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Biz (251)
Inuit Blogged
증권사의 애널리스트 리포트를 보면 참 재미있습니다. 업종 리포트에도 애널리스트의 개성이 묻어나오지만, 데일리, 위클리 시황 리포트를 보면 정말 창의적인 작품들이 많습니다. 시황 리포트의 목적이란 것이 우선은 주식시장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가급적 사람들이 거래를 많이 하도록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며, 그렇다고 리포트 보고 샀는데 손해났다고 잡음이 생길 수 있는 결정적인 언급은 할 수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쓰는 언어가 암호같기도 하고, 때로는 화법이 대단히 현란합니다. 다음은 자주 나오는 표현입니다.모멘텀이 희석되었다 = 주가 오를만한 호재가 이제는 없다. 바텀업(bottom-up)식의 접근이 필요하다 = 투자 종목을 발굴해야 한다. 박스권 흐름이 장기화될 조짐 = 주가가 크게 ..
삼국지 같이 유명한 원전은, 그 내용이 많이 알려져 있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전체의 스토리 라인을 통째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예컨대, 저자거리에서 돼지고기 파는 우락부락한 사내와 시골에서 훈장하던 과묵한 사내가 만나 술을 마시는 지극히 평범한 사건임에도, '바로 장비와 관우가 처음 여기서 만나는구나.' 긴장하고 만남의 디테일에 주목합니다. 그러나 요즘에 제가 삼국지를 보는 입장은 의사결정자라는 측면에서 보게 되더군요. 즉, 스토리라인을 따라가는 개념이 아니라, 어떤 한 장면의 snapshot에서 그 상황에 몰입하는 것입니다. 서주성 유실사건은 여러모로 생각해 볼 것이 많은 인상 깊은 장면입니다. 유비 무리가 처음으로 서주성이라는 근거를 마련하고 힘을 키우는 도중, 조조의 계략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성을 ..
신제품의 개발은 늘 어려운 일입니다. 회사 상황에 따라 도전적 목표 없이 일정에 쫒기며 면피하듯 출시가 되는 저주받은 제품도 있고, 많은 기대를 한몸에 받으며 전사적 지원하에 개발이 되는 축복받은 제품도 있습니다. 또, 어떻게 세상에 나왔든 태생과 무관하게, 제품의 특성이나 결함으로 인해 업계나 소비자에게 별도의 평판을 얻게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평가가 개념화되어 재미난 별칭이 생기는 경우도 있지요.1. 품질 관련한 전설의 별칭은 락히드의 F-104 스타파이터입니다. 초음속 제트기로 각국에 도입된 이 전투기는 너무도 불량이 많아서 30~50%의 손실율을 기록한 경이적인 물건이었지요. 그래서 이 제품의 별칭은 "과부제조기(widowmaker)" 또는 "earth nail" (for driving itse..
며칠전 어디선가 보게 된 포스팅에서 야후!코리아의 주주가 누구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더군요. 저도 궁금했기에 금감원 자료를 찾아보았습니다. 야후!코리아는 미국 Yahoo!가 100% 지분을 보유한 것이 맞더군요. 내친 김에 야후!코리아의 재무제표를 건성건성 보는데, 단연 눈에 띄는 점이 있었습니다. 야후!코리아는 2005년 총매출 730억원에 영업이익은 33억원 수준입니다. 한편 이자수익이 28억원이고 그외 법인세 환급이 더해져 경상이익이 영업이익보다 2.5배나 많은 83억원입니다. 인터넷 포털 치고는 기묘한 결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조금 설명드리겠습니다. 매출액에서 원가와 판매관리비용을 빼서 나오는 영업이익은 사업의 수익성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산업의 특성, 산업내 포지션, 대상시장의 특성 등이 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