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uit Blogged
빌드: 창조의 과정 본문
1️⃣ 한줄 평
육사를 나오지 않았지만, 전투를 통해 장군이 된 사병의 전쟁이야기
♓ Inuit Points ★★★☆☆
아마 이 책은 평이 극단적으로 갈릴 것 같습니다. 엄청 알차다고 말해도 맞고, 밥먹으면 배부르다처럼 평이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왜냐면 드라마틱하거나 화려한 초식 없이, 보면 수긍가는 문장으로 이뤄진 책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자의 내공은 깊습니다. 평범한 엔지니어로 출발해 성장의 격랑을 몸으로 겪으며 얻은 지혜와 경험을 잘 적어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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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니 파델은 일찍이 개인화 단말기를 만들려던 제너럴 매직에서 일한 바 있습니다
- 파델은 그 이력으로 필립스를 거쳐 애플에 스카우트 되어 아이팟을 만든 주역이 됩니다
- 이후 온도조절기를 만드는 네스트(Nest)를 창업해 구글에 매각합니다.
Build: An unorthodox guide to making things worth making
Tony Fadell, 2022
부제: 애플의 시대를 연 아이팟의 아버지가 말하는 창조의 본질
🗨️ 좀 더 자세한 이야기
책은 세가지로 읽힙니다.
첫째, 파델의 회고록입니다.
어릴적 달걀장사 하던 시절부터 연속되는 창업과 취업, 이직, 또 창업, 매각 등 일련의 경력전환을 시시콜콜 적었습니다. 그다지 재미없는 남의 경력이야기 임에도 흥미롭게 읽히는건 솔직함 때문입니다. 제너럴 매직에서의 경험을 살려 필립스에서 개인화 단말기를 만들려 파델을 채용한 이후 생긴 일들에서 필립스의 관료주의를 엿볼 수 있고, 들어가자마자 다시 나와야했던 리얼 네트웍스는 진실되지 못하고 정치적인 기업문화를 생각하게 합니다. 아전인수는 있을지언정, 대충 좋게 설명하지 않습니다.
가장 재미난건 구글인데요.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 더 곪아있다고 묘사됩니다. 이유도 있는게, 구굴이 파델의 스타트업인 네스트를 인수하고 별 관심 안두다가, 모종의 이유로 파델을 축출하려 시도했던 느낌입니다. 따라서 파델의 시선이 이미 곱지 않습니다. 책에는, 매각을 추진하다가 파델이 관두자마자 매각을 취소했다고만 건조하게 적혀 있습니다. 아무튼, 저는 공감 가는게 스타트업 입장에선 기함할 만합니다. 구글이 인수하자마자 모든 복지를 구글 본사 수준으로 맞추는데 심지어 이 비용은 자회사인 네스트 돈으로 내야합니다. 게다가 간접비는 본사로 정산합니다. 스타트업답게 아껴쓰며 근면히 일하는 조직 문화를 망쳐버렸지요. 게다가, 인원 보강 역시 구글 본사에서 자리 못잡은 저니맨들이 쓰레기 하치장처럼 네스트로 모여들었다고 합니다. 그것도 엄청난 연봉을 그대로 안고 말이죠. 이런 이야기를 통해 좀 더 실제적인 분위기를 짐작해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둘째, 극도의 실용성입니다.
이게 책의 대부분이고 알맹이입니다. 제가 보기에 재미났던 몇가지 핵심사항입니다.
관리자 되기
민주적에 집착말고, 의견중심으로 결정하라
초기엔 팀의 규모를 소수로 유지하라
채용의 열쇠 = No asshole policy
고객 우선
고객 페르소나를 운영하라
영업 문화는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접근하라 (vested commission)
성공적 제품 만들기
가상의 보도자료를 활용하라
제품의 핵심을 이해하고 그 중심으로 진화시켜라
3세대는 되어야 제대로 된 제품이 나온다.
제품 자체가 브랜드다
문화
Breakpoint를 이해하라. 규모가 커지면 낡은 규칙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복리후생(benefit)과 특전(perks)을 구분해서 운용하라
창업에 관해
CEO는 seed crystal이어야 한다.
공동창업자는 있어도 공동 CEO는 있을 수 없다. 오롯이 책임져라
WHY를 생각하되, 일상적으로 필요한 아이템을 찾아라.
당신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만큼 꽂히는 일을 해라.
CEO자리에서 물러날 때를 잘 알아야 한다
셋째, 개인의 브랜딩 목적입니다.
아마도 벤처 캐피털을 운영하는 그의 상황 상 개인을 알리는게 최종 목적이겠습니다. 그런면에선 목적을 달성했을 겁니다. 아이팟과 네스트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든 사람, 창업자로서 스타트업의 생리를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면 투자자로서, 사업의 파트너로서 차고 넘치는 이력이니까요. 게다가 진솔함이라는 매력까지 잘 드러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