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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어워드에 부쳐 (1): 랭킹의 의미 본문
연말이면 블로그계가 가볍게 흥분하는 관례적 행사가 있습니다. 블로그 어워드지요.
Meaning of blog award
블로그 어워드는 두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컨텐츠 생산자로서의 블로거는 자신이 1년간 소통했던 결과의 사회적 위치를 특정한 잣대에 맞춰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반면, 컨텐츠 소비자로서의 블로거는 늘 가던 블로그만 찾다가 새로운 블로그를 알게 되는 장점, 그리고 자신이 알고 있던 블로그에 대해서 남들의 평가는 어떤지 알아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Pros and cons
이런 블로그 어워드 행사에 대해서는 항상 격렬한 찬반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똑같은 블로거인데 누가 낫고 말고를 따지는게 어불성설이라는 평등근본주의자도 있고, 랭킹(ranking) 리스트의 상업화와 주목의 불평등을 지적하는 구조적 회의론자가 있습니다. 아주 일부지만 랭킹 마감선(cut off)의 언저리에서 강렬한 선망과 질시가 교번하는 반발적 비판론자도 보일 때가 있지요.
제 입장을 묻는다면 전 찬성파입니다. 랭킹 자체는 필요합니다. 우선 재미가 있고, 그 자체가 꽤 많은 사람에게 의미있는 정보가 되니까요.
Necessity of ranking
랭킹 또는 리스트의 의미를 과소평가하면 안 됩니다. 흔히 서울대 없애면 교육 문제가 해결된다는 피상적 주장을 많이 보는데, 사회적 효용으로 보면 서울대 없애면 새로운 서울대가 나오게 되어있습니다. 랭킹이라는 말이 부담스러우면 리스트라고 봐도 되는데, 특정 리스트는 경제적 효익으로 인해 수요자가 항상 있기 때문이지요.
Problem of ranking
제가 어떤 랭킹이 문제가 있다고 보는건 공정하지 못한 경쟁을 유발할 때입니다. 예컨대 승강의 고착화가 생긴다든지, 상위 랭커가 독점적 권력을 행사한다든지의 예입니다. 물론, 상위 랭커가 어느 정도 선발적 지위를 점하는건 시스템의 문제가 아닙니다. 예컨대, 오프라인 서점이 제공하는 고유한 가치 중 하나가 베스트 셀러 코너입니다. 서점 가 보시면 항상 그 앞에 사람이 몰려있습니다. 따라서 어떻게든 베스트셀러 리스트에 들면 계속 잘 팔리게 됩니다. 하지만, 베스트셀러 이외에 신간 코너, 화제의 책 등 다른 보완적 리스트가 있어서 베스트 셀러 리스트에 든 책이 우월적일지언정 독점적이지는 않지요.
따라서 제 관점은 명료합니다. 랭킹 자체는 필요하다는 점, 그리고 완벽한 랭킹은 없다는 점입니다. 어찌보면 재미삼아 넘어갈 수도 있고 어떻게 생각하면 너무 불합리해서 외면하게 되는 랭킹도 있겠지요. 결국 이 점에서 랭킹 시스템 자체는 사라지지 않고 진화적으로 변신할겁니다.
Filters in ranking
제가 생각하기에 안 좋은 블로그 랭킹은 이렇습니다. 랭킹의 왜곡이 구조화된 경우지요. 예컨대 한 때의 구조로 기간을 평가하거나 포인트 산정 자체에 편이가 생겨 편향이 예정된 선정을 하는 경우지요. 특정 시스템을 예로 들어 미안하지만 우리나라 대표 메타 블로그인 올블로그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올블로그는 추천 버튼이 있어 모든 글에 메타 사용자의 선호도가 묻어 있습니다. 따라서 이 점을 이용하면 하나의 랭킹이 되지요. 주요 인자는 전체 모수와 투표방식입니다. 이 두 가지가 잘 작동하면 포스트 추천은 좋은 투표(voting system)가 됩니다.
우선 대표성 있는 모집단이 필요하다는 점은 당시 우리나라의 독보적 메타 블로그라는 점에서 충분한 샘플은 됩니다. 반면, 투표방식은 몇 개의 필터가 끼어 듭니다. 로그인 여부에 따라 시스템 애호자만 참여하는 1차 필터가 끼고, 투표 버튼을 누르는 개인적 귀찮음에서 2차 필터가 존재하며, 아이피 중복허용 여부에 따라 투표수가 차이난다는 점에서 또 하나 필터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런 불완전성에도 불구하고 올블 Top 100은 매년 매우 흥미로운 랭킹을 제공했습니다. 비교적 일찍 블로깅을 시작해서 올블 Top 100의 하위 랭커로서 디딤돌이 되었던(^^;) 저는 순위에 상관없이 아주 재미있는 행사로 기억합니다.
글이 길어져 나머지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잇겠습니다. 과거 블로그 어워드와 현재 블로그 어워드의 맥을 짚어 보는 글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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