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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가장 기억에 남았던 답사다. 서울대 병원이 미스테리 퍼즐을 풀어 나가는 인디아나 존스형이라면, 이번 답사는 징글징글 몸 고생이 심한 007 카지노 로열 스타일이다. 딸이 가고 싶어한 곳의 이름은 정확히 '경희대 건축조경 전문대학원'이다.서현의 책에서 찜해둔 곳이다. 당연히 휘경동으로 가려 했지만, 다행히 딸이 미리 알려줬다. "아빠, 서울 아니고 수원캠퍼스에 있대요." 날을 잡아 용인으로 향했다.출발한지 30분도 안되어 금방 경희대 국제캠퍼스에 도착한 것 까지는 좋았다. 어디지? 사실 문제의 조짐은 출발 때 느껴졌다. 차량에 붙은 내비게이션이나, 스마트폰 내비에서 모두 목적지인 건축조경전문대학원 이름이 안 떴었다.가끔, 정확한 이름이 아니면 안 뜨는 경우가 있어 그렇거니 하고 가장 비슷한 예술디자인대학원..
글쎄. 뭐랄까. 이 책 중 가장 매력적인 부분은 단연 제목이다. 경쾌하니 라임 돋는 제목에, 창의성을 키우는데 도움이 된다는 책 소개까지 놓고 보면, 딱 이거다 싶었다.그리고, 내용은 내 기대와 달랐다. 책의 기획의도는 십분 동의한다. 같은 주제의 책이 있다면 또 다시 손댈 정도로 컨셉은 매끈하다. 그도 그럴 것이, 현대 직장인에게. 우뇌를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마사지는 항상 필요하기 때문이다.그러나, 이 책은 그 대상이 지나치게 초보적이다. 기획상 타겟 세그먼트가 어딘지 정말 궁금할 정도이다. 결국, 제목의 말장난이 한 권 내내 시종일관이다.그렇다고 그 말장난에서 심오한 깨달음이 있느냐하면 그도 아니다.그저 말의 향연에 취해있다. 말 비틀기가 창의성의 실체이던가?동음이의나 유사음에서 생각의 가지를 뻗어가..
지난 인도 출장 길에 무슨 책을 읽을까 생각하다, 인도의 정신이라는 바가바드 기타를 선택했다. 출장 준비가 바빠, 인터넷으로 주문한 후 받자마자 여행 짐에 쑤셔 놓고 비행기 탑승. 이륙 후 첫장을 들쳐보고는 아차 싶었다. 이 책은 바가바드 기타가 아니라, 바가바드 기타에 대한 강연을 녹취한 책이었다. 가급적 원전을 읽고자하는 나에게, 역자의 해석 따위가 무슨 관심이겠는가? 실수는 실수고 어차피 기내에서 읽을 것도 없으니 소일하듯 한 두 장을 읽었다. 그런데, 생각과 다르다. 흘리듯 들은 역자 이현주 목사의 내공은 대단함을 지나 경외스러웠다. 거미줄로 책을 들어올리듯 세심하게 하나하나 원뜻을 살펴 번역한 번역가로서의 지극한 공은 기본이다. 더 나아가 인류 보편의 진리를 찾아가는 여정으로 인도의 지혜를 대하..
셋째 장소는 김옥길 기념관.연대와 이대 사이에 있다. 이화여대 교정을 가로질러 후문으로 갔는데,새삼 이대의 리노베이션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예전에는 이 캠퍼스가 좁고 답답한 느낌이었는데,이젠 탁 트인 공간에 잘 쌓여진 유틸리티 공간. 김옥길 기념관은 몹시 실망스러웠다.건물 자체는 미감이 있으나, 카페로 사용중이라서 그런지 관리가 엉망이다.할머니로부터 물려받은 비단 옷 입고 부엌일 하는 가난한 손녀의 모습. 스스로 택한 것도 아닐테고 삶에 부식되었으니 남루하다 말하기도 어렵다.안에 들어가려던 계획을 접었다.차 한잔 마시며 콘크리트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을 감상하려던 것인데별로 그러고 싶지 않았다.어차피 건물의 명칭을 준 인물에 대한 매력도 못느끼던 바다. 건축이 그런게 재미나단 생각을 했다.기능과 예술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