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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전략 논쟁사

Inuit 2023. 10. 28. 08:52

1️⃣ 한줄 

일본 경영서의 (흔치 않은) 좋은

 

Inuit Points ★★★★☆

주었지만, 제게 즐거운 독서였기 때문입니다. 모터사이클 수리공이 엔진 매뉴얼의 계보 정리해둔 발견했을때의 기쁨 생각하시면 됩니다. 대부분 사람, 심지어 바이크 라이더한테도 그닥 실용적 도움이 되지는 않는게 뻔한데 말이죠. 그만큼 경영전략의 사조간 경합과 무게중심의 이동을 시대순으로 정리했습니다. 줄기는 알고 있었지만, 풍성한 디테일이 강점입니다. 지식이 스틸샷 정도 맥락이라면, 책은 30 동영상 클립 분량입니다.

 

❤️  To whom it matters

  • 경영전략 자체를 업이나 공부로 좋아하시는
  • 어디 가서 아는체 하는걸 좋아하시는
  • 사전이나 인물 도감, 식물도감도 재미나게 읽을 있는 문자중독자

 

🎢 Stories Related 

  • 저자는 일본 BCG에서 오래 근무하고 2000년대 초반 은퇴한 경영 컨설턴트 출신입니다.
  • 그러니 경영전략의 변곡점들을 일선에서 몸소 체험했습니다. 그것도 진앙이라고 할수 있는 BCG에서요.
  • 덕에 포터랑도 잠깐 회의했고, 위찬도 보고 책에 나오는 많은 인물들과 동료로 근무하기도 합니다.
  • 문헌을 더듬는 것보단 한층 깊이, 실제적으로 전략사상사를 망라했고 대단한 작업입니다.
  • 논쟁사란 제목은 살짝 선동적입니다. 원제는 경영전략 전사(全史)입니다. 중간에 아주 약간 포지션닝파와 역량파의 논쟁이 나오지만,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가 논쟁은 아닙니다. 경영사상의 패러다임 변화를 쫓은 책인데, 출판사가 공격적인.. 아닙니다.

미타니 고지, 2013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제가 글이나 강의에서도 종종 언급하지만, 전략은 포터로 대표되는 포지셔닝 파와 전략경영으로 표현되는 실행파가 있습니다. 비즈니스 스쿨 포지셔닝 파에 매료되어 경영전략에 입문했지만, 기업에 몸담으면서 '쓸모는 이쪽이구나'하고 실행파로 전향한 케이스입니다. OKR 큰틀에선 실행파의 도구입니다.

 

책도 뼈대는 같지만 훨씬 지평이 넓고 정세합니다.

우선 맹아기부터 재미납니다. , 테일러주의, 포드주의에서 시작한 과학적 경영의 도입과 마요가 식별해낸 사회적 존재의 집합이란 조직행동론을 초기 씨앗단계로 포함해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이어서 근대 경영학의 정립과정을 살핍니다. 전쟁에서 사용되는 전략이란 단어를 경영에 도입한 체스터 바나드, 경영전략의 아버지 앤소프, 사업부제를 정립한 조직구조론자 알프레드 챈들러의 기여를 소개합니다.

 

재미난건 이때만해도 전략의 추상성과 연역성을 따로 추출하지 않고 실행에만 역점을 뒀다는 점입니다. 세밀함이 떨어지지만 현세의 실행론과 외려 맥이 통합니다.

 

이때 사업부제를 통해 기업의 성과를 높여주고 그걸로 톱의 자리에 오른게 매킨지입니다. 그러다가 석유파동이 나면서 업계의 판이 바뀝니다.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고 기업의 생산성이 예전같지 않으니 사업부제만으로는 쓰러져나가게 됩니다. 이때 혜성같이 등장한게 BCG입니다. 시간, 경쟁, 자원배분이라는 세가지 도구를 가지고, 학습곡선, PPM(product Portfolio Management) 경영학적 프레임을 제시하며 기업의 갈길을 조언해줍니다. 포지셔닝 파의 태동이죠.

 

문파의 태두라 있는게 마이클 포터입니다. 박사 학위 논문으로 5포스 모델을 제안하고, 지금도 많이 회자되는 세가지 근원적 전략, 그리고 가치 사슬을 부르짖은 사람이죠. 이에 따라 경영 전략은 멋진 프레임으로 빈곳 찾기에 집중합니다.

 

하지만, 이에 반하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하죠. 대표적인게 혼다입니다. 도대체 포지션상 말이 안되는 포지션에서 출발했음에도 미국을 정복하고 세계 톱이 되죠. 놀라서 학계에서 살펴보니 포지션이 나빠도 역량이 좋으면 고성과 기업이 있음을 발견합니다. 이후로 포지셔닝파가 대퇴각하고 역량파가 득세하죠. 피터스, 마이클 해머, 게리 해멀 등입니다. 저도 포지셔닝파의 사고방식을 배워 졸업했지만, 기업에서 실제로 경영과 전략을 접목할 역량파의 책으로 공부하며 성과를 냈고, 관점도 이동했더랬죠.

 

아무튼, 역량파가 진화하면서 포지셔닝 파의 장점인 전략적 혜안을 살짝 가미한게 실행파입니다. 적절한 방향을 설정했다면, 좋은 자리 찾는데 시간 쓰지 말고 바로 실행하고 성과내고 성장하는 자가 이긴다는거죠.

 

스타트업에도 적절한 프레임이고 기업에서도 통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결국, 포지션이냐 역량이냐 이런건 받고 사는 컨설턴트들의 한가한 담론이고, 기업에 정작 중요한건 거친 환경에서 적응하며 생존한 성장하는 거니까요.

 

특히나 포지셔닝파가 주춤하고 역량파가 득세하는 과정에서의 에피소드들과 사고의 정립에 기여한 사람들 이야기가 가장 재미났습니다. 그리고 카테고리 별로 제가 알고 있는 것보다 많은 경영학자, 경영자가 망라되어 있어 경영학의 흐름을 다채롭게 좋게 있는 점도 좋았습니다.

 

제가 원래 일본 실용서를 좋아하는 이유는 쓸모 있는 작은 이야기를 한권 분량으로 부풀리는 지루함입니다. 반면 꼼꼼함은 뛰어나죠. 책은 일본 특유의 꼼꼼함, 총정리의 끝판왕일 뿐더러, 주제를 아는 사람이 써서 함량도 흘러 넘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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