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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서가에는 안 읽은 책이 몇 권 있습니까?

Inuit 2008. 7. 13. 11:54
설마 서가가 없다거나, 심지어 책이 없다(!)는 답은 하지 않으시겠죠? ^^

저는 통상적으로 읽을 책 평균 재고가 3권 수준이었는데, 요즘에는 10권까지 늘렸습니다.
작년까진 주문한 책을 다 읽을 즈음 새 주문을 했지만, 요즘엔 마음에 드는 책이 모이면 바로 주문을 넣기 때문입니다. 단순한 비용 증가 이상의 큰 의미가 있습니다.
바로 효과적인 독서입니다.

1. 문제 해결형 독서 (Problem Solving Reading)
가장 효용이 큰 부분입니다. 제 경험치로는, 2개월 정도의 주문 (10~15권)이면, 제 관심영역을 충분히 포괄합니다.
이 중, 새 책 들어갈 당시의 업무나 과제 성격, 문제의식에 가장 맞는 책을 골라 읽게 됩니다. 책을 읽는 정도를 넘어, 책과 대화하면서 제 삶의 문제를 풉니다. 물론 특정한 문제는 검색을 통해 책을 삽니다. 그러나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는 경우는, 직접 관련이 있는 책보다 한발 빗겨난 책일 때가 많습니다.
사례는 너무 많아 거론하기 힘듭니다. 올해만도 두께와 무관심으로 자리만 차지하다 갑작스런 상하이 출장에 동반하면서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한 '선부론'이나, 회사 경영을 전반적으로 돌아보는 순간에 관점을 도와준 '피터 드러커, 마지막 통찰', 개인 생산성을 좀 더 쥐어 짜려 방법을 모색하던 중 크게 도움을 받은 '끝도 없는 일 깔끔하게 해치우기' 등은 책 값의 열배를 줘도 안 아까울 정도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2. 상황에 맞는 독서 (Situational Reading)
꼭, 내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더라도 기분에 따라 최적의 책을 골라잡는 매력도 효용이 매우 높습니다.
예컨대, 어떤 시기에는 머리 복잡한 책이 안 맞고 가벼운 책을 선호합니다. 어떤 때는 좀 공부하듯 학구적 내용이 당길 때가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장소에 따른 구분도 있습니다. 외출이나 화장실(^^;) 용으로 600페이지 짜리 책은 부담스럽습니다. 가벼운 책이 좋지요. 저는 동시에 여러 책 읽는 병렬형 독서를 선호하지 않습니다만, 지금 진행중인 책이 5권입니다. 주말 집, 회사용, 주중 캐주얼, 아껴 읽는 책 등등 입니다.
재고 소진 후 재구매 하는 독서 방법에선, 이런 선택의 여지가 없지요.


3. 한계 효용 증대 (Maximum Marginal Utility)
이러다보면 한참 가도 손 안가는 책이 있는데 낭비 아닌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단 비용을 생각해 봅니다. 독서의 총 비용 중 책값은 미미합니다. 저는 통상 세시간, 두껍고 어려운 책은 8시간 정도 시간이 듭니다. 일당이 얼마든 시급 알바 아닌 이상 책 읽는 동안 시간의 가치가 책값보다 비쌉니다.
문제 해결에, 상황에 가장 잘 맞는 책을 항상 읽게 된다면 그 가치는 매우 큽니다. 바꿔 말해 재고 리스트가 짧아 유연성이 없는 독서보다, 책이 여럿 있어 고를 수 있는 독서는 항상 이득이란 뜻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책 읽는 결정은, 한계 효용이 더 크다면 책 값 생각 말고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책 읽을 순서 바꾸기는 물론이고, 대개 어려워 하는 '책읽다 뚜껑 덮어버리기' 같은 초식도 그러합니다. 읽다가 이 책 나랑 안 맞는다 하면 바로 덮는게 생산적 책읽기 입니다. (저도 독서 중간에 포기 잘 못합니다, 사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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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동기 부여 (Motivation)
마지막으로, 모든 재고가 그렇듯 볼륨이 주는 압박은 유용한 자극일 수 있습니다.
제 경우, 거실 벽면이 온통 서가인데, 새 책만 꽂는 칸이 있습니다. 여기에 올망졸망 꽂혀 있는 새 책들을 보면 빨리 그들과 만나고 싶은 마음이 샘솟습니다. 평일에 통상 10시 넘어 퇴근하는데, 한시간이라도 읽고 자게 되지요. 물론 심리학에서도 말하듯 지나친 압박은 좌절과 포기로 연결되기도 합니다만.. ^^;

여러분은 새 책을 몇 권 정도 유지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