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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으로 풀어보는 감정의 비밀 본문
양심은 인간에 깃든 신성(神性)이다.
-톨스토이
마음, 감정 더 나아가 양심과 영혼 등 형이상학적 상위 개념은 인간을 인간답게 합니다. 좋든 나쁘든 존재 자체가 인간의 증명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물질 수준으로 내려가면 궁금증이 많습니다. 우리의 감정은 어디에 있을까요? 흔히 말하듯 가슴에 있을까요. 사고를 담당하는 뇌에 있을까요.
Marco Rauland
거칠게 요약하면 호르몬에 관한 책입니다.
육체는 환경에 적응해야 하고, 호르몬은 파악된 환경에 맞는 육체적 상태로 감정을 매개하기 때문입니다.
먼저 감정의 발현 기제는 이렇습니다.
감정이 결정되면, 두가지 경로로 몸에 전달됩니다.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입니다. 신경전달물질은 매우 빠른 속도로 시작을 알려주고, 호르몬은 혈관을 타고 느리지만 지속적으로 감정을 전달합니다.
Fear
두려움이 생기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됩니다. 몸은 비상사태에 돌입하지요. 뇌, 심장, 근육 등 중요 부위에 피가 집중되고 부차기관은 혈액이 감소합니다. 판단은 예리해지지만, 심장은 벌떡입니다. 피는 진해지고, 동공은 확대됩니다.
이런 몸의 반응은, 원시 조상의 진화적 적응력입니다. 적을 만나 싸우거나 도망치는 육체적 스트레스 환경에 최적화된 몸입니다. 불과 20만년만에 물리적 투쟁에서 벗어날줄 알았겠습니까. 지적 노동을 하는 현대인은 정신적 스트레스가 몸의 과도한 방어기제를 유발하여 많은 병을 근원이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몹시 중요한 일로 전전긍긍할 때, 신기하게 병도 안걸리고 일을 잘 치러냅니다. 그리곤, 일 끝나고 큰 병에 걸리기 십상이지요. 이를 긴장이 풀려 그렇다고 말합니다. 실제로는 염증을 치료하는 코르티손이 면역력을 높여준 탓입니다. 사안이 끝나고 코르티손이 감소하면서 병에 취약해져 버린 결과지요. 그렇다면 코르티손이 꼭 좋은 호르몬일까요. 나쁜 호르몬이 있겠습니까만, 현대 사회에서는 주의해야 합니다. 짧은 스트레스에 대비하는 코르티손이 지속 분비되면 피부와 두발에 문제가 생깁니다. 오래 고민하면 얼굴이 까매지지요? 그게 코르티손의 영향입니다.
Love
호르몬의 환경적응적 특징은 사랑 관련해서 가장 잘 드러납니다. 이상형을 만났을 때 가슴이 두근거리고, 사랑에 빠져 정신이 멍해지고, 사랑을 나누곤 황홀해지며, 헤어지면 우울한 이유도 감정을 전하는 호르몬의 작용입니다. 관계가 잘 진행되어 혼인하면 임신하고, 임신하면 친밀히 돌보는 이유 또한 그렇습니다.
여러 호르몬 중 옥시토신은 가장 재미있습니다. 스킨십과 애무로 행복한 감정을 자아내고, 상대에게 충실하도록 작용합니다. 충성의 호르몬이라고도 합니다.
Pain
마지막, 고통입니다. 잘 알려진 엔도르핀이 고통을 차단하는 역할을 합니다. 고통을 원천 치료하는게 아니라 차단만 합니다. 그래서 엔도르핀이 많이 분비되면 무한한 행복을 느낍니다. 장거리 달리기 때 고통지점을 넘어서면 느끼는 러너스 하이(runner's high)가 달리기 중독을 낳는 이유도 그 엔도르핀의 기분좋은 행복 때문입니다.
구뇌, 또는 도마뱀의 뇌가 지닌 역할은 감정입니다. 그리고 감정은 부가의 사치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주요 적응특질입니다. 다만, 원시 조상의 과제에 최적화된 감정, 그리고 그 매개체인 호르몬에 대해 정확히 아는 부분은 중요합니다. 모르면, 지식사회에 성공적으로 적응하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사실, 진화는 아직도 진행중일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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