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전체 글 (1400)
Inuit Blogged
글쎄. 뭐랄까. 이 책 중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단연 제목이다. 경쾌하니 라임 돋는 제목에, 창의성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는 책 소개까지 놓고 보면, 딱 이거다 싶었다.그리고, 내용은 내 기대와 달랐다. 책의 기획의도는 십분 동의한다. 같은 주제의 책이 있다면 또 다시 손댈 정도로 컨셉은 매끈하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 직장인에게. 우뇌를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마사지는 항상 필요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이 책은 그 대상이 지나치게 초보적이다. 기획상 타겟 세그먼트가 어딘지 정말 궁금할 정도이다. 결국, 제목의 말장난이 한 권 내내 시종일관이다.그렇다고 그 말장난에서 심오한 깨달음이 있느냐하면 그도 아니다.그저 말의 향연에 취해있다. 말 비틀기가 창의성의 실체이던가?동음이의나 유사음에서 생각의 가지를 뻗어가..
지난 인도 출장 길에 무슨 책을 읽을까 생각하다, 인도의 정신이라는 바가바드 기타를 선택했다. 출장 준비가 바빠, 인터넷으로 주문한 후 받자마자 여행 짐에 쑤셔 놓고 비행기 탑승. 이륙 후 첫장을 들쳐보고는 아차 싶었다. 이 책은 바가바드 기타가 아니라, 바가바드 기타에 대한 강연을 녹취한 책이었다. 가급적 원전을 읽고자하는 나에게, 역자의 해석 따위가 무슨 관심이겠는가? 실수는 실수고 어차피 기내에서 읽을 것도 없으니 소일하듯 한 두 장을 읽었다. 그런데, 생각과 다르다. 흘리듯 들은 역자 이현주 목사의 내공은 대단함을 지나 경외스러웠다. 거미줄로 책을 들어올리듯 세심하게 하나하나 원뜻을 살펴 번역한 번역가로서의 지극한 공은 기본이다. 더 나아가 인류 보편의 진리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인도의 지혜를 대하..
셋째 장소는 김옥길 기념관.연대와 이대 사이에 있다. 이화여대 교정을 가로질러 후문으로 갔는데,새삼 이대의 리노베이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예전에는 이 캠퍼스가 좁고 답답한 느낌이었는데,이젠 탁 트인 공간에 잘 쌓여진 유틸리티 공간. 김옥길 기념관은 몹시 실망스러웠다.건물 자체는 미감이 있으나, 카페로 사용중이라서 그런지 관리가 엉망이다.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비단 옷 입고 부엌일 하는 가난한 손녀의 모습. 스스로 택한 것도 아닐테고 삶에 부식되었으니 남루하다 말하기도 어렵다.안에 들어가려던 계획을 접었다.차 한잔 마시며 콘크리트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을 감상하려던 것인데별로 그러고 싶지 않았다.어차피 건물의 명칭을 준 인물에 대한 매력도 못느끼던 바다. 건축이 그런게 재미나단 생각을 했다.기능과 예술이..
고전음악이나 명화 감상이 어려운 건 스토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배경 이야기, 인물 이야기, 작품의 뒷 이야기, 당연히도 이런 배경에 밝지 않은 채로는 음악이든 미술이든 작품 그 자체를 즐기는건 어렵다. 자연스럽게도, TV를 잘 안보는 나로선 클래식 음악보다 K-pop 아이돌 음악이 더 어렵다. 그런 면에서 박종호나 정태남이 내게 좋은 클래식 음악 길잡이였다. 마찬가지로 이 책, '명화는 스스로 말한다' 역시 미술사니 화풍이니 복잡하지 않게 이야기를 술술 풀어 가는 솜씨가 날렵해서 좋다.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인물 중심으로 썼다는 점이다. 이야기거리가 될만한 한 작품 또는 두어점을 중심으로 화가의 요체를 설명한다. 당연히 깊이는 부족하지만 이런 책에서는 숲을 보는 게 목적이라 깊이 따질 일은 아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