아닌건 확실하죠.
      반면에, 가능성을 상상하는 일 자체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

  5. BlogIcon 오픈검색 2008.03.13 21:46

    저는 에로 버전으로 부탁드리겠습니다^^;;

    짧은 시간에 충분한 숙면을 취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나온다면 좋겠네요.
    한두시간 자고 22시간 블로깅할 수도 있을테니 그런 것도 잘 팔리겠는데요.

    • BlogIcon inuit 2008.03.14 01:46

      한두시간 자고 충분한 기술이 있다면 저도 돈내고 쓰렵니다.
      요즘 잠이 항상 부족해요.
      아니, 왠만한 회사에서는 오히려 돈을 내주겠군요. -_-;;

  6. BlogIcon SuJae 2008.03.14 02:01

    고객의 잠자는 시간, 즉 꿈까지 장악할 수 있다면... @.@!!
    그런데, 매니아들은 보통 꿈까지 이미 장악당해있지 않나요?
    경험담입니다;;

    • BlogIcon inuit 2008.03.14 21:41

      그렇다면, 매니아들이 장악된 주제에서 벗어나는 용도로 사용 가능하지 않을까요. ^^

  7. BlogIcon 엘윙 2008.03.14 22:06

    재밌고도 위험한 상상입니다.
    잠자는 시간에 책을 읽으면 좋겠군요.
    어차피 책읽으면 졸리니깐 누워서 책을 보다가 그대로 잠이 들고 꿈속에서도 계속 책을 읽는다면 도피처가 없다는 단점이 있군요. 흐흣.

    • BlogIcon inuit 2008.03.15 10:17

      엘윙님의 경우, [책]이라 쓰고 [와우]라고 읽으면 되는거죠? ^^;;;

  8. 2008.03.15 00:45

    비밀댓글입니다

    • BlogIcon inuit 2008.03.15 10:18

      냉큼 보냈습니다.
      메일 확인해 보세요. ^^

    • BlogIcon 유정식 2008.03.15 10:37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 이사 준비해야 겠습니다.

    • BlogIcon inuit 2008.03.15 10:53

      기대가 큽니다.
      앞으론 댓글 달기가 더 편하겠네요. ^^

  9. BlogIcon avenue 2008.03.17 14:37

    이스마일 카다레의 <꿈의 궁전>에는 '문헌보관소'가 나오는데 이곳은 사람들의 꿈을 스크린해 둔 아카이브입니다. 주인공은 사람들의 수면과 꿈을 관장하는 정부기관에서 이 꿈들을 검토하고 분류하는 일을 맡게 됩니다. 제국의 질서를 위한 이 프로젝트는 그러나 나중에는 어떤 부작용 때문에 문헌자료가 부족해져서 곤란해지게 되는데요, 그 부작용은 바로 불면증의 징후들이 급속도로 늘어간다는 문제였답니다.
    ..... ㅋ

    (그러면 난방기를 돌려 덥게해서 아프리카의 체체파리라도 공수했어야 할까요? 그렇다면, 난방기 용량때문에 대체에너지 문제를 고려해야 할까요.. 꿈의 기록 역시 에너지의 문제를 동시에 고려해주어야 하는... . 한편, 어떤사람들은 잠을 자지 않아도 충전이 될 수 있는 약이라도 복용하고 싶을지 모르겠네요. 역시 제약업계는 더더욱 활황이겠군요. 그런가 하면 민간비법 또한 유행할까요? 가령 향기나는 식물 -맡으면 정신이 맑아지고 기력이 충당된다고 믿게 하는- 같은 거. 꿈의 기록을 이야기하다 보니 덧글 기록이 좀 길었네요. 지각하겠어요 이런... :)

    • BlogIcon inuit 2008.03.18 01:19

      <꿈의 궁전>에 나온 재미난 소개도 흥미롭지만, 괄호안의 상상이 무척 흥미롭네요.

  10. han 2008.03.18 22:01

    안녕하세요. 위 댓글에서 애매하게 적은 han 입니다. inuit 님은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신 것 같습니다. 참을성도 높으신 것 같습니다. (일부러 댓글을 애매하게 남겼었습니다)

    "자는 시간까지 미디어로 확장하는 기술이 됩니다. 영상 이외의 감각까지 살아있는 체감형 인데다, 다른 매체의 간섭도 없는 그야말로 "꿈의 미디어"지요."

