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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자독식 관점으로 본 우리나라 양극화 문제

Inuit 2008. 5. 18. 13:44
몇 가지 간단한 화두로 오늘의 이야기를 시작해 봅니다.

1. 왜 우리나라 대학의 등록금이 갑자기 비싸졌을까요?

2. 일본의 맥주 명인 에비하라 씨와 Alex Rodriguez는 자기 분야의 기예를 최고로 이룬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한 명은 평생 고생 끝에 은퇴를 했고, 다른 한 명은 연봉이 하위 구단 전체 연봉에 필적합니다. 왜 그럴까요?

3. 영화 마케팅과 서울대 유명세의 공통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4. 미국 CEO의 연봉이 (우리나라 등과는 달리) 평균 근로자 임금의 150배가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5. '일류대'라는 딱지가 사회적으로 후생을 증가시킬까요 감소시킬까요?

앞 포스팅에서 말했듯, 양극화 현상에 대한 이해를 하기 위해 Frank씨와 Cook씨의 '승자독식사회'를 읽었습니다. 나름대로 결실있는 통찰을 얻었습니다.
위의 질문도 책을 읽으며 제 나름대로 만들어 본 생각거리인데, 승자독식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하더군요.


Some answers, WTA view
1. 내재적인 인상요인이 있지만 유학비용이 비싸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의 대학 등록금은 살인적으로 올랐습니다. 20년간 6배가 오른 기록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대학 브랜드 향상을 위해 스타교수를 영입하고 행정직을 확충하며 대학 스포츠 단 운영비용에 막대한 돈을 퍼붓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이 경향이 제일 심하고 세계적으로 시차를 두고 동기화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비교대상이 올라가니 우리나라도 옳다꾸나 오르게 됩니다.

2. 에비하라씨는 물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scalability가 없고 그 혜택의 범위가 물리적 공간으로 제한됩니다. A-rod는 그 플레이를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 MLB 팬이 봅니다. 입장료 수입 광고수입 등 거대한 시장에 닿아있기 때문입니다.

3. 한번 성공하면 계속 성공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이를 positive feedback이라고 합니다. 처음에 광고를 통해 알려져 관객이 많이 들면 계속 관객이 오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유명대학은 유명하기 때문에 우수한 학생이 대거 입학하고, 그들이 졸업해서 각지에서 명성을 떨쳐 계속 우수한 학교가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브랜드를 만드는데 집착하게 됩니다. 어떤 비용을 들이든.

4. 미국에는 CEO의 외부 영입 문화가 발달해있고, 공급시장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내부 승진을 통한 CEO 평균 봉급이라면, 노동자 평균 임금의 10배 이상 가기 어렵습니다.

5. 둘 다 가능합니다. 후생의 감소는 일류대를 가기 위한 과당 경쟁을 불러 일으키고 경쟁자간 상쇄되는 투자는 사회의 후생을 감소시킵니다. 반면, 대학서열과 같은 scoring agency는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를 생셩하기 위한 무한경쟁을 감소시키므로, 결과적으로 후생의 낭비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Economic divide in Korea, Inuit view
복잡하기만 한 경제를 단순하게 말하긴 어렵습니다. 저는 우리나라 양극화의 근원을 이렇게 진단합니다.
부의 편재와 사회적 비용증가

Rocket-rising real estate
최근 5년간 부동산 급등은 부의 분배상 왜곡을 초래했습니다. 부동산의 급등은 저이자율에 따른 세계적 추세인 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전세라는 제도가 있는 독특한 환경에서 대책없이 부동산 급등이 방치된 점은 통탄할 일입니다. 흔히 말하는 '빚 얻어 전세끼고 집을 매입한 사람'이 그냥 저축하며 전세 살았던 사람에 비해 투자이익률(ROI)이 몇십%도 아닌 몇백% 차이로 갈라졌으니 말입니다.
저는 창업해서 큰 돈 번 사람은 존경합니다. 나쁜 수단을 쓰지 않았다면, 위험(risk)을 감수했고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통해 경제의 한 축을 담당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부동산 투자 또는 투기를 통한 과대한 보상은 투입과 산출의 불일치를 가져옵니다. 존재는 인정하되, 만연하면 경제의 건전성이 훼손됩니다.

