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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조직

Inuit 2022. 11. 26. 07:10

작은 소망이 있습니다.

경영 서적 제목 학원 같은 거 생겼으면 좋겠습니다.

 

문학이나 인문, 과학 쪽은 제목의 전달력이 좋고 종종 원제를 능가하는 초월변역도 더러 본듯 합니다. 그런데 경영서적은 이 모양일까요. 원제가 담고 있는 주요 테마나 주제의식을 무심하게 날려 버리기 일쑤입니다. 더불어 부장님 훈시같은 엄근진 딱딱하고 재미없는 라인은 덤이고요. 독자를 엄근진 부장님으로 상정해 마케팅적 효과를 노린다는건 이해해도 말입니다.

What you do is who you are

Ben Horowitz, 2019

 

이 책도 원제는 주제를 관통니다. , 문화는 덕목(virtue)이자 행동강령이란 게 책의 처음부터 끝입니다. 그래서 네 행동이 너다, 또는 조직의 행동이 조직의 성격을 형성한다는 뜻입니다. 근데 한글 책 최강의 조직은 대체 어디서 나온 말일까요. 이걸 낸 출판사나 역자는 최강의 조직을 구경이나 해본 걸까요.

 

조직 문화를 실용적 관점으로 접근합니다. 흔히 현장에서 경영 안해 본 학자들이나 컨설턴트가 좋아하는 비전-미션-가치(VMS) 프레임워크는 제대로 만들기도 어렵지만 조직속에 내면화하기는 더 힘듭니다. 언어로 박제돼도 안되고, 그렇다고 매분기 바뀌며 떠돌아도 안되지요. 결국 조직의 문화는 매일의 판단과 행동에서 나오고, 행동은 규범적 강령에서 나와야 한다는 호로위츠의 주장입니다.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분명 맞는 말이지만 신입이라면 마음에 와닿지도 않는, '고객에 봉사하여 세계 최고의 회사가 된다'류의 비전/미션 선언문으로 당장 눈앞의 문제를 해결할 없으니까요. 책은, 바로 지점, 매일 살펴볼 있는 강령적 규범 체계를 고찰합니다.

 

크게 네가지 사례를 연구해서 정리해 두었습니다.

  • 일본의 무사도: 4서원을 비롯해 죽음을 곁에 두고 판단하는 법. 그래서 개인은 고요하고 집단적으로 강해지는 규범
  • 징기스 칸: 능력주의, 충성도, 포용을 테무진이 몸소 실현
  • Shakar Sengor: 교도소 갱단 운영 시, 충성과 헌신을 매 상황마다 각인시킴
  • 투생 루베르튀르(Toussant Luoverture): 아이티 흑인 노예 반란을 성공 시킬 때, 무질서한 반란군을 강령적으로 조율함

이중 투생 이야기를 이번에 상세히 듣게 되어 저는 가장 재미나고 인상 깊었습니다.

투생의 7가지 전술
Keep what works
Create shocking rules
Dress for success
Incorporate outside leader
Make decision demonstrates cultural priorities
Walk the talk
Make ethics explicit

그래서 의외로 시범케이스(object lessons)를 중요시합니다.

백날 말하느니, 뭐가 아닌건지 확실히, 단번에 보여주는 게 빠르다는 견해지요. 책에서는 주로 조직에 해가 되는 유형에 대한 대처를 언급합니다. (the jerk, the flake, the heretics, the prohet of rage)

 

결국 조직 문화는 행동의 축적으로 고형화됩니다. 그래서 행동의 정렬 방법이 중요하지요. 책의 방법론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알게 모르게 쓰던 거지만, 명시적으로 신경 쓸 부분을 알게되었습니다.

 

Inuit Points ★

'하드씽'으로 제게 감동을 줬던, a16z 호로위츠씨입니다. 책도 재미나고 유익합니다. 힘 뻬고 자의식도 멀리두고 역사와 조직에 몰입하는 순도가 좋았습니다. 고수의 내공이 느껴집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많은 영감과 방향성을 얻을 있어 유독 도움이 되었던 책입니다. 다섯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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