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uit Blogged

아폴로 13호와 맥가이버 본문

Travel

아폴로 13호와 맥가이버

Inuit 2010. 8. 22. 19:22
먼길 떠나면 항상 그렇지만, 특히 일정 복잡한 출장은 항상 자잘한 문제를 해결하면서 다니게 됩니다.

There is no easy biz trip 
현지 미팅만 해도, 미팅 어젠다 챙겨서 잘 하는건 아주 고상한 궁극의 미션이고, 처음 도착한 현지라면, 도시지리 습득하고, 교통편 및 트래픽 점검하고, 미팅장소 주소 확인하여 제대로 장소에 도착하는 그 이전 과정부터 자잘하니 신경쓸 일이 많습니다.

Trip is the process of trouble shooting
그와 별개로, 현지에서 사소하지만 신경쓰이게 불편하거나 임무 수행에 지장이 생길 정도의 문제도 종종 발생합니다. 회사 직원들 보면 식당에서 랩탑을 도난당한다든지 더 자주 생기는 일로는 소매치기로 카드 사용이 어려워지는 사례 등이지요.

iPhone says NO SIM
이번에는 갑자기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취리히 공항에 내려서 아이폰을 켜니 'NO SIM' 에러만 뜨고 3G가 먹통이 되어버렸습니다. 와이파이만 가능한 아이팟이 되어 버린 것이지요. 현지 연락이나 발신은 일행이 있으니 괜찮지만, 국내의 긴급연락 등 수신이 안되는건 큰 문제입니다. 

국내라면야 바로 KT 대리점 찾아가면 어떻게든 조치가 될터지만, 해외에서 조치는 쉬운 일이 아니지요. 물리적인 손상이라면 새 SIM을 사서 꽂을 수는 있지만 셋업이 문제가 될 수 있으니 말입니다.

McGyver spirit
호텔에 도착해서 회사 전산부에 연락해보니, 마침 유사한 경우를 해결한 바 있다고 하더군요. SIM 카드를 빼서 다시 넣는게 솔루션입니다. 껐다 켜는건 수차례 시도 해봤는데 카드 뺐다 끼는건 못해본게 아이폰 심카드 빼려면 얇은 철사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심카드 빼는 도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클립 하나만 있어도 되는데 출장 가방을 다 뒤져도 안나오는 철사. 궁하면 통한다는 맥가이버 정신이 필요할 때입니다. 샤프를 비롯해 모든 뾰족한건 다 찾아 보아도 잘 없습니다. 그러다가 우산의 고리를 발견하고 바로 해체. SIM 카드를 뺀 후 잘 닦아서 넣으니 역시 성공! 영화 '아폴로 13호'의 NASA 과학자 놀이를 한 셈이 되었습니다.
혹시라도 해외에서 NO SIM이라고 뜨는 경우, 우선 SIM 카드를 뺐다 끼워 보시기 바랍니다. 의외로 중요한 팁이더군요. 그리고 이제 제 출장 kit에는 클립을 상비합니다.

<덧> 새로 발견한 문제.
카메라 안에 먼지가 들어갔는지, 밝은 곳을 찍으면 오른쪽 위 지점에 꺼먼 얼룩이 나옵니다. 렌즈는 잘 닦아서 문제 없는데, 귀국까지 그냥 버텨야 할지.. ㅠ.ㅜ 

객지 생활 은근히 힘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