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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uit Blogged
전 아이디어를 정리할 때 종이를 선호합니다. 연필과 지우개, 자, 색연필과 색색의 포스트잇만 있으면 생각이 빠르게 정리가 됩니다. 물론, 모바일폰이나 PC용 도구도 자주 사용합니다. 마인드맵이나 cardflow류의 생각카드와 workflowy같은 정리 앱도 훌륭합니다. 하지만 초기에 아이디어를 드래프팅할때는 종이를 절대적으로 좋아합니다. 저는 단지 종이와 펜 작업이 재미나고(playful), 물리적인 움직임이 창의성을 자극한다 정도로 생각했는데, 최근들어 한가지 더 이유가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그날은 좋은 생각의 씨앗이 뭉게뭉게 자라올라 빨리 잡아두고 싶었습니다. 마침 종이 도구들은 멀리 있었고, 아이패드와 애플펜슬이 바로 곁에 있었지요. 이태껏 애플 펜슬로 낙서 말고는 생산성 도구로 사용하지 못하던 ..
아이디어 1. 100달러 짜리 노트북. 즉석 네트워크(ad hoc), 수동 발전기, 저전력, 저가격, 힌지가 안테나가 되고 가방끈이 케이블이 되는 적정기술과 첨단 기술의 교점. 니그로폰테가 이 개념을 주창하고 나왔을 때 저는 정말 감탄하며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망한 프로젝트가 되었죠. 아이디어 2. 구르는 물통 Q 드럼은 한번 쯤 봤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식수가 귀한 지역에선 어린 아이나 약자들이 수킬로를 걸어서 물을 길러 다닙니다. 물을 잔뜩 넣더라도 굴리기 때문에 쉽게 이동이 가능합니다. 수많은 지역의 여러 사람 삶을 개선했습니다. 둘 다 좋은 뜻을 가진 적정기술인데 차이가 큽니다. 왜 그럴지 막연한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혹시 힌트가 있을까 집어든 책입니다. 책을 읽다 답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제가 글이나 강의에서 종종 말하지만, 경영 전략은 두가지 학파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포터나 김위찬으로 대변되는 포지션 파가 첫째입니다. 산업의 지형 내에서 경쟁에 유리한 입지를 어떻게 확보할지를 논합니다. 수많은 컨설팅 펌을 먹여살렸죠. 그 대척점엔 실행파가 있습니다. 이쪽의 만트라는 이렇습니다. 내가 뭘 할지 경쟁자에게 다 알려줘도 상관없다. 어차피 그들은 못 따라하기 때문이다. 전 비즈니스 스쿨에서 전략을 중점적으로 공부했기 때문에 전형적인 포지션 파로 출발했지만, 전략 임원 및 경영 임원을 오래하면서 인생은 실전.. 아니 실행파의 묵직함도 인정하고 존중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요즘엔 두가지 학파의 통합적 해석을 시도합니다. 초기 기업땐 포지션과 경쟁론을 염두에 두고 스케일업 단계에선 실행에 좀 더..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맛나게 먹은 고기는 무엇인가요? 더 나아가, 지금까지 먹은 고기 요리중 가장 진귀하거나 기이한 경험은 무엇인가요? 글 머리로 이 질문을 던지고 저도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맛난 고기 경험은 많습니다. 어떻게 기준을 세워 갈라야할지 생각해봐야 할 정도입니다. 하지만 특이한 육식 경험은 선뜻 떠오르지 않습니다. 어려서 종종 먹은 번데기, 어두운 레스토랑에서 칼 대자마자 피가 분출해 놀랐던 파리의 부댕, 도쿄 출장에서 먹은 말고기 육회 바사시. 우린 매일 무언가 고기를 먹지만, 막상 그 재료는 단순하고 표준적입니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이라는 범주 내에서 먹기 십상입니다. 평생의 육식 편력에 물음표를 던진 책입니다. 제목만 보면 채식주의의 교범처럼 느껴지나봅니다. 아내에게 '이..