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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

Inuit 2019. 5. 25. 08:43

(Title) Factfulness : The Ten Reasons We're Wrong About the World

Hans Rosling

팩트풀니스(factfulness).

기존 단어는 아니니, '사실충실성'이라는 번역은 어감과 뉘앙스가 나쁘지 않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두가지를 크게 깨닫습니다.

 

흔히 말하는 저개발국의 상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은 열악하지 않다.
우리는 수없는 고정관념에 싸여 있다.

 

저자는 의술을 기반으로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아프리카, 아시아 도움이 필요한 나라에서 평생을 바쳐 활동을 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저자가 첫머리에 죽비로 내리치듯 갈하는건 그들은 생각만큼 비참하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당연히도, 그쪽은 이제 먹고 살만하니 신경 안써도 된다는 논조는 아닙니다. 처지는 다르지만 공통적으로는 꾸준히 나아지고 있는 상황이고, 그렇기에 무턱댄 연민은 배제한채 계속 나아질거란 신념을 갖고 도움과 지원을 계속 하자는 뜻입니다.

 

앨고어가 " 딱감고 과장좀 하자" 하는 제안을 단번에 거절한 저자입니다. 켐페인 하는 입장에선 드라마틱한 서사가 관심 끌기에 도움되는걸 모르지 않을겁니다. 하지만, 근원적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은 장기적으로 밖에 없고, 진실만이 지속적 울림과 행동을 유발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에 거절한거죠.

 

이렇게 보면 책의 지향이 저개발국 돕자는 이야기로 생각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가 빠져있는 생각의 함정을 탈피해서 진실을 보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사실충실성, 팩트풀니스(factfulness)입니다. 저자가 상세하고 풍부히 아는 저개발국 이야기를 사례와 예시로 썼을 뿐입니다.

 

책에는 사실을 직시하기 위해 이겨야할 10가지 본능을 말합니다. 읽는 재미를 위해 읊지는 않고, 제가 기억해 두고 싶은 몇가지를 소개합니다.

-Negativity instinct: 좋은 소식과 나쁜 소식의 영향력은 비대칭적이다. 좋은 소식은 너무 느리거나 파편적이어서 뉴스거리는 못된다. 은밀히 조용히 진행되는 좋은 일은 알려지지 않는다. 대개의 진실은 긍정적이지만 뉴스거리가 안되는 쪽에 있다. 따라서 신문의 충격적 파열음에만 귀기울이면 장시간의 진실을 놓치게 된다.

-Fear instict: 연간 비행기 4천만대가 무사히 뜨고 내리는 동안 10대가 사고난다. 하지만 공포가 눈길을 잡아끈다. 실은 지금이 인류 역사상 가장 평화로운 시대다.

-Destiny instinct: 타고난 특성이 사람, 국가, 종교, 문화의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생각을 쉽게 한다. 하지만 세계 각지를 규정하는 중요 인자는 문화도 아니고 종교도 아니고 일관되게 경제적 특성이다. 예컨대 여성 1인당 출산율은 오직 소득의 함수다. 그다음이 교육이다. 종교는 무관하다. 무슬림마저 그렇다.

-Blame instinct: 세계의 중요한 일을 이해하려면, 개인에게 죄를 추궁하기 보다 시스템에 주목해야 한다. 특정 인물에 잘못을 돌리면 다른 해명을 찾지 않고 그치게 되며, 진짜 배울것을 배우지 못한다. 특정인물 칭찬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잘 되고 있을 때 그걸 인정하고, 왜 잘되고 있는지 생각하고 분석하고 감사하는 삶이 중요하다.

-Urgency instinct: 두렵고 시간에 쫓기는 중 최악의 시나리오가 생각날 때 인간은 바보같은 결정을 한다. 불확실한 상황에서 주저하고 사색하는 원시인은 우리 조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우린 결정하고 행동한 사람의 후손이다.

결국 낙천주의자란 말도 거부하고 '가능성 옹호론자'라는 복잡한 태그를 택한 것도 팩트풀한 자기 정의 같습니다.

 

Inuit Points ★★★

어찌보면 평이한 내용입니다. 읽다보면 그래 맞지 그렇겠네 끄덕이게 됩니다. 글이 담백합니다. 그럼에도 함의는 빈곤하지 않습니다. 세상 일에 두루 관심 갖고 사는게 하나의 중요한 지표인 저도 저 너머 세상에 대해 오해가 많다는걸 알았고 책 읽으며 많이 배웠습니다. 게이츠가 책을 대거 사서 대학생들에게 뿌렸다는 사실보다, 저자가 숨 거두기 전 여명을 쥐어짜 출판전 탈고만 겨우 마치고 삶을 마감한 책이라 감동입니다. 그가 전하고 싶었던 그말을 한번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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