    -> 제공하는 업체가 이미 꿈에 간섭해버린 매체라는 모순이 있습니다.


    "사업모델을 볼까요.
    보다 행복하고, 통제 가능한 꿈이라면 소비자의 지불의사는 높아 직접 과금이 가능합니다."

    -> 꿈까지 빈익빈 부익부가 나타난다면 청소년들과 과금이 어려운 계층에게는 정말 꿈같은 얘기가 됩니다. 일부 어린 청소년들은 스타를 매우 좋아하는 시기가 있고, 이런 시기에는 스스로 꿈에서 보는 것과 돈을 주고 구입하여 스타를 보는 것과는 매우 차이가 큽니다. 어쨌든 청소년은 전자가 더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정말 돈으로 구입할 수 있다면, 후자가 더 선호되겠지요. 그러면 그런 세상은 정말 돈이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흔한 푸념과도 같은 세상에 더욱 근접한 것이 아닐까요?


    "게다가 광고까지 삽입가능하면 무진장의 시장이 열리는거죠. 구글을 능가할 수도 있습니다."

    -> 꿈이 철저하게 상업화가 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주셨지만, 그 상상 자체가 포근한 꿈과는 역시 거리가 먼 것 같습니다.

    "반면, 세뇌와 조작의 가능성으로 논란의 여지도 있겠습니다."

    -> 가장 우려되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기술이 통용되는 사회라면 굳이 기업의 수익 목적 뿐만이 아니라, 범죄와 연결되어 악용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꿈을 주입시켜서 피해망상증에 걸리게 하거나, 정신질환을 유도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정신의 일부분인 꿈을 통해 수익을 얻는다는 발상 자체는 좋습니다.
    하지만 도덕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더욱 경쟁적으로 행복한 꿈을 꾸게 해주기 위해 시스템의 강도를 높이는 등에서 오게 될 피해 사태 등은 고스란히 소비자가 얻게 됩니다.), 꿈 자체를 컨트롤 받는다는 것이 올바른 정신세계, 행복한 정신세계를 유지하는 것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 듭니다.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 보고 싶어하는 인간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위에서 언급하신 대로 야한 꿈만 꾸고 싶어하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꿈이 그처럼 생생하다면 대상까지 정해서 그런 꿈을 꾸겠죠. 그럼 여기서 또 도덕 문제가 발생합니다.

    자신의 아내를 꿈 속에서 부르진 않을 것 같기 때문이죠.

    제가 슬쩍 본 바로는 이런 부작용과 부정적인 결과들이 도출될 것이라고 생각함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매우 긍정적으로 글을 쓰신 것에 놀랐습니다.

    연세가 저보다 많이 높으신 것 같으시고, 전반적인 글들이 심사숙고 하시는 타입이고, 또한 매우 침착하시고 논리정연하셔서 즐겨찾기에 두고 종종 블로그를 읽고 있는 독자입니다.

    팬까지는 아니지만 흥미로운 블로그라고 생각하고 있는 나이 어린 동생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자유로운 공상에 너무 부정적인 반응과 딱딱한 댓글을 남긴 것 같습니다.

    나비효과라는 단어의 효과를 믿습니다.

    innuit 님의 상상은 기업적인 측면에서 매우 기발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세상은 오면 안된다고 생각했기에 다소 까칠한 덧글을 달았습니다.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 (다 보는 것은 아닙니다만 가끔 방문합니다)

    좋은 글 많이 부탁 드리고, 이 댓글은 종종 방문하는 독자의 한 의견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BlogIcon inuit 2008.03.18 23:26

      han님, 긴 댓글 고맙습니다. ^^

      훨씬 더 han님의 생각을 잘 알 수 있어 좋았습니다.
      때론 상상 자체를 끝없이 펼쳐볼 필요가 있습니다.
      저도 분명히 지적했듯 gloomy한 부분이 있습니다만, 가보지 않은 곳을 상상하는 일은 나름대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멀리 바라보는 일과 실제 발걸음을 내딛는 일은 구분하는 한 부정과 긍정이 서로 승할수 있다고 봅니다.

      댓글과 재방문 감사합니다.
      또 종종 이야기 나누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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