All study at any cost
지식사회로 진입해서인지, 살림살이가 나아진 탓인지, 모두가 학벌경쟁에 나섰습니다. 초등학교만 되어도 학원 다니느라 서로 놀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초등고학년 또는 중학교에 가면 분당 아이들은 새벽 한시까지 학원수업을 한다고도 합니다. 특별히 비싼 과외선생을 쓰지 않아도 한 아이당 월 50만원에서 100만원 쉽게 나갑니다.
어렵게 말할 필요 없습니다. 제가 신입사원일 때 10년 열심히 저축하면, 대출끼고 집 살 수 있다는게 통념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연봉 6000만원이면 웬만한 기업의 간부급 정도 될겁니다. 이 연봉에서 1년의 가처분소득이 얼마나 될까요. 세금떼고 아이 교육시키고도 천만원 저축하면 기록적인 저축률 아닐까요. 그래봤자 10년 모아봐야 1억5천도 못됩니다. 이 돈으로 원하는 곳 집산다는게 무리도 보통 무리가 아니지요. 그렇다면 GDP 상승률이 5% 미만이고, 생산성 개선도 그 수준이라면 임금의 상승 폭이 뻔합니다. 지탱하지 못하는 집값이라는 결론입니다.


Winner-take-all viewpoint
승자독식 관점에서 위의 두 현상이 설명가능합니다.

Entrapment game
함정게임이라고도 하는데, 원칙은 간단합니다. 1위와 2위는 자신이 부른 입찰가를 내야 합니다. 그리고 보상은 1위만 받습니다. 이 게임에 관여되면 파국을 맞는 치명적 함정입니다. 왜냐하면, 2위는 1위만 이기면 보상을 (나중에는 주어진 보상을 넘어서 베팅하므로 손실 감소를) 얻습니다. 그래서 1등과 2등은 죽을때까지 베팅을 올립니다.
집 또한 그렇습니다. 현재 가격이 경제적으로 정당한 가격인지는 관심 없습니다. 내가 팔 때 더 비싸게 팔 수만 있으면 되니까요. 결국 실물경제가 받치는 수준이 넘더라도 부동산 가격 상승의 기대가 있는한 빠져 나올 수 있습니다. 맨 마지막 사람만 못 빠져나오는 함정게임이지요. 그래서 한 사람을 뺀 나머지가 수요층을 형성하여 시장 가격이 형성되었던 것입니다.

Brand of School, the game
학벌 경쟁도 마찬가지입니다. 일류대라 일컬어지는 학교를 나왔을 때 그 효과가 매우 차이난다면 모두가 일류대를 원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모두가 같이 노력해서 그 상대적 차이도 의미가 퇴색된다는 점이지요. 결국 게임상황으로 들어갑니다. 상대적 우위를 점하지 못하더라도 혼자 뒤쳐지는게 두려워 같이 베팅하고 레이스하는.
이는 군비경쟁과 유사한 양상을 띕니다. 아무런 후생의 증가 없이도 지지 않으려 무의미한 투자를 해야 하는.

더 문제는 과당경쟁의 문제는 부의 편재와 맞물려 부의 차이에 따라 게임의 우위가 정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지요. 이는 부의 세습이 이뤄진다는 점에서 사회적 지위 역동성을 심각하게 훼손합니다. 열심히 공부해서 신분을 상승시키는 일은 점점 요원할 수 있다는 거지요.

공은 정부로 넘어갑니다.
경제를 살리겠다는 모토로 집권을 했으나, 광우병이나 대운하 등 한심스러운 이슈로 소일하고 있습니다.

대선때 지지율이 상징했던 공감대를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양극화 해소는 분배개념이 아닌 하부구조의 개편에서 답을 찾아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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