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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웨이브는 성공할까?

Inuit 2009. 12. 2. 23:48
트위터가 그랬듯, 소리소문 없이 외곽부터 스며들고 있는 서비스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구글 웨이브(Google wave)지요.


The future of e-mail
가만보면 이메일처럼 삶의 일부가 된 서비스가 또 있을까요. 그런데 이메일은 아주 예전에 설계된 서비스입니다. 심지어 인터넷(http)보다도 오래된 서비스이지요. 만일, 이메일을 지금 다시 설계한다면 어떨까요?

구글 웨이브는 바로 이 부분에서 출발합니다. 지금까지의 이메일은 잊고 앞으로 오래도록 쓸만한 이메일 프로토콜이라면 어때야 하는지에 집중하여 만든 서비스입니다.


Google wave feature
s
구글 웨이브가 이메일과 다른 중요한 차이점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멀티미디어: 텍스트 위주가 아니라 다양한 멀티미디어의 삽입과 편집을 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2. 실시간 성: 아니, 실시간을 넘어서 동기화 서비스를 지원합니다. 당신이 쓰고 있는 메시지를 수신자가 글자별로 바로 볼 수 있습니다.
  3. 확장성: 다양한 플러그인을 통해 기능을 무한히 확장할 수 있습니다.
  4. 버전관리: 여러명이 사용하며 내용을 건드릴 수 있기 때문에 모든 변경 사항을 저장하여 버전 변화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Similar but different
앞에 거론한 특성 때문에 기존 이메일 이외의 서비스를 포괄합니다.
  • 메신저
  • 트위터
  • 게시판
  • 채팅
  • 포럼
  • RSS
  • google docs (온라인 오피스 패키지)
  • 커뮤니티/카페
어찌보면 실시간 메신저와 비슷하고, 또 어찌보면 트위터 류의 SNS 느낌도 납니다. 오히려 이메일만 빼고는 다 닮았습니다.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4분면 상에서 위치 잡기도 애매합니다.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그래서 유동적이지요.
통신의 의미가 강한 이메일보다, 차라리 매우 강력한 협업 툴이라는데 경험자의 의견이 모아집니다.


Can the wave wipe out the old email?
포스트의 제목으로 돌아가서, 구글 웨이브가 스스로 표방하듯 장차 이메일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 전 매우 회의적입니다. 지금도 유저들의 불만이 좀 있습니다. 하지만, 느린거? 시간되면 나아질겁니다. 스팸? 적절한 플러그인이나 차단 기능이 나올겁니다.

그러나 태생적인 문제가 있습니다. 사용자 크기(user mass)의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gmail은 'do not delete, but archive'라는 단순한 컨셉과 무한 용량으로 이메일 서비스의 다크호스로 떠올랐습니다. 연이어 구글의 자본력으로 밀어붙이는데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gmail은 좋은 기능을 강조, 기존 이메일 인프라에 바로 접속하여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수 있었습니다. 기존 인프라 위에서 자신의 포지션을 잡아나가는게 가능하지요.

그러나 구글 웨이브는 기존 플랫폼이란게 없습니다. 이론적으로는 지구상 모든 사람이 구글 웨이브를 쓸 수 있고 게다가 모두가 사용할 용의까지 있어야만 의미 있는 서비스입니다. 트위터는 사용 안해도 읽을 수는 있지만 구글 웨이브는 같은 플랫폼 안에서 유용함이 빛나는 서비스입니다.

해결책은 두가지지요. 첫째, 구글의 자본과 마케팅 능력으로 계정을 무한 공급하여 기본 플랫폼이 되게 한다. 둘째, 다양한 공개 api나 중개 서비스 (glue service)를 통해 기존 네트워크와의 연결성을 확장한다.

이 중 단기간에 승부 볼 부분은 둘째지만, 궁극적으로 구글은 첫째 방법을 원할겁니다. 크롬 OS를 윈도우즈처럼 장착하여 기본 사양화 한다든지, 최소한 모든 사람이 gmail 아이디를 갖든지 말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막대한 시간과 자본이 소요됩니다. 결정적으로 네트워크의 가치가 커지기 전까지는 논할 의미가 없을 정도로 서비스의 가치가 작다는 점이지요. 그러면 그 낮은 가치가 네트워크에의 유입속도를 억제하므로 네트워크의 가치가 양의 되먹임(positive feedback)을 갖지 못합니다. 급증하는 서비스가 되기 힘들다는 겁니다. 이게 제가 웨이브 플랫폼이 이메일을 대체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이유입니다.


Sooooo hard to learn
굳이 하나의 난점을 더 적자면, 구글 웨이브는 매우 어렵습니다. 직관적이지 않고 배우기 어렵습니다. 애플이 미학적이고 마이크로소프트가 상업적이라면, 구글답게 공학적입니다. 엔지니어의 언어로 이뤄졌고 엔지니어의 무뚝뚝한 효율이 미학인 서비스입니다. 처음 웨이브에 접속하면 함께 놀 사람도 없고 (이메일 친구는 소용 없으므로) 뭘 어찌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엔지니어나 geek 친화적이므로)


But, fun wave
하지만, 이런 복잡한 논의는 알 필요 없이 구글 웨이브는 신기하고 재미납니다. 상대가 꼬물락 꼬물락 적는 글씨를 보는 재미나, 실시간으로 협업이 이뤄지는 경험은 독특한 새로움입니다. 무엇보다 초창기의 미숙함에서 진화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아닐까 싶습니다.

특히 협업의 도구로는 꽤 유용해 보입니다. 당분간 구글 웨이브의 USP는 협업 플랫폼으로 갈겁니다. 이메일 운운은 잊어도 무방합니다. 저는 지금까지는 협업도구로 구글 닥스를 써 왔습니다만 웨이브를 써볼까 생각중입니다.


Anyone wanna try?
그래서 말인데, 구글 웨이브 써 보실 분 계신가요? 써 보실 분 계시면 총 10분께 웨이브 계정을 드리겠습니다.
  • 제 블로그에 댓글 또는 트랙백 3회 이상 남겨주신 분
  • 비밀댓글로  gmail 계정을 적어주세요
  • gmail 계정 없으시면 gmail 계정도 드리겠습니다. 함께 적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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