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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국의 책쓰기 수업 본문
1️⃣ 한줄 평
책쓰기의 좋은 교범, 그러나 출판 시장 자체가 망해서..
♓ Inuit Points ★★★★☆
' 대통령의 글쓰기'로 유명한 강원국 작가가 적은, 책쓰는 방법입니다. 문장이 쉽고, 목적이 명확합니다. 책쓰기에 관해 꽤 유용한 마음가짐과 힌트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다만, 베스트셀러 작가인 탓에 책쓰는 과정에만 집중하고 팔기에 관한 내용이 없어 온전한 가이드는 아닙니다. 물론, 출판시장의 문제지 작가의 문제는 아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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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원국 작가는 김우중 회장,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한 이력이 유명합니다.
- 노무현 대통령 시절의 이야기를 담은 대통령의 글쓰기가 박근혜 탄핵 정국과 물려 초대박이 났었죠.
- 책에서 밝히기론 지금까지 6권의 책이 60만권 팔렸고, 인세만 10억정도 된다고 합니다.
강원국, 2025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책쓰기에 관한 책은 이미 여럿 있습니다.
여기에 또 한권을 보탠다면 어떤 포인트를 잡아야할까요.
강원국의 핵심은, “말과 글은 하나다”입니다.
즉, 말로 내어보며 글 모양을 잡으라는 것입니다.
그의 책쓰기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 수집: 독서, 토론, 듣기와 동영상 시청
- 생각하기: 수집한 내용을 내것으로 만들도록 깊이 생각하고, 메모로 남겨두기
- 말하기: 매듭지어진 작은 생각들을 연결해서 말로 해보기
- 쓰기: 말한 것을 글로 써두기. 욕심 내지 말고 초벌로 잡아두기
- 고쳐쓰기: 다시 고치고 또 고치고 반복해서 품질을 높이기
책에는 각 단계별로 유용한 팁들이 많습니다. 수집하는 방법이나 아이디어를 자극하는 다양한 도구들을 열거합니다. 특히, 인용과 메모 정리를 많이 강조합니다. 평소에 쓰면서 글의 부피를 키워가는 거죠.
그리고 고쳐쓰기를 많이 강조합니다. 퇴고의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기계적으로 품질을 높일 수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책쓰기의 상당부분은 고쳐쓰기라 말합니다. 저는 이점이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잘쓴 책은 없다. 잘 고쳐쓴 책만 있을 뿐이다.
그밖에, 글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독자를 존중하는 페르소나나, 글쓰기 루틴 유지하는 개인적 경험 등도 재미납니다.
반면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출판업계의 상황인데요. 책쓰기보다 책팔기가 훨씬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따라서 글만 좋다고 책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실상이 외면되어 있습니다. 강원국 작가야 베스트 셀러 작가니, 쓰는 과정에만 집중하면 되겠지요. 하지만, 초보 저자가 책내기 어려운 건 컨텐츠의 문제보다도 메마른 시장에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강원국의 '야 너두 할 수 있어 책쓰기'는 다소 맥빠집니다. '빵이 없으면 케이크 먹으면 되지' 같아서요. :)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관점에서 또 하나 특징은 'N번째 책쓰기'에 특화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 책쓰는 사람이라면, 이미 뭔가 내용이 마음에 차 있게 마련입니다. 이 책은, 텅빈 서판에서 책 쓸 때, 어떻게 아이디어를 쥐어짜고, 어떻게 부피를 채워가는지에 대한 실질적 내용이 있습니다. 즉 한두권 책을 낸 이후에, 창의력이 고갈된 느낌을 받을 때 빛나는 조언인, 구조적 창의론이 독특합니다. 역시 7번째 책쓰는 저자라서 가능한 이야기지요.
따라서 이 책은 책쓰기에 관한 일반적 가이드로도 훌륭하지만, 이미 책을 한두권 낸 저자에게 더 적합합니다. 책에 나온 팁 그대로 간결하고, 쉬우며, 인용의 잔재미가 많아 잘 읽히는 책이란 점도 장점입니다.
저도 이 책 읽으며 책이 써보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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