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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Project L

보기좋게 사기당한 날

Inuit 2005. 1. 16. 19:35

아이들이 영어에 관심이 있는 것 같아 좋은 기회를 마련해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코엑스에 영어체험마을이 생겼다 해서 가봤습니다.
마을에 들어가면서부터 공항의 입국수속을 하고, 마을내에서 영어로 진행하는 gym, music class, cooking class, story telling 등이 있다고 하니 아이들이 낯선 영어 환경에 부딪혀 보며 영어에 대한 느낌을 가져보면 딱이다 싶었지요.


그러나, 과대선전이랄까, 너무 과한 것을 바랬달까.
그냥 일반 유치원에서 하는 영어 특별활동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평범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원어민도 마을 입구에만 있고 나머지는 다 한인교사. 그나마도 영어를 접해볼 시간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줄서서 잠깐 영어 몇마디 듣는 것이었습니다.
지극히 상업적이고, 상당히 한국적이었던 프로그램.


돈도 아까왔지만, 온가족이 한나절을 머물러야 했던 시간이 더 아까왔기에, 사기당했다는 느낌이 절로 드는 하루였지요.
우리가족뿐 아니라 수백의 부모가 한번에 당한 것을 보면, 확실히 우리나라 교육시장에서의 매직워드는 '영어교육'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비단 유아교육뿐이 아니겠지요. 최근에 영어강사들의 유쾌하지 못한 이야기들도 영어 배우기라는 근원에서 생긴 씁쓸한 이야기니까요.
아마 아이들에게 '영어는 꼭 잘해야 한다'고 말하지 못해왔던 것도 그런 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들이 필요해야 하는 것이지, 강요는 못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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