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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트 메이커스 본문
히트작의 요체를 글 하나로 정리한다니, 이게 말이 될까.
믿을만한 친구의 추천이 아니면 읽지 않았을 책입니다. 성공의 쉬운 공식을 믿기엔 세상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는걸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읽어보니, 책은 꽤나 합리적이고 마음에 듭니다.
(Title) Hit Makers: The Science of Popularity in an Age of Distraction
MAYA
MAYA는 신선하지만 받아들일만한(Most advanced yet accpetable)의 약자입니다. 즉 참신함과 친숙함이란 두 요소의 절묘한 배합이 히트작의 기본 요소 중 하나입니다. 한마디로 요약 가능합니다.
"친숙한 것을 팔려면 낯설게 하고, 낯선것을 팔려면 친숙하게 하라."
'흥행의 재구성'에서 강조하는 헐리우드의 하이 컨셉도 같은 원리입니다. 다만, 이 배합은 시대와 대상 따라 미묘하게 다를겁니다. 반복으로 참신성을 이내 질식시키는 유행어는 반면교사지요.
반복과 fluency
기본적으로 히트작은 반복 노출이 중요합니다. 싫어하던 에펠탑을 오래 보니 차츰 좋아하게 되었다는 단순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처럼 반복은 용이성(fluency)를 낳고 이 용이성이 유능감 또는 친밀감, 소속감 등 다양한 긍정적 반응을 이끌어냅니다. 반대로 비유창성(disfluency)은 불편한 감정을 자아내기 때문에 결정적 걸림돌이 됩니다.
난이도
여기서 자연스럽게 난이도가 중요해집니다. 너무 어려우면 불친절한 컨텐츠가 됩니다. 너무 쉬우면 또 금방 질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난이도가 핵심입니다. 어려움을 극복하는 순간 유능감으로 변해 긍정적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즉 적절히 소비자가 '해결 가능한' 정도의 도전이 최상입니다.
바이럴
중요한건, 컨텐츠의 품질이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품질이 떨어지는 컨텐츠가 멀리 퍼져가지는 않지만, 품질이 좋다고 저절로 퍼져 나가지도 안습니다. 다만, 흔히 생각하듯 바이럴이 1 대 1의 연쇄적 과정이 아니란 점은 기억해둘 만합니다. 사례연구를 해보면, 1 대 1로 전파되다가 중간에 1대 1백만 정도의 엄청난 증폭이 한 두차례 있는 경우가 성공한 바이럴의 핵심입니다.
경로의존성
마지막으로 짚어야할 부분은 성공의 경로의존성입니다. 히트작은 내가 경험해서 좋기도 하지만, 남이 좋다고 하는 부분도 그 이상 중요합니다. 48개 노래를 임의로 차트순위로 만들어 두 집단에게 배포하면, 각 집단은 주어진 히트 랭킹에 따라 노래를 좋아한다는 실험이 있습니다. 이 말은, 어떻게든 차트의 앞단에 올라가면 성공한다는 뜻이고, 컨텐츠의 질보다는 그 위치가 성공 여부에 관련이 크다는 뜻입니다. 이를 이용한 국내 출판사의 치팅도 많았습니다. 꼭 차트가 아니더라도 옆사람이, 동시대 청중이 좋다는 컨텐츠를 좋게 느끼는게 인지상정입니다. 동질감을 느끼고 싶은 소속욕구와 이런게 시대정신이구나 배우는 호기심 욕구가 발동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떤 컨텐츠를 만드는게 성공 확률이 높을까요? 청중이 가장 좋아하는 주제는 청중 자신입니다. 즉, 문화의 형태와 미디어와 무관하게 어떤 형태로든 청중의 이야기, 청중이 개입되고, 청중에 대한 컨텐츠가 성공 확률이 높습니다. 참신한 친숙성과 같은 방식으로 설명하자면 '개인화의 대중화'라고나 할까요.
Inuit points ★★★★★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성공의 요소를 살피지 성공의 공식을 가르치려 하지 않습니다. 다소 두툼한만큼 풍부한 사례도 재미납니다. 이 글에선 제 개인적 정리를 위해 뼈대만 추려 적었지만, 각 챕터마다 음악과 영화, 글 등 다양한 문화 장르마다 시대를 넘나들며 살펴보는 사례만으로도 즐거운 이야기로 빼곡합니다. 한때 고급 가구였던 라디오가 지금은 칩셋과 소프트웨어로 바뀌었습니다. 그 격변의 시대에도 사람들은 재미난 구경거리, 생각거리, 이야기거리를 찾습니다. 시대와 기술과 그 매개체를 이해하는 소수의 창작자가 엄청난 부가가치를 거머쥐기도 했고요. 세상 많은 메이커들에게 히트의 축복이 내리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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