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uit Blogged
머물고 싶은 동네가 뜬다 본문
1️⃣ 한줄 평
선한 영향력을 주는 책, 하지만 정신 없게 써진 치명적 흠
♓ Inuit Points ★★★★☆
지방과 골목 같은, 로컬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지요. 지역 균등 발전 및 세대별 편차를 줄이는 핵심이기도 합니다. 로컬의 경제학을 로컬 크리에이터에 초점을 맞추고 적은 책입니다. 전국을 커버하는 다양한 사례 수집이 장점입니다. 문장은 난마 같지만, 주제의식은 묵직하여 별 넷 주었습니다.
❤️ To whom it matters
- 왜 성수동은 뜨고 삼청동은 망했는지 궁금했던 사람
- 자영업에 관심은 있는데 망하기 딱이라 망설이기만 하던 사람
- 지방을 살리는게 맞다고 생각하면서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실마리가 안 보이는 사람
- 내가 젊은인데, 돈은 없어도 창의는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 Stories Related
- 모종린 교수는 골목상권과 로컬 씬 저명한 작가입니다.
- 하지만 글의 한계도 그 지점에 있습니다.
- 대중적이려 노력한 글이지만, 현학적인 군더더기가 많습니다
- 게다가, 어디 기고문 모음인지, 전작내용 재활용은 물론 챕터간 중언부언이 매우 많아 수려한 글은 아닙니다.
모종린, 2021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책은 코로나 충격에서 시작합니다. 오프라인과 언택트로 '슬리퍼 상권'이 뜨면서 동네가 주목 받는 현상이죠. 하지만 코로나는 도왔을 뿐입니다. 저자는 오프라인과 탈물질주의에서 로컬의 존재 가치를 살펴봅니다.
어떤 면에서 저자의 이상은 중세 상인도시입니다. 거주, 상권, 문화의 복합기능이 시장에 구현되어 있었으니까요. 거리에서 문화를 향유하니 도보의 목적지이자 공동체의 협력과 정체성을 더해주는 가치의 중심지입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혁신이 이뤄지기도 했죠. 이 시장이 마을 밖 거래, 나라 밖 무역까지 담당하면서 여러가지 제도의 혁신까지 추동했습니다.
산업화 이후, 생산이 이익에 유리한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동네 시장의 복합적 기능은 유통의 말단으로 격하되고, 자연 파편화, 영세화됩니다.
하지만, 산업화의 반작용이 생긴다면 어떨까요. 개성, 정체성, 다양성을 찾으려면 다시 로컬이 부각되어야 하지요. 중세 시장의 재림일수도 있습니다.
이런 전제에서 저자는 세가지를 강조합니다.
첫째, 핵심은 로컬 크리에이터입니다. 지역자원을 활용해 원하는 바를 실천하는 사업가인 로컬 크리에이터가 모든 논의의 출발점입니다. 저자는 이전 작품부터 '장인 대학'을 밀고 있습니다.
둘째, 로컬 브랜드입니다. 결국 하나의 인상 깊은 앵커 스토어가 동네를 알리고 그 덕에 추가적인 로컬 크리에이터나 다른 사업들이 모여든다는 거죠. 우선 로컬 컨텐츠를 지역자원에서 추출하는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마지막은 로컬 비즈니스 모델입니다. 다양한 형태로 앵커스토어의 지위를 갖는게 선결될 부분입니다. 앵커 스토어는 4대장인 카페, 빵집, 독립서점, 게스트하우스 중 하나일 수도 있고, 동네 마켓이나 로컬 편집숍일 수도 있습니다. 지역자원이 독특하면 라이프스타일 사업도 시도가능한데, 양양의 서핑, 거제의 아웃도어, 헤리티지나 레트로의 전통 문화 등이 가능합니다.
이 세가지 과정을 통해 앵커의 지위를 확보하면, 어떤 기업은 전국으로 확장할 수도 있지요. 이건 업의 속성 따라 다릅니다. 매번 새로 로컬라이즈하거나, 로컬 제조로 커버리지를 확장하거나, 부동산 디벨로퍼의 방향이 있습니다. 어느 하나 빠른게 없이, 느리고 선형적 성장의 속성을 갖습니다. 이게 스타트업과 로컬 비즈니스의 차이 같아요. 스타트업은 스케일을 고려하면 로컬은 임팩트니까요.
책은 에코시스템을 강조하며 마무리합니다. 책만의 독특한 관점이 좋았는데요. 예컨대 젠트리피케이션은 양면이라는 거죠. 즉 동네상권이 여행상권으로 발돋움하는 과정에서의 부산물로 봅니다. 그래서 그 자체로는 성공의 증거입니다만, 당연히 젠트리피케이션 이후 개성과 활력을 잃고 몰락하는 전철을 밟지 않아야겠죠. 저자는 여기서 동네 상권의 거버넌스를 언급합니다. 상권공동체, 공동체 문화, 경제적 연대든 형태는 다양합니다. 인상깊은 말은, 로컬이 잘되려면 건물주도 '장인'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점입니다.
제가 그러모아 억지로 구조를 세웠지만, 뼈대가 단단한 책이 아닙니다. 그래서 문장들이 흩날리죠. 문장단위로는 건조해도 참고 읽을만하지만, 결국 소챕터와 대챕터란 관점에서 내가 어디에 있고 어떤 내용을 포인트로 읽어야하는지 혼란스러운 서술입니다. 만약, 기고문을 모아서 기워 만든 책이라면 가능한 난삽함입니다.
그럼에도, 자동차 여행이 아닌, 목적없이 골목을 걷듯 여기저기 둘러보는 독서로는 나쁘지 않습니다. 전 수많은 국내 지방의 노력들을 망라해둔 것으로도 알게 된 점이 많고, 유익한 독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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