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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常/Project L

아들의 첫 job

Inuit 2009. 3. 9. 23:00
#1
진도는 느려도 글쓰고 있는 중입니다. 거의 대부분 작업을 주말에 합니다.
TV를 안 보는 저희집은 거실이 서재지만, 조용한 공간이 필요합니다.
아들 방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2
빌리는 김에 아이에게 임무를 줬습니다. 제 글작업의 조수가 되어달라고.
격물치지님과 이야기하다 얻은 아이디어입니다.
보수는 책에 이름 넣어주고 감사의 뜻을 표하는 걸로 했습니다. 아이는 좋아라 합니다.

#3
주 임무는 주말되면 방을 작업상태로 전환하는겁니다.
산란함 싫어하는 아빠 성격 아는 아이는, 제 책상을 항상 싹 비우고 먼지하나 없이 걸레질을 해 놓습니다.
시계와 메모장, 케이블 연결은 서비스입니다.
한결같은 상냥함이 고맙고, 배려 깃든 근면함이 흡족합니다.
원래 계약에 없던 주급을 추가로 받습니다. 매주 천원.


#4
부임무는 문헌 조사의 도우미입니다. 책정리와 특정 문구 찾기입니다. 
1년 넘게, 아이에게 독서 교육 중입니다. 제가 보는 책들을 함께 읽지요. 
그러다보니 의외의 도움이 있습니다. 생각보다 쓸모 있습니다.
자연어 검색 및 인공지능 기능이 있으니 말입니다.
"아들아, 역사를 되짚어봐. 서로 말이 안 통해서 곤란을 겪은 사례가 뭐 있을까?"
"잠깐요.. 아! 터키전에서 영국군이요."
"그래? 좀 찾아와줄래?"
아이는 역사책에서 읽은 구절을 재빠르게 내옵니다. 편하기도 하고, 시간 절약이 많이 됩니다.

#5
어제는 주문형 일감을 줬습니다.
메테르니히(Matternich)의 일화를 찾아 달라고 했습니다.
아들이 읽은 '전쟁의 기술' 중 몇 대목입니다.
쉽게 찾을줄 알았는데 몇 시간 끙끙거리고 못찾습니다.
제가 인상깊은 대목과 아들이 인상깊었던 대목이 달라서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이 급한 저는, 뒤에 인덱스로 찾는 방법을 가르쳐 줬습니다.
아들, 황당해 합니다.
"아니, 이렇게 쉬운 길이!"

#6
고난과 인내의 길에, 어린 아들이 함께 해줘 고맙게 느껴집니다. 
지루하지 않아 좋고, 힘들 때 짐 나눠 져주니 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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