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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고전음악이나 명화 감상이 어려운 건 스토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배경 이야기, 인물 이야기, 작품의 뒷 이야기, 당연히도 이런 배경에 밝지 않은 채로는 음악이든 미술이든 작품 그 자체를 즐기는건 어렵다. 자연스럽게도, TV를 잘 안보는 나로선 클래식 음악보다 K-pop 아이돌 음악이 더 어렵다. 그런 면에서 박종호나 정태남이 내게 좋은 클래식 음악 길잡이였다. 마찬가지로 이 책, '명화는 스스로 말한다' 역시 미술사니 화풍이니 복잡하지 않게 이야기를 술술 풀어 가는 솜씨가 날렵해서 좋다.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인물 중심으로 썼다는 점이다. 이야기거리가 될만한 한 작품 또는 두어점을 중심으로 화가의 요체를 설명한다. 당연히 깊이는 부족하지만 이런 책에서는 숲을 보는 게 목적이라 깊이 따질 일은 아니다. ..
국내 건축물 답사 둘째 장소는 동숭동이다.관악에 있을 때 연건캠퍼스라 불렀던 그곳. 서울대 병원은 여전했다. 병문안이나 문상으로 가끔 갔던 곳. 그 옆의, 대한의원.바로크 양식의 건물이 꽤나 인상적이다. 대학로에 여러번 왔었지만 이 건물은 제대로 본 적이 처음이다.오래된 전통미는 약해도, 우리나라 건물에서 느껴지는 익숙함을 벗어난 파격은 신선했다.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사실 대한의원 하나를 보러 여기 온 것은 아니다.바로 서울대 병원과 대한의원과의 콜라보레이션이다.그 완벽한 조화가 보이는 지점을 찾는 것이 목표다. 이리저리 삼각측량을 머릿속에서 하며 움직이다가.. 헉. 정말 헉 소리가 났다. 마치 영화속 비밀을 푸는 장면과도 같다.특정 지점에 서면, 대한의원과 서울대 병원이 일체의 건물로 보인다.나중..
제목에서부터 알아봤어야 할 일이었다. 지식노마드에서 선물로 받은 책인데 내용을 들쳐보니 패션에 관한 내용 같았다. 한글도 영어도 아닌 듯한 '잇백'이란 말에 묘한 호기심을 느끼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책을 보다보면 잇백이 뭔지 알 수 있을까 궁금해 하며. 하지만, 책 어디에도 잇백이 무슨 뜻인지 설명이 없었다. 결국 아내에게 물어보니, 그냥 최신 유행하는 '그 가방' 정도란다. 인터넷 찾아봐도 그런 모양. 세상에, 그 가방이면 the bag이지 it bag이 뭔가. (soodol님 및 wafe님 제보에 의하면 패션 업계에서 실제 쓰인 적은 있나보다. desire를 강조하기 위해 만들어내 어휘이고, 이젠 그 쓰임새가 줄고 있다는 위키의 기술 참조. wiki에 의하면 must have 'it bag'이라..
딸이 정한 답사 장소는 8개다. 첫번째 방문지는 경동 교회.그 유명한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이다.합장한 듯 모은 손의 형상도 압권이지만, 이 곳을 답사지로 택한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성소와 속세를 가르는 매력의 계단이다. 경동교회는 동대문과 장충동 사이, 구시가 한 복판에 있다.매우 낙후되고 번잡하며 어수선한 분위기다.건축가는 건물 옆에 슬몃 돌아 감기는 계단 하나를 추가했을 뿐인데그 짧은 순간을 지나며, 속세에서 정화된 곳으로 이동하는 신기한 경험을 한다.계단 윗편이자 벽돌담 끝편, 건물 뒷면이며 예배당 앞편이 되는 마당에 닿으면 산간의 절이라도 온듯 고요하고 평온한 느낌을 받는다이건 사진으로 알아채기 힘들고, 이야기 들어서도 100% 와닿지 않는 신기한 경험이다.사람과 환경이 물리적 공간에서 상